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9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것을:月欲落 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것을:月欲落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하면서 놀던 달의 모양을 월방중(月方中)의 단계라 했다. 약 2~3일간 모습으로 동네 어귀를 비추던 달은 그믐달로 향해가는 하현달(下弦月)인 반달 모양을 갖추는 단계를 거친다. 이 달을 보고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쪽배에’라 하는 동요를 불렀다.이 하현달의 단계가 지나면 달이 점점 기울면서 이제 월욕낙(月欲落)의 단계가 되면서 합삭 되어 간다. 시인은 산이 비끼니 이제 피리 소리마저 그치고, 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것을 이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月欲落(월욕락)푸른 안개 스러지고 학이 잠든 언저리에비스듬히 산이 비껴 피리소리 그치고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걸.松下蒼煙歇 鶴邊淸夢遊송하창연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5-01-02 17:22 달은 너무 빛나기에 내가 가질 수 없네: 月方中 달은 너무 빛나기에 내가 가질 수 없네: 月方中 한없는 환희의 기쁨을 만끽하던 달이 처음 생기고자 하던 월욕생(月欲生)의 단계가 지나면 점차 반달의 모양을 갖추는 단계를 상현달(上弦月)이라고 했다. 오른쪽 위쪽이 조금 둥근 형태를 갖추는 달이다. 상현달은 그믐달로 향해가는 하현달(下弦月)인 반달보다는 생성의 원리에 의해 패기가 넘친다.이 단계 달이 지나면 어느 순간 둥근 보름달이 된다. 이 단계를 월방중(月方中)이라 했다. 시인은 달이 너무나 빛나기에 내가 가질 수 없고, 먼 하늘에 걸렸거니 어찌 손을 댈 수 있으랴 속았던가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月方中(월방중)달을 보는 사람들이 모두 다 즐기지만저 달은 너무 빛나 나만이 가질 수 없네먼 하늘 걸려있거니 어찌 손을 대겠는가.萬國皆同觀 千人各自遊만국개동관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12-29 11:23 하늘이 주는 보배란 그 끝이란 없었다네:月初生 하늘이 주는 보배란 그 끝이란 없었다네:月初生 완월(玩月)의 단계가 지나고 나면서 이제 월욕생(月欲生)이란 단계에 접근해간다. 남녀가 합궁하여 자식을 잉태하듯이 그렇게 자식이 태어나려는 엄숙한 순간의 단계다. 창조주가 인간을 창조하여 인류가 생겨냈다고 했듯이 한없는 환희를 맛보는 순간이다.합삭되어 보이지 않던 달이 비로소 꿈틀거리며 생기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 달이라는 그 기간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 없어 보인다. 시인은 산골 사람들아! 그대들이 가난함을 한탄하지 마시게들, 하늘이 주는 보배란 끝이 없더란다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하늘이 주는 보배란 그 끝이란 없었다네(月初生)로 번안해본 오언절구다. 작자는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묏등에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2-19 16:25 숲이란 숲 자취가 각기 감추어가고 있는데:月欲生 숲이란 숲 자취가 각기 감추어가고 있는데:月欲生 이를테면 서문격인 ‘달을 보다’는 견월(見月)의 단계를 지나면 달과 함께 노는 농월(弄月)의 단계에 접어든다. 시인은 이를 완월(玩月)이라고 표현하며 밤은 깊어 가고 마음만은 걷잡을 수가 없다는 한없는 정감을 나타냈다. 이 단계가 지나고 나면서 합삭된 달이 비로소 생기고자 하는 단계다.인간으로 말하면 합삭의 상태에서 잉태된 달이 세상에 태어나려고 꾸물대는 단계일 것이다. 이를 두고 시인은 어두움의 장막을 드리우는 곳에는, 숲이란 숲 자취들이 각기 감추어가고 있는 것을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月欲生(월욕생)뭇별들 나타나서 햇빛을 앗아 먹고온갖 귀신 다 나타나 활개를 치는구나장막을 드리운 곳에 감춰가는 저 숲속.