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활용, 녹색성장도시로 가는 출발선이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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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활용, 녹색성장도시로 가는 출발선이다 -6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9.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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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도 모으면 ‘돈’, 수자원 다양화·지하수 보전 ‘일석이조’ - 제주특별자치도

빗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산성비를 떠올린다. 그러나 빗물을 제대로 활용, 관리하면 여름철 수해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점 오염원을 줄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빗물분야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빗물이용 및 관리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적용범위 또한 제한적이다. 충남도청이전 신도시는 공공기관이 대거 이전하거나 신축할 예정으로 있어 건설 단계부터 빗물활용계획의 실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빗물관리와 관련된 국내외의 사례를 집중보도함으로써 개발에 따른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제는 빗물에 대한 편견을 깨야할 때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빗물이용시설 국제적 랜드마크 … 서울시
2. 빗물이용시설의 다양한 사례 - 고성군·신안군· 대전시
3. 빗물이용의 생활화 - 일본 스미다구 ①
4. 세계 최초 빗물이용박물관 - 일본 스미다구 ②
5. 세계 최초의 빗물순환도시 - 아산신도시
6. 물 부족과 홍수 예방, 빗물이 해답 - 제주 
7. 빗물, 친환경농업 활용 방안 - 홍성군
8. 녹색성장도시, 빗물관리가 대안 - 충남도청이전신도시

 

유리온실

 

 


제주도는 모든 용수를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대륙과 격리된 도서지역이어서 이용 가능한 지하수를 대체할 수 있는 수자원 이용방안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빗물이용 활성화는 제주도의 지하수 보전정책의 한축으로 다뤄져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제주도는 토지이용 변화로 도시지역 확대, 초지 및 산림지역 감소 등으로 불투수층의 증가로 인해 지하수 함양면적과 지하수 적정개발량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 2000년 ‘제주도개발특별법’을 개정하면서 지하수 인공함양정 설치에 관한 법적 제도를 국내 최초로 마련하였으며 2002년에는 지하수 인공함양정 설치에 따른 시설비 지원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빗물이용시설 설치 및 빗물이용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의무적으로 빗물이용시설 설치대상으로 지하수를 많이 이용하는 골프장인 경우 빗물이용이 정착되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총 용수사용량의 68.7%를 빗물로 이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는 빗물이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빗물의 직접적 이용(빗물저류 및 저장시설)을 위한 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빗물의 간접적 이용(빗물의 인공정 함양)을 위한 정책이다.

이러한 빗물 관련 제도에 의해 제주도는 2001년부터 비닐하우스나 건축물 지붕에 내린 빗물에 대해 소규모 빗물이용시설(물탱크)이나 지하수 인공함양시설(인공함양정)을 권장 빗물이용시설로 분류하여 총 공사비의 80%까지 지원하고 있다. 2010년 12월 현재 물탱크는 143개, 인공함양정은 110개소가 설치되어 운영 중에 있다.

 

 

 

 

 

파프리카 재배


제동목장, 제주도내 빗물이용 시설 최고 
제동목장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목장이다. 한진그룹 계열사 한국공항이 운영하고 있으며, 정석비행장과 연접하고 있다. 연면적 1141만㎡규모의 목지에서 2200여마리의 한우를 방목하고 있으며, 온실에서 최고품질의 파프리카와 채소류를 생산하여 대한한공 기내식과 고급호텔에 공급하고 있다. 제동목장은 지난해 12월 19일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환경친화 축산농장으로 지정됐다.

이곳 유리온실은 빗물이용시설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재 이곳에는 지난 2002년부터 2만여㎡의 유리온실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다. 당초 지하수 관정을 개발하여 파프리카 재배에 필요한 용수를 해결하려 했으나 이 지역이 연간 2500㎖이상 비가 내리는 다우지역이어서 유리온실에 내리는 빗물로도 필요한 용수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어 하우스 옆에 1500톤 규모의 빗물탱크 3기를 설치했다. 연간 2만 2000톤의 빗물을 파프리카 재배에 직접 이용하고 있으며, 2만 8000톤은 배수시키고 있다.

