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 유태헌·한관우 기자의 금북정맥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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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 유태헌·한관우 기자의 금북정맥 탐사
  • 유태헌·한관우
  • 승인 2013.08.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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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역사·문화·풍속 이야기 ⑨

 

▲ 팔봉산 8봉 가운데 1봉에서 바라 본 가장 높은 2봉과 3봉의 전경. 1~4봉은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5~8봉은 야산 같이 높지가 않다.


고즈넉한 들녘·갯벌… 가로림만 품은 팔봉산 

태안반도 아름다운 풍광'한 눈에'
개펄에선 쫄깃한 세발낙지 잡혀
'소금공장'허가 주민들 거센 반발 

 

고즈넉한 들녘·갯벌… 가로림만 품은 팔봉산 태안반도 아름다운 풍광'한 눈에' 개펄에선 쫄깃한 세발낙지 잡혀 '소금공장'허가 주민들 거센 반발

 

고즈넉한 들녘·갯벌… 가로림만 품은 팔봉산 태안반도 아름다운 풍광'한 눈에' 개펄에선 쫄깃한 세발낙지 잡혀 '소금공장'허가 주민들 거센 반발

 

고즈넉한 들녘·갯벌… 가로림만 품은 팔봉산 태안반도 아름다운 풍광'한 눈에' 개펄에선 쫄깃한 세발낙지 잡혀 '소금공장'허가 주민들 거센 반발 금북정맥 끝자락인 팔봉산(361.5m)은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와 양길리, 금학리에 걸쳐져 있다. 본래 9개의 봉우리인데 가장 작은 봉우리는 이름에서 빠져 8봉이 됐다고 전한다. 1봉에서 8봉까지를 모두 둘러보는 것도 좋으나 1봉에서 4봉에 좋은 풍광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4봉까지만 오르고 운암사지를 거쳐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팔봉산의 자랑은 뭐니 뭐니 해도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게 만드는 소나무와 숲, 바위와 서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경치라고 할 수 있겠다.

팔봉산 1봉은 생김새가 감투를 닮아 소원을 빌면 부귀영화를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2봉에서 바라보면 엿가락을 잘라 붙여놓은 것 같다. 특히 봉우리 꼭대기 너럭바위에 오르면 발아래 풍광이 시원하다. 반대편 능선으로 이어진 2~3봉의 늠름한 자태도 한눈에 잡힌다. 1봉 너머로 팔봉면 들판과 서해바다 가로림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시야는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2봉은 힘센 용사의 어깨를 닮아 '어깨봉'이라 부른다. 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급경사 길을 지나면 철제로 만든 계단이 이어진다. 정상에 못미처서 우럭을 빼닮은 우럭바위가 있다. 마치 살아있는 우럭을 바위에 그대로 새긴 듯한 2봉의 우럭바위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바위는 바다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서해를 향해 삐죽 머리를 내민 모습이 이채롭다. 용이 승천한 자리라고 하는 바위터널 용굴을 지나면 정상인 3봉에 오르는데 겨우 361m라는 높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발밑은 아득하기만 하다.
 

▲ 팔봉산이 있는 서산시 팔봉면 주민들은 산자락 주변에 천일염산지처리장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반대투쟁위원회를 조직해 결사적으로 막고 있다.

 

 


또한 형제처럼 우애 좋게 나란히 서 있는 3봉과 4봉에 올라서 멀리 서해바다와 가로림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솔바람을 타고 입에서는 "야, 참으로 좋다!"라는 감탄사가 터질 정도다. 이처럼 팔봉산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뛰어난 조망과 산정의 암릉미에 있다 하겠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서해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과 가로림만, 너른 들판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팔봉산의 산길은 그 이름만큼이나 단순하고 명쾌하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1~8봉을 차례로 밟고 내려서기에도 알맞다. 암봉인 1~4봉은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면서도 서해안을 조망할 수 있어 훌륭하다. 반면 5~8봉은 야산 같은 육산으로 그다지 볼거리가 많지는 않다. 8봉 종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산의 북쪽 들머리인 양길리에서 출발해 정상인 3봉을 지나 전망 좋은 4봉까지 갔다가 원점 회귀하는 편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 팔봉산 1봉 너머로는 팔봉면 들녘과 함께 서해바다 가로림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봉산자락에서는 해마다 6월이면 팔봉산 감자축제가 열린다. 양길리 주차장에서 열리는데 팔봉산의 본격적인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임도가 나 있는 솔밭을 15분 정도 걸으면 약수로는 부적합하다는 알림판과 함께 거북이 샘이 보이고, 만세팔봉(萬歲八峯) 빗돌이 서 있는 비교적 넓고 평평한 쉼터에 닿는다. 이곳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다보면 정상부근의 분기점에 나무평상이 나타난다. 북쪽으로 1봉에 오르고, 남쪽으로 2·3·4봉을 오르는 갈림길인 셈이다.

최근 조용하던 팔봉산 자락에 소금공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팔봉면 소금공장 반대투쟁위원회'를 조직하고 주민들이 모두 들고 나서면서 시끄럽다. 바다에서 거리가 최소한 수십㎞ 떨어진 팔봉산 자락에 천일염 산지종합처리장을 설치하는 것과 관련, 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서산시와 주민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서산시는 2011년 천일염 산지종합처리장 사업자로 A법인을 선정하고 이듬해 7월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A법인은 지난 2월 팔봉면 어송리 2052㎡의 터에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이곳에는 서해안 지역 염전에서 가져온 소금을 저장·선별하는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 18억 원 가운데 국비와 도·시비가 10억8000만원 지원된다고 한다. 문제는 600여 가구의 주민들이 인근 팔봉산 자락에 소금공장이 들어서게 된다는 사실을 정작 공사가 시작된 뒤에야 알게 됐다는 점이다. 서산시가 전체 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10억 원대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민간 소금공장 신설을 허가했다는 무책임 행정에 대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은 천일염 처리장은 산이 아닌 염전이 있는 바다 근처에 설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친환경마을인 팔봉산 자락으로 '소금공장'이 들어와 수령 100년이 넘은 소나무들을 벌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들은 염전에서 수집한 일반 천일염을 세척·탈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간수'을 두려워하고 있다. 세척·탈수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소금 물, 즉 간수가 인근에 있는 냇가와 저수지, 농지로 흘러들 것은 뻔한 일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천·저수지·지하수까지 오염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농토 피해, 다시 말해 일대의 옥토가 소금밭으로 변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결국 지역주민들은 인근 하천과 저수지 심지어 지하수까지 물을 오염시키게 되면 식수는 물론 농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충남도와 서산시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의사를 무시하고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소금공장건립 보조금사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반면 사업주 측에서는 세척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수는 두부공장에 되팔면 된다고 해명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대책위원장과 주민들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사업 시행 지침을 보면 '시설 부지는 염전과 인접한 곳으로 주변 환경과 조화가 가능한 지역을 우선 선정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서산시는 이런 정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사업자의 염전과 30㎞ 넘게 떨어진 내륙의 산자락에 공장 신축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 골자다. 탁상행정이 빚은 대표적 갈등사례인 셈이다.

아무튼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소나무와 숲, 기암으로 가득하게 어우러진 팔봉산. 높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발아래 까마득하게 펼쳐지는 너른 들판과 육지 깊숙이 파고든 가로림만을 끼고 있는 갯벌의 고즈넉한 풍광이 시원하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팔봉산과 지맥으로 연결된 동쪽에는 금강산(해발 361m)이 이어지고, 남동쪽으로는 4~8봉이 가지런히 이어진 모습까지 거칠 것 없이 경계가 무너진 팔봉산의 조망은 단연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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