衆星方奪照 百鬼皆停遊중성방탈조 백귀개정유夜色漸墜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2-12 10:55 밤은 깊어 가고 마음은 걷잡을 수 없어라 : 玩月 만해의 시상은 불가의 십우도(十牛圖)에만 그치지 않았다. ‘심우(尋牛)’라는 불교 사상을 꼭 빼닮았으며 어쩌면 ‘윤회(輪廻)’와도 같은 달의 생성, 성장, 사멸의 한 과정을 그대로 시문 속에 차분하게 담아냈다.달 시리즈와도 같은 견월(見月)에서부터 합삭(合朔)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섯 단계를 그것도 같은 체제인 오언으로 일구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시적인 상상력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시인은 누구 위해 멀고도 먼 정(情)이 과연 이러는가, 밤은 깊어 가고 마음만은 걷잡을 수가 없어라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玩月(완월) 달빛이 넘쳐나서 마음껏 노니는 밤멀고도 먼 이 정(情)은 누구를 위함인가깊은 밤 걷잡지 못한 서성이는 이 마음.空山多月色 孤住極淸遊공산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2-05 10:12 천봉만학 문으로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오네:重陽[2] 천봉만학 문으로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오네:重陽[2] 놀부는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말에 심술이 났다.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은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치료한 후 강남으로 보낸 후 다음해에 삼짇날에 다시 찾아온 제비가 물어다 준 박 씨를 심었다. 무럭무럭 자란 박이 가을이 되니 주렁주렁 열렸것다.중양절에 제비가 떠난 후로 푸짐한 박을 타 보았더니 금은보화는커녕 오히려 큰 화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교훈성을 담아냈다. 중양절에 먼 곳을 보았더니 천봉만학 문을 향해 파란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왔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천봉만학 문으로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오네(重陽[2])로 번안해본 칠언절구다. 작자는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이다.위 한시 원문을 의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1-28 10:36 구름이 흐르거니 누군들 나그네가 아니랴:重陽[1] 구름이 흐르거니 누군들 나그네가 아니랴:重陽[1] 강남 갔던 제비가 시절 좋은 삼월 삼짇날 박 씨를 물고 처마 밑에 날아와 둥지를 튼다. 흥부 부부는 정성껏 울밑에 심고 가꾼다. 주린 배를 채우려면 박이라도 타서 박속이라도 먹을 양이었다.중양절 어느 가을날 제비는 강남으로 날아가고 허기진 배를 달래려고 박을 탔더니만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왔다. 착한 일을 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다는 고전 판소리가 전해진다. 제비가 날아간다는 중양절에 허기진 마음을 달래며 구름이 흐르거니 누군들 나그네 아니겠는가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重陽[중양](1)백담사 구월 구일 내 병도 나았는데구름 멀리 흐르거니 모두가 나그네라국화는 피었다지만 나는 어떤 사람인가.九月九日百潭寺 萬樹歸根病離身구월구일백담사 만수귀근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1-21 12:04 이 천지를 뒤집어서 훔쳐 가려 하네 : 避亂途中滯雨有感 이 천지를 뒤집어서 훔쳐 가려 하네 : 避亂途中滯雨有感 避亂途中滯雨有感(피난도중체우유감)한 해도 저무는데 왜놈 군대 쩡쩡 울려이 천지 뒤집어서 모두 훔쳐 가려하니비바람 천애의 먼 땅까지 정이 듬뿍 가누나.崢嶸歲色矮於人 海國兵聲接絶嶙쟁영세색왜어인 해국병성접절린顚倒湖山飛欲去 天涯風雨亦相親전도호산비욕거 천애풍우역상친 피란의 발길은 바쁘기만 하다. 입으로 전하는 소식은 어느 지역이 적군의 손에 들어갔다느니, 두고 온 집을 적기가 폭격했다는 갖가지 유언비어 같은 억측이 전해질수록 발길은 마음을 재촉한다. 