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가기가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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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가기가 겁난다!
  • 정세인 디트뉴스 편집위원
  • 승인 2011.04.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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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 대책은 없나

'올라도 너무 오른다' 요즘 차량을 운전하고 다니는 사람치고 주유소에 가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기름 값을 보면서 소름이 끼칠 정도다. 휘발유나 경유를 쓰는 차량을 막론하고 운전하는 사람들은 자고 일어나면 올라있는 기름 값에 기가 죽을 지경이다.

석유공사가 발표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기름 값이 연속 24주째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951.3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데 이어 이제는 1960원대를 넘보고 있다. 경유 가격도 1760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 같은 발표는 전국 평균치이며 시중 정유소 중에는 휘발유가 2000원, 경유가 1800원을 넘는 곳이 많아졌다. 대형차를 모는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경차를 제외하고는 이제 과거처럼 '가득이요'하고 외치면 10만원이 훌쩍 넘어 운전자들을 아찔하게 한다. 차를 몰고 주유소에 가기가 겁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고나면 오르는 기름 값 '가득이요' 하면
10만원 훌쩍 넘어
더 큰 문제는 기름 값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고 중동의 정전불안으로 더욱 불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요즘 국제시장에서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11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여름 고유가 사태 때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대지진으로 수요 감소가 예상돼 국제유가 오름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다음 달까지 이어진다면 국내 기름 값은 적어도 5월까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중동사태 불안감으로 국제유가 당분간 상승 지속될 전망
차를 몰고 다니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기름 값이 오르자 운행 차량수도 줄어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차량을 몰고 영업을 해야 하는 영세 상인들이나 차량 이용이 불가피한 직장인들의 입장에선 난감한 일이다. 가뜩이나 생필품의 물가가 올라 생활이 어려워진 판에 기름 값이 하늘 모르고 뛰고 있으니 하루하루 살기가 막막할 뿐이다.

그나마 정부의 대책을 기다려 보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정부는 물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정유사들의 독과점에 의한 유통과정에서의 폭리를 문제 삼으며 압박을 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세금 손실을 우려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서민들 입장에서는 정부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부가 정유사의 독과점에 의한 담합 등을 거론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어느 정도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정부는 좀 더 나아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유류세 인하 문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가 급등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증가된 시점에서 국민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탄력세율을 조정하는 방법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서민들 부담 가중 정부 유류세 인하 등 대책 내놓아야
운전자들의 입장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그동안 우리는 차량에 너무 의존해 생활해온 것이 사실이다. 가까운 거리임에도 걸어서 다니기 보다는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습관화돼 있고 타고 다니는 차가 무엇이냐가 사회적 지위를 반영이라도 하듯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분위기였다.

기름 값이 급등하면서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들 중에 나홀로 차량이 많은 것도 문제다. 어느 사회단체에서 조사해 보니 출퇴근 시 혼자서 차를 몰고 다니는 비율이 80%가 넘는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차량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절약이 최선
대중교통 이용 등 녹색생활 실천 계기로 삼아야
얼마 전 부터인가, '나는 BMW를 타고 다닌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BMW,즉 Bus(버스), Metro(지하철), Walking(걷기)를 통해 출퇴근한다는 사람들이다. 차량 정체나 주차료에 대한 부담으로 서울 등 주요 대도시에서 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이런 현상은 기름 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요즘에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기름 값이 오른다고 정부나 정유사 등 남을 탓할 일만은 아니다. 스스로 절약하는 생활습관으로 고유가를 이겨내야 한다. 기름 값이 오른 김에 인류의 과제로 떠오른 지구 온난화의 주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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