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활용, 녹색성장도시로 가는 출발선이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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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활용, 녹색성장도시로 가는 출발선이다 -8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9.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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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신도시, 친환경 빗물이용시설 갖춰야

 

△ 빗물을 조경수로 활용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 스타시티 정원

 

 


빗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산성비를 떠올린다. 그러나 빗물을 제대로 활용, 관리하면 여름철 수해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점 오염원을 줄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빗물분야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빗물이용 및 관리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적용범위 또한 제한적이다. 충남도청이전 신도시는 공공기관이 대거 이전하거나 신축할 예정으로 있어 건설 단계부터 빗물활용계획의 실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빗물관리와 관련된 국내외의 사례를 집중보도함으로써 개발에 따른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제는 빗물에 대한 편견을 깨야할 때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빗물이용시설 국제적 랜드마크 … 서울시
2. 빗물이용시설의 다양한 사례 - 고성군·신안군· 대전시
3. 빗물이용의 생활화 - 일본 스미다구 ①
4. 세계 최초 빗물이용박물관 - 일본 스미다구 ②
5. 세계 최초의 빗물순환도시 - 아산신도시
6. 물 부족과 홍수 예방, 빗물이 해답 - 제주
7. 빗물, 친환경농업 활용 방안 - 홍성군
8. 녹색성장도시, 빗물관리가 대안 - 충남도청이전신도시 




시민들의 빗물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제도권의 참여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행정복합도시를 비롯한 신도시나, 도시개발 계획에서는 물론이고, 기존의 도시 등에서도 빗물이용시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빗물조례를 제정하여 국내 최초로 빗물관리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서울시의 광진구나 의왕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빗물이용시설을 하는 건축물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최근 제주도, 경남도에서도 공무원과 일반시민들도 빗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단체를 만들기도 하고 있다. 현재 두 개의 빗물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심의 중에 있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지난 13일 빗물이용설치를 확대하기 위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빗물이용시설은 건축물의 지붕면 등에 내린 빗물을 모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장하나 의원은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물의 사용량이 많은 공동주택, 학교, 대규모점포, 골프장을 빗물이용시설 의무화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및 공공청사를 신축하기 위한 경우에 한해서만 빗물이용시설 설치·운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 측에 따르면 빗물이용시설을 시작으로 빗물순환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며 나아가 막대한 예산낭비와 환경파괴의 우려가 높은 댐건설보다는 보다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물순환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건설공학부 한무영 박사는 “빗물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빗물을 버리지 말고 모으자는 취지는 환영하나 물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용수이용 측면만을 다루고 홍수나 지하수 함양 등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은 단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듯해서 아쉽다”며 “기왕이면 물도 확보하고, 홍수도 저감하고, 지하수도 충전하고 하는 종합적인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도시에서의 물 문제, ‘빗물 모으기’가 대안 
빗물을 이용하면 홍수방지 뿐만 아니라 수자원 활용, 비상시 이용뿐만이 아니라 에너지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울 때 지붕면이나 도로면에 모아둔 빗물을 뿌려주면 냉방의 효과도 있다. 실제로 축사에서 빗물을 모았다가 더운 여름에 지붕에 뿌려주어 축사내의 온도를 2도 정도 낮추어준 경우가 있다. 하수처리장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으므로 하수처리에너지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빗물이 에너지 측면에서도 효자이다. 그런데 이 효자 빗물이 정부정책에서 외면 받아오거나,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시를 유지관리 하는데 전력, 교통, 냉난방, 물류수송 등에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그 중의 3~5%가 상하수도 등 물관리에 드는 에너지라고 한다. 기존의 에너지 수요처는 일정하므로 시민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 새로 줄일 곳을 찾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물관리에 적극적으로 빗물을 고려한다면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주상복합건물 스타시티(1310 세대)는 빗물을 자원화한 국내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2007년 3원 준공한 이곳(대지 6만 2500㎡)은 공원(4만 5000㎡)과 건물 옥상에서 빗물을 받아 지하 4층에 설치된 저수조(1000톤 규모 3기조)에 저장한 후 조경수와 분수, 단지 내 실개천에 사용하고 공중화장실의 용수로 쓰고 있다. 이곳에서 1년간 사용한 빗물은 약 4만톤에 달하며 전체 1만3010가구에서 사용하는 연간 수돗물 사용량의 20%에 이른다. 또 주상복합의 저류조는 폭우에 인근의 침수를 예방하는 기능도 인정받아 용적률 인센티브 3%의 혜택을 받았다.