이게 원일인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그만 비가 내렸다. 일행들은 피난길답지 않게 여기저기에서 수군수군 거리는 틈을 탄 시인의 정은 왜놈들의 못된 짓을 질타라도 할 요량이다. 시인은 왜놈들이 이 천지를 뒤집어서 모두 훔쳐 가려고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1-14 10:49 끝없는 가을 숲 헤치면서 달은 돋는구나 : 香爐庵夜唫 끝없는 가을 숲 헤치면서 달은 돋는구나 : 香爐庵夜唫 香爐庵夜唫(향로암야금) 남국 국화 피지 않고 눈에 삼삼 강호여라기러기 나는 산속 사람들 갇혔는데끝없는 가을 숲 헤치며 돋아 오른 저 달님.南國黃花早未開 江湖薄夢入樓臺남국황화조미개 강호박몽입누대雁影山河人似楚 無邊秋樹月初來안영산하인사초 무변추수월초래 따뜻한 남쪽 지방을 찾았을 때는 시절이 아직 일러 국화도 피지 않은 이른 가을이었다. 향로암을 찾아 즉석에서 한 움큼의 시심을 쏟아 붓던 시인의 시상은 밤의 풍경을 보고 그냥 잠을 청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눈앞에 펼쳐지는 야경의 포근함을 시상 주머니에 차곡차곡 담아 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자신이 산의 적적함을 기러기 나는 산 속에 갇혀있음으로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11-10 11:25 다시는 신선을 기다리며 그리워하지 않으리 : 香爐庵卽事 다시는 신선을 기다리며 그리워하지 않으리 : 香爐庵卽事 香爐庵卽事(향로암즉사) 스님 떠난 산은 멀고 백로 나는 들물 맑아나무그늘 서늘하니 번지는 피리 소리다시는 신선 기다리며 그리워하지 않으리라.僧去秋山逈 鷺飛野水明승거추산형 로비야수명樹凉一笛散 不復夢三淸수량일적산 불부몽삼청한자어를 보면 그 뜻을 생각한다. 어쩌면 그렇게도 아름다운 말을 빌어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 때문에 더욱 그렇다. 향나무 가루를 뿌리면 은은한 향내음이 난다. 그래서 향로(香爐)라고 했고, 분향(焚香)한다고도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향을 피운다.향냄새 나는 화로가 향로이기 때문이다. 향로암에 올랐더니 향을 피운 것처럼 코를 자극하는 구수한 향내음이 진동했음을 느끼게 된다. 시인은 나무 그늘 서늘하니 번지는 피리 소리이니, 다시는 신선 기다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1-03 14:29 꽃은 없는데 깊은 숲에서 풍겨온 산의 향기여 : 藥師庵途中 꽃은 없는데 깊은 숲에서 풍겨온 산의 향기여 : 藥師庵途中 藥師庵途中(약사암도중) 십리도 반나절쯤 구경하며 갈만 하니구름 속 길이라니 저리도 그윽하랴산 향기 풍기는 숲속 물 끝엔 꽃이 없네.十里猶堪半日行 白雲有路何幽長십리유감반일행 백운유로하유장緣溪轉入水窮處 深樹無花山自香연계전입수궁처 심수무화산자향 시인의 시심은 주변 환경이 바뀌면 가만있지 못했던 것 같다. 길을 걷는 도중에도 잠시 쉬는 시간에도 시상이 떠오르면 주체할 수 없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암자를 찾아가는 부푼 기대일랑 아랑곳 하지 않을지라도 덩어리로 뭉쳐 나오는 시상을 머릿속 한 구석에 가만히 담아두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십리도 반나절쯤은 구경하며 갈만은 하다고 했다.구경이 바로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0-24 10:07 고국산천 꿈속이면 바로 거기가 거긴데 : 唫晴 고국산천 꿈속이면 바로 거기가 거긴데 : 唫晴 사상唫晴(음청) 나무들 그림자 떨구고 장맛비가 개더니발(簾)로 스민 가을 기운 선인 양 기운도네대낮에 소리도 없이 희미해진 꽃들 잔치.庭樹落陰梅雨晴 半簾秋氣和禪生정수낙음매우청 반렴추기화선생故國靑山夢一髮 落花深晝渾無聲고국청산몽일발 낙화심주혼무성 외국에 나가 있으면 그리운 것이 고향이고 고국이다. 비만 내려도 고향 생각, 바람만 불어도 고향 생각을 한다. 계절이 바뀌면 고향의 친지 안부부터 먼저 여쭙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가을이 돌아오면 한 해를 보내는 섭섭함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만해 시의 성격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선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불자의 마음을 담은 선의 사상이 은연중에 묻어난다. 