빗물활용, 녹색성장도시로 가는 출발선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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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활용, 녹색성장도시로 가는 출발선이다 -4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8.23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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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빗물이용박물관 “문제는 비, 해결은 빗물” - 일본 도쿄 스미다구 <2>

빗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산성비를 떠올린다. 그러나 빗물을 제대로 활용, 관리하면 여름철 수해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점 오염원을 줄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빗물분야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빗물이용 및 관리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적용범위 또한 제한적이다. 충남도청이전 신도시는 공공기관이 대거 이전하거나 신축할 예정으로 있어 건설 단계부터 빗물활용계획의 실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빗물관리와 관련된 국내외의 사례를 집중보도함으로써 개발에 따른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제는 빗물에 대한 편견을 깨야할 때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빗물이용시설 국제적 랜드마크 … 서울시
2. 빗물이용시설의 다양한 사례 - 고성군·신안군· 대전시
3. 빗물이용의 생활화 - 일본 스미다구 ①
4. 세계 최초 빗물이용박물관 - 일본 스미다구 ② 
5. 세계 최초의 빗물순환도시 - 아산신도시
6. 물 부족과 홍수 예방, 빗물이 해답 - 제주
7. 빗물, 친환경농업 활용 방안 - 홍성군
8. 녹색성장도시, 빗물관리가 대안 - 충남도청이전신도시




 

△빗물이용박물관 전경

 

 

 

 

△다양한 형태의 빗물 탱크



스미다구에 위치한 빗물이용박물관은 지난 2001년 5월에 개관했다. 스미다구가 어린이들을 위한 환경학습을 목적으로 폐교를 활용해 설립했다. 빗물자료실과 환경학습실, 탐험자료실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는 2008년도부터 NPO 법인 빗물시민의회가 스미다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빗물이용박물관에 들어서는 입구의 중앙홀에는 용머리와 뱀꼬리를 형상화한 입체구조물이 자리하고 있다. ‘용’은 인도에서는 ‘비의 신’이라고 하며, 중국, 싱가포르, 일본의 오키나와, 홍콩 등지에서도 모두 비의 상징동물로서 ‘용’을 꼽는다.

 

 

 

 

 

 

△빗물 이용에 대해 설명하는 코다니 쿠미상


빗물박물관에서 만난 코다니 쿠미상은 이곳의 스텝이며 빗물시민의회 회원이다.
쿠미상은 “수도꼭지를 열면 당연하다는 듯 안전한 물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전시와 체험 학습을 통해 세계에는 수도가 없는 곳과 비가 내리지 않는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린다. 또 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과 물을 얻기 위한 고생을 알려 평소의 물 사용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물의 중요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밝혔다.

빗물박물관 입구 좌측에 설치된 5톤의 대형물탱크와 건물 뒤편에 늘어선 다양한 모형의 빗물탱크는 빗물 활용을 직접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전시물이다. 또 전 세계의 강우 실태를 재미있는 입체시설로 보여주고 있는 자료가 1층 로비 천정에 걸려 있으며, 바닥에 떨어지는 빗물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는 기기, ‘비 소리가 나는 통’ 등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체험 부스가 여러 곳에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집이나 초등학생들 위주로 주말이면 단체로 체험학습을 나오는 경우가 많다.

빗물이용 사업자회 회장 오니시상은 “앞으로의 시대는 각양각색의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머리와 팔, 다리를 사용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청과 기업, 시민 3자가 협동하는 국립의 빗물탱크용 용기 배부 프로젝트는 그것에 가장 맞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빗물탱크가 계속해서 증가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글라데시에 설치된 빗물 탱크





[인터뷰] 20년 넘게 빗물이용 연구하고 실천해 온 세계적 빗물박사 ‘마카토 무라세’ 

 

 

 

 

 

 