스타시티는 B동 건물의 지하 3층 밑에 한 층을 더 파서 3000톤의 빗물 시설을 만들었다. 그것을 칸막이로 나누어 각각 1000톤짜리 빗물 저장조 3개를 만들었다. 지붕과 대지면에 떨어진 공짜 빗물을 모아쓰니, 세대당 공용 수도 요금은 한 달에 100원에 불과하다. 지하 물탱크 1개는 홍수 방지용으로 비워두고 1개는 입주자 공동의 조경용으로 쓰고 1개는 화재 등 인근 지역의 비상용으로 쓴다. 큰 비가 올 땐 빗물을 받아 하류로 흘러드는 양을 줄여주고 비상시엔 빗물을 풀어 인근 지역의 어려움을 돕는 시스템이다.

국립 말레이시아 수자원연구소 관계자들이 지난달 9일 서울 스타시티를 찾았다. 서울시 레인시티 사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말레이시아 수자원 연구소 관계자들은 서울의 스타시티를 방문해 도시의 물관리 시설을 둘러봤다.

말레이시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발생하면서도 물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를 비롯한 한국의 레인시티 사업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지난 8월 9일 스타시티를 방문한 말레이시아 견학단



■ 친환경 자원절약형 도시, 공공청사·녹지공간 등 빗물 활용 필수 
홍성군과 예산군에 걸쳐 조성되는 충남도청이전 신도시의 경우 새롭게 조성되는 계획도시로 빗물 활용이 필수적이다. 충남도청이전 신도시 조성지역에는 강이나 하천이 전무한 실정이며, 하천의 경우도 사계절 물이 흐르지 않고 우기에만 집중적으로 물이 흐른 이후 마르는 건천이다. 따라서 도청신도시의 경우 각종 청사, 공공건물에 빗물활용시설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충남도청 신청사에는 본청 지하2층 기계실에 100톤 규모의 빗물이용시설을 마련했다. 지붕의 빗물을 담수하여 조경수로도 사용하고 담수빗물 부족시 상수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충남도청신도시는 전국에서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청정도시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태양광과 지열 등 ‘녹색에너지’를 도시 전체에서 사용토록 해 같은 규모의 도시에 비해 에너지를 절반 가까이 적게 소비하는 전국 최고 ‘저탄소 녹색성장도시’로 건설하겠다는 복안이다.

 

 

 

 

 

 

△ 충남도청신청사 빗물 이용 시설


이를 위해 건축물은 부지현황 및 기후조건을 고려해 친환경적으로 배치하고, 건축물 주변에 호수 등을 조성해 온도상승도 막는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건물 주변의 녹지공간도 최대한 확보하고 도로와 광장 등은 아스팔트 포장이 아닌 잔디블럭 등 친환경 바닥재를 사용할 방침이다. 여기서 요구되는 사항이 빗물 활용 시스템의 적용이다. 청사의 옥상 정원을 비롯해 건물의 안과 밖으로 녹화공간을 조성해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복안이라면 청사를 비롯해 정원 및 녹화공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빗물이용시설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는 새로 도시를 짓거나 재개발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것을 위해 전 세계의 가장 유명한 설계자들의 아이디어를 많은 돈을 주고 사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것을 계획할 때 반드시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잊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새로 도시를 계획할 때 물관리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강우 특성을 생각하고 토양 특성과 생활습관까지 고려해 시설의 노후화나 에너지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주어 물 자급율을 최대로 높여야 한다. 그래서 이 개발이 하류의 홍수와 가뭄을 유발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여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떨어지는 빗물을 잘 관리하면 이루어지는 일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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