시인은 고국산천 꿈속이면 바로 거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10-13 16:59 수미산을 겨자씨에 채웠더니 남음이 있었네 : 遣悶 수미산을 겨자씨에 채웠더니 남음이 있었네 : 遣悶 봄 시름 으스스하여 한기를 이기지 못해봄 술로 만난(萬難)이기며 그 시름 달래려다수미산 겨자씨에 채워 남음으로 만족했네.春愁春雨不勝寒 春酒一壺排萬難춘수춘우불승한 춘주일호배만난一酣春酒作春夢 須彌納芥亦復寬일감춘주작춘몽 수미납개역부관 대리만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이 이루어 지지 않을 때, 저것을 통해서 만족을 취한 행위다. 짐짓 좋아 하면서도 ‘쳇! 너 아니면 사람 없을 줄 아니?’ 하면서 돌아섰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너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미 토라지고 말았다. 다른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누고 마음을 주면서 만족해 버렸다. 대리만족이다. 능사는 아니지만 그렇게들 했다. 시인은 독실한 불제자이었기에 수미산을 동경해 오고 있었다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10-06 13:16 때때로 서풍을 타고 암향만을 멀리 풍기네 : 漢江 때때로 서풍을 타고 암향만을 멀리 풍기네 : 漢江 漢江(한강) 한강에 와서 보니 길게 흐른 저 강물깊은 물결 말없는데 가을 빛 어렸구나때때로 서풍을 타고 암향만이 풍기는데.行到漢江江水長 深深無語見秋光행도한강강수장 심심무어견추광野菊不知何處在 西風時有暗傳香 야국부지하처재 서풍시유암전향한강은 수도 서울을 관통하여 흐르는 젖줄이다. 도심이 성립하려면 배산임수(背山臨水)라고 하여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흘러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마을이나 도심이 형성되어 사람이 사는 곳은 강(江)이 있던지 내(川)가 조성된다.시인은 어느 가을날 타 지방으로 업무 차 나갔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흙내음, 물내음이 물씬 풍기는 한강에 들어서 보니 그윽한 향기가 풍겼던 모양이다. 시인은 들국화는 어디에 피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때때로 서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09-26 10:24 강남으로 가더니만 돌아올 줄을 모르고 : 春閨怨 강남으로 가더니만 돌아올 줄을 모르고 : 春閨怨 春閨怨(춘규원)원앙새 수놓다가 봄 수심 애태운데밤 되면 의복 재봉 외로운 꿈 이루고우리임 강남 가셨는데 돌아올 줄 모르고.一幅鴛鴦繡未了 隔窓微語雜春愁일폭원앙수미료 격창미어잡춘수夜來刀尺成孤夢 行到江南不復收야래도척성고몽 행도강남불부수 남자들은 병역이나 노역에 끌려가 일을 했다. 아무런 보수나 대가도 없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개병제(皆兵制)와 같은 사회 규범적인 제도다. 전쟁이 끝나야 돌아 올 수 있었고 대공사가 마무리되어야 노역의 의무(?)를 마쳤다는 증표가 된다. 사회의 관습이고 제도였다.잘 있는지 여부의 소식도 전할 수가 없다. 유일한 통신 방법은 오가는 인편을 통하여 안부를 묻고 전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절에 시인은 원앙새 수놓다가 미처 끝내지도 못하고,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09-19 09:51 몸 하나 주체하기 어려운 줄 비로소 알았네 몸 하나 주체하기 어려운 줄 비로소 알았네 歲寒衣不到戲作(세한의불도희작) 한 해가 바뀌어도 옷은 오지 않으니몸 하나 주체하기 어려운 줄 이제 알겠네요사이 더 궁금하여라, 마음속의 범숙 생각.歲新無舊着 自覺一身多세신무구착 자각일신다少人知此意 范叔近如何소인지차의 범숙근여하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다. 다른 동물에 비해 말할 줄 알고, 의복을 입어 부끄러운 곳을 가리며 추위와 더위를 지탱해 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동물을 지배하며 지구상에서 산다. 조금 더우면 덥다고 하고, 조금 추우면 춥다고 하는 것이 인간이 계절에 순응하며 사는 원리다.지금 같으면 한 벌 옷을 사 입으면 되겠지만 그 때는 그런 시절이었다. 