△마카토 무라세 박사


어떠한 경위로 빗물이용을 생각해 냈는지 
“대학원에서 약학을 공부한 후 스미다구청에 들어가 보건소에서 위생감시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25년 전 쯤, 스미나구에는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하수도에서 하수가 역류하고, 지하의 식수탱크가 하수로 인해 오염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었다. 연구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도시의 물순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도쿄의 하수도는 강수량의 5할이 땅 속에 스며든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에서는 빗물이 적은 양만 침투하고 하수도에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그것이 도시형 홍수를 야기하고 있었다. 그 결과 비를 흘려보내지 않고 모으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미다구의 연간강우량 2000만톤은 구민이 1년 간 사용하는 수돗물의 양과 같다. 귀중한 수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흘려보내면 홍수, 모으면 자원’, 해결책은 단순했다”

그렇게 해서 로고쿠국기관에 빗물탱크를 설치하도록 제의했나 
“마침 그 시기에 로고쿠에 새로운 국기관을 만드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국기관의 지붕에 내리는 비를 모으고, 냉방이나 화장실의 물로 사용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이해를 하지 못하는 듯했다. 최종적으로 스미다구 구청장이 일본스모협회를 설득해, 1000톤 용량의 빗물탱크를 국기관에 설치할 수 있었고, 당시로서는 일본 최대 규모의 빗물이용시스템이었다. 이론상으로는 이 빗물로 스모시즌 때에 필요한 물의 70%를 조달할 수 있고, 홍수방지책도 된다고 생각했다. 국기관이 돌파구가 되고, 각지에서 빗물이용시스템의 도입이 시작됐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것은 후쿠오카돔이다. 스미다구에는 500m2 이상의 토지를 개발할 경우, 빗물탱크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최근 기후변동으로 인해 단시간에 집중해서 많은 비가 내리게 되고, 하수도가 역류하는 위험성은 25년 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NPO ‘빗물시민의 모임’은 방글라데시에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세계에는 안전한 식수를 확보할 수 없는 사람이 11억 명이 있다. 빗물을 안전한 식수로서 활용하기 위해서, 10년 전부터 기술을 넓히기 위해 NPO 활동을 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연못의 물도 오염되어 있고, 우물을 파내도 지하수가 유해한 비소나염분으로 오염돼 있다. ‘빗물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 내리는 비는 인도나 방글라데시의 상공으로부터 온다. 단비를 날라주는 인도에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주어 조금이라도 보은을 하고 싶은 것이다. 지역의 NGO와 제휴해서 저렴한 빗물탱크를 개발, 원하는 가정에 300기 정도 설치했다. 내년은 현지에 사무소를 열지만, 지속가능한 운영으로 하기 위해서, 공정무역제품을 판매하거나, 에코투어를 개발하는 등,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물장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무라세 씨의 명함에는 ‘No More Tanks for War, Tanks for Peace’라고 씌어져 있다. 어떤 마음을 담았나 
“전쟁 따위는 그만두고 평화스러워지자는 의미다. ‘무기 탱크(Tanks)는 필요 없고, 빗물탱크를 원한다’는 의미이다. 싸인을 부탁받으면, 이 말을 쓰고 있다. 내 생일인 3월 22일은 유엔에서 정한 물의 날이며, 내 별자리인 황소자리의 별이 빛나기 시작하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전설도 있다. 아마도 빗물과는 숙명인 듯하다”

이제 빗물법 제정을 위해 국가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데 
“지금, 세계가 자원으로서의 빗물에 주목하고 있다. 이전에는 예상도 하지 못한 것으로, ‘시대의 큰 파도가 향해 오고 있으며 도망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8년 8월에 기업·관청·대학·국민에 의한 빗물의 저장, 침투, 이용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 ‘빗물네트워크회의’가 발족됐다. 국토교통성이나 빗물이용자치단체 담당자연락회, 빗물사업자의 모임, 일본건축학회, 빗물시민의 모임도 가해져서, 기후변동에 따르는 홍수나 가뭄, 방재대책 등을 논의한다. 빗물이용이 사회시스템에 빌트인(built in) 되도록 힘쓰고 싶다. 공무원은 정년퇴직했지만, 하고 싶은 일은 많이 있다. 행정으로 길러온 것을 시민운동이나 국제협력활동으로 살려갈 생각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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