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나무=펌글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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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나무=펌글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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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9 10:59l
박우람 (wooram06) 검토 완료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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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유투브에 임은정 검사란 사람이 올라와 있었다. 여성인데 헝클어진 머리에 얼굴이 인상적이라
나중에 봐야지 하다가 오늘 아침 보게 되었다. 유투브를 보니 그녀는 현직 검사라고 한다. 검사조직에 대해
말하는데 자신의 조직을 비판하고 있었다. 내용은 한마디로

"검사들이 공포를 갖고 있다. 그런 공포감으로 인해 사회정의란 잣대보다는 조직의 지시를 실행하고 관철
시키는 것에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의 검찰조직의 문제다"

이 표현을 들었을 때 나는 뒷통수를 한대 맞는 것과 같은 충격을 느꼈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가 한 말은 검찰
조직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 아니 전세계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각나는 조직이 있다. 바로 '군대'다. 우리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군대에서 그 묻지마조직문화를 배운다.
나부터 그 조직에 들어가 다른 소대하고 축구에서 졌다고 소대장인 경사가 주먹으로 소대원들의 얼굴을 때리는
장면을 목격하면서도
'이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야?'하고 멀뚱히 되뇌 일 수 밖에 없었던 적이 있었다.
'이건 아니잖아'라고 내 가슴은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이미 초장부터 두려움에 압도 되어 조직의 지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이후로는 어느새 조직의 요구를 관철시키기려 애쓰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것을 자각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조직의 일에 절대'빵꾸'를 내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조직에게 실망감을 주기 때문이다.
조직의 지시를 아주 매끄럽게 관철시키는 것이야말로 조직에게 인정받는 길이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묻지마
조직의 일원이 되어 간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며 스스로 위안 삼으며…
우리 젊은이들은 이 묻지마조직문화를 일찍부터 군대에서 배운다.

그리고 그걸 배운 젊은이들이 회사에 들어가고... 회사는 묻지마조직문화를 잘 이해하는 군필자를 선호한다.
그리고 조직의 지시를 관철시키고 빵꾸를 안내는 총명한 사람들은 관리자로 승격된다. 이렇게 사회구조는
묻지마구조로 경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되돌아 온다.(조직이 선호하는 자사이익에 대한 편성표)

​신과나눈이야기란 책에 미국의 조직화된 의료조직에 대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개인 하나하나는 선량한 의사이고 국민이지만 의료행위와 정치행동은 제도화되어 있고, 이런 식으로 싸우는
건 바로 그 제도화된 기관들이다. 때로는 매우 교묘하고 때로는 의식하지 않기도 하지만, 그러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한다....... 왜냐하면 이런 기관들에게 그건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개인이 집단 안에 속하게 되면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집단이기주의에 편승하게 된다는 말이다. 자신의
선량함이 집단 이기주의에 피해를 줄까 미안해 하는 엉뚱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검찰 하나하나도 누군가의 훌륭한 아버지이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정의롭고 존경심이 드는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라면 그 제도 안에서라면 다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데 이런 사람들은 우리사회의 보석이다. 아마도 임은정 검사가
그런 류의 사람인지 모르겠다. 그녀가 속한 검찰조직이라는 것이 어디 보통 조직인가? 군대 보다도 은밀하며 파워
있는 곳이다. 그런 엄청난 곳에서 자신이 느낀 진실을 꺼내놓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보통 담력 가지고는 힘들다.

아... 갑자기 같은 맥락의 사건이 기억난다. 김준수 병장인가. 묻힐 뻔 했던 김일병사건을 밝힌... 그 또한 묻지마조직
문화를 극복한 우리사회의 보물이다. 그로 인해 사회가 좀 더 투명해지며 다음에는 우리 중 하나의 자식이 김일병처럼
억울한 죽음을 당할 가능성을 낮춰준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은 값어치로 환산할 수 없다. 우리는 그에게 빚을 진 것이다.
해피트리의 작디작은 아기 퍼스트팽귄은 종족 전체를 구했다.

그나저나 나는 어떠한가?
나는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조차 어떤 부당함을 보고도 지금도 감히 조직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감히 감히 하지 못한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희생된 비정규직 김용균씨의 그런 감지된 위험을 외면한 서부발전의 직원도 누군가의 아버지
이고 어머니일 것이다. 그들도 고민했을 것이다. 비정규직의 안전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조직의 입장에서 원가가
상승하는 조치를 취했다가는 짤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압도당했을 것이다. 그렇게 누군가의 아버지는 누군가의
자식을 위험에 노출시켰다. 인생은 돌고 돈다. 전자는 후자의 누군가가 될 때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된 그는 왜 세상은 이따위냐고 하늘에 종주먹을 치겠지만...
진실은 세상이 그렇게 '이따위'가 되도록 허용한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어떻게? 우리가 누군가의 자식이
감지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외면함으로써 말이다.
그 누군가의 아버지,어머니가 김준수 병장이었다면 임은정 검사였다면 김용균씨는 희생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미래의 아이들도 그런 위험에 훨씬 적게 노출 될 것이다.

무언가 화가나지 않는가? 어떤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래 이때가 어쩌면 분노 할 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상은 검찰조직도 아니고 기득권 세력도 아니다.
두려움 때문에 그들에게 힘을 내어줘버린 자신에게 분노할 때이다.

분노는 얼어붙은 두려움을 깨기 좋은 도구다.
우리가 자신이 속한 곳에서 내면의 진실을 말하고 따른다면 이 사회는 밑바닥부터 바뀌게 될 것이다. 촛불집회에 나가
검찰을 개혁해도 남들의 개혁은 사회를 옆으로만 가게 만들 뿐일지 모른다. 어쩌면 나중에 나중에 대중은 또 기득권만
바뀌었다고 한탄할지도 모를일이다.

우리가 각자의 삶에서 바뀐다면 교활한 마음은 번식하기 좋은 토양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으로
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평화롭고 자애로운 세상이 어느덧 와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세상이 바뀌거나 말거나 내가 변한다면 나는 변화된 세상으로 이미 들어간 것이다.
'세상의 변화를 추구하지말고 자신이 그 변화가 되라'
는 간디의 명언이 그 뜻일 것이라 생각한다.



태그:#임은정검사, #임은정, #임꺽정, #묻지마조직문화, #집단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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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7 11: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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