늦게 온 겨울을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술회를 하고 있다. 시인은 해는 바뀌어도 옷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09-05 11:38 사람은 갈대꽃 따라서 하염없이 흘러가느니 : 榮山浦舟中 사람은 갈대꽃 따라서 하염없이 흘러가느니 : 榮山浦舟中 문명의 발달로 하수언을 만들고 보(堡)를 만듦에 따라 지형이 많이 변했지만, 영산포에 고깃배가 들어오고 유람선까지 떠서 유람도 즐겼다. 포구를 뜻하는 포(浦)자가 들어간 지명이 다 그렇다. 영등포, 마포, 서귀포, 목포 등이 그랬다. 그 중에서도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곳은 거의 모두가 제방을 높이 만든 결과다. 이런 포구를 따라서 배 타고 나갔더니 술집 기슭 등불이 장관을 이루었던 모양이다. 시인은 외로운 돛배에 하늘은 마치 물 같은데, 사람은 갈대꽃 따라서 하염없이 흘러가느니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榮山浦舟中(영산포주중) 어적 소리 들리는 밤 강에는 달이 밝고언덕 기슭 환한 등불 술집은 가을이여라사람은 갈대꽃 따라서 하염없이 흘러가며.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08-29 13:34 생각은 하늘을 나는 학(鶴)인 양하면서도 : 秋雨 생각은 하늘을 나는 학(鶴)인 양하면서도 : 秋雨 秋雨(추우) / 만해 한용운 가을비 거문고처럼 새삼 절로 놀라며내 생각 하늘 나는 학인 양 하면서도떠도는 구름을 따라서 서울로 들어가며.秋雨何蕭瑟 微寒空自驚추우하소슬 미한공자경有思如飛鶴 隨雲入帝京유사여비학 수운입제경 가을비는 소소함을 느낀다. 날씨가 제법 포근한 기운을 느끼면서도 가을비가 내리고 나면서 쌀쌀함이 감돌게 되어 초겨울의 추위를 느낄 수 있다. 시인은 이런 촉촉한 가을비를 맞으면서 시적인 상상력은 날개를 달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가을비가 내리는 소리가 마치 거문고를 타는 듯이 노래를 하고 있음을 상상했다. 그 노래의 파도를 타고 시인은 날아다니는 학인양 훨훨 날아가고 싶었음을 상상했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08-22 10:12 꽃이라 버들이라 혹시 상할까 염려되어서 : 古意 꽃이라 버들이라 혹시 상할까 염려되어서 : 古意 시적인 상상력은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다는 흑백논리는 안 된다. 이것이기에 저것은 당연하다는 순기능적인 논리도 안 된다. 이것이었다면 달리는 저것일 수도 있다는 가정도 필요하고, 이것이었다면 전혀 다른 저것이 생성되었다는 착상이 시적인 상상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가 시이기 위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생각을 시 얼게 구물에 읽히는 것도 한 방법이리라.古意(고의) / 만해 한용운맑은 밤 칼을 짚고 우두커니 섰더니만눈서리에 천추인들 안중에도 없었어라꽃버들 혹시 상할까봐 봄바람만 불러오고.淸宵依劒立 霜雪千秋空청소의검립 상설천추공恐傷花柳意 回看迎春風공상화유의 회간영춘풍 [고의]라는 시제를 놓고 시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시도로 멋진 반전을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08-18 13:28 천지 가득한 쓸쓸함 스러질 줄 몰라라 : 漁笛[2] 천지 가득한 쓸쓸함 스러질 줄 몰라라 : 漁笛[2] 漁笛(어적)[2] / 만해 한용운둔세 꿈 못 견디어 애끊음 달래지 못해그 소리 바람인 듯 내 가슴을 치는데천지에 가득한 쓸쓸함이 스러질 줄 몰라라.韻絶何堪遯世夢 曲終虛負斷腸愁운절하감둔세몽 곡종허부단장수飄掩律呂撲人冷 滿地蕭蕭散不收표엄율여박인랭 만지소소산부수 漁笛(어적)[2] / 만해 한용운어옹이 낚시 하러 나가려면 내자가 낚시 도구며 먹을거리를 챙겨주어야 한다. 거기에 막걸리 몇 사발 되는 술병까지 챙겨주면 제격이다. 아내가 있는 어옹은 그나마 다행이다. 홀로 사는 어옹에게 그럴 수가 없다. 혼자 낚시 도구를 하지만, 술병인들 어쩌랴. 그럴 수가 없다. 동료 낚시 친구를 만나기가 바쁘게 한 잔 술을 청해보지만 그저 뒷머리만 보이는 동료를 가끔 만나면 낚시할 기분이 ‘싸악 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08-08 13:27 처음처음123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