 

 

 

 

 

 

1500톤 규모 빗물탱크 3기


한국공항 임종도 상무는 “1970년대 이후 제주도 주민들의 물에 대한 정서가 각별해졌다. 부지 내에 1987년도에 제주 최대 규모인 15만톤의 인공저수지를 만들었다. 보조 저수지 2만톤까지 합하면 17만톤인데 갈수기 농업용수, 목장용수, 6000여평의 유리온실의 파프리카 재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사실상 제주도는 아쉽지 않게 물 사용이 가능한 지역이다. 비가 제일 많이 내리는 지역이고 물 부족은 안 겪지만 대규모 영농지역이다 보니 100% 지하수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빗물이용 시설은 대기업으로서 수자원확보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임종도 상무가 목장 빗물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연간 139만톤 빗물활용 통해 지하수 사용량 줄여 
제주도내에 개발된 지하수 관정은 총 5000여공에 이른다. 이 가운데 농축산용 지하수 관정이 70%에 달하며 농업용수를 대부분 농업용 관정을 이용해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농업용수의 개발 및 이용, 관리에 대한 개선 방안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다시 말해 강이 없고 하천이 빈약한 제주도는 물을 지하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연여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하수를 마구 농업용수로 퍼 올릴 수는 없다. 그렇기에 빗물 저류시설, 지표수 이용시설, 방류 재처리 이용, 용천수 자원 개발 등을 통해 지하수의 이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물 수요량이 지하수적정 개발량을 초과하는 미래를 대비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 고기원 수자원개발부장


제주수자원본부 수자원개발부장 고기원 박사는 “인공함양정 시설 지원에 농민들 신청이 예상보다 많았다. 10억원의 지원비를 책정했으나 253명이 신청해 추경을 통해 예산을 추가 확보해 140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제주지역에서 이러한 지원 시설을 10년간 계속하면 20만톤의 저류지시설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농민들에겐 지하수를 덜 뽑게 돼서 좋고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행정입장에서는 집중호우 때 도로나 밭 유실, 침수 등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기존시설에서 제주도와 같은 빗물이용 시설을 도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배관, 유지 관리의 문제, 가장 중요한 빗물사용처가 있어야 한다. 빗물을 모아도 쓸 곳이 없다면 소용없지 않겠는가. 새로운 도시 플랜은 어떻게 하면 빗물 이용과 홍수 저감 2가지 측면에서 모두 효과적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 박사는 “최근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추세를 고려할 때 빗물도 하나의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용적 측면과 재해적 측면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정책과 제도, 시설이 고려돼야 한다”며 “빗물을 잘 이용하면 경제적 이익은 물론 지하수 함양량을 증가시키고 수해를 방지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빗물이용, 이제는 사후관리에 신경 써야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해 온 빗물이용시설 설치 지원사업은 지난해까지 25억여원을 지원, 총 204개(저류용량 2만 8000톤)를 설치해 연간 139만톤을 빗물을 활용함으로써 지하수 이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 제주발전연구원 박원배 연구실장

제주발전연구원 박원배 연구실장은 “빗물 활용을 잘하는 농가는 지하수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빗물로 농사할 정도”라며 “제주도는 골프장 등 대규모 관광지를 대상으로 빗물이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농업용 빗물 탱크 시설 지원 등 빗물을 이용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빗물이용시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빗물에 포함되어 유입될 수 있는 낙엽·분진·이물질 등을 배제하기 위해 그물망 시설과 초기우수배제시설 또는 정류시설(침전조 및 여재)을 설치해 양질의 빗물을 확보하는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공함양정을 통해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킬 경우 빗물에 포함된 오염물질 등으로 2차적인 지하수 오염 유발 우려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인공함양정의 최종 굴착심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후화된 시설에 대해서는 사후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15만톤 인공저수지

 

 

 

 

 

 

 

빗물을 소방용수로 이용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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