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오면서 주로 하는 말 중에 하나가, '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혹은 ' 성적이 좋지 않은데 어느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다. 그들의 심정은 말 그대로 안개 속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말해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에 특별한 재능을 나타내지 못하고, 학교와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더욱 힘든 상황이 고등학교 시절 내내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이나 성인이나 진로를 결정하는 데는 다음의 두 가지 요인이 중요하다. 첫째는 자기정보이다. 즉, 자신의 성격, 적성, 흥미, 욕구가 어떤가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직업정보이다. 다시 말해서 보수, 전망, 자격조건, 위치, 함께 하는 사람, 근로조건 등이다.
교단일기 | 변승기 교사(광천고등학교 영어 교사) | 2010-10-22 16:58
연휴를 잘 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월요일 수업에 들어갔다. 다들 잘 지냈나요, 물음이 끝나기 무섭게 "잘 지내기는요, 아이구 나, 짜증나서 죽는 줄 알았단 말예요!" 할머니와 사는 선아(가명)다. '왜?'라고 물어 볼 겨를도 없이 선아는 연거푸 쏟아낸다. "아니, 어제가 일요일이었잖아요, 근데 우리 할머니는 자꾸 월요일이니 학교 가라구, 새벽부터 깨우고 난리였어요. 한 두 번이 아니예요. 우리 할머니는요, 일요일인지 월요일인지도 모르시나 봐요!" 그 말을 듣고 반 아이들은 철없이 깔깔대는데, 나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며, 잔뜩 볼이 부은 선아의 표정을 지그시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래 선아야, 그랬겠구나, 짜증이 날만했겠다.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살게 된 선아는 그동안 선생님들 사이 모
교단일기 | 현자(광천여중 교사) | 2010-03-02 14:51
주변 동기들이 승진 준비에 한창 바쁜 것을 보면, 아, 벌써 그렇게 됐나 새삼 세상 나이에 멈칫해진다. 변명이랄 것도 없지만, 나는 교직 초년부터 전문직의 길에는 관심이 없었다. 능력도 부족하거니와 늘 마음속에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 하겠다는 숙맥 같은 다짐 외엔, 이제까지 별 다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요즘 들어 교사의 지도능력을 평가한다 하고, 나이가 들수록 솔직히 아이들과의 공감대가 예전 같지 않음이 느껴질 때면, 내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것도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 싶어 무안해질 때가 있다. 그런 나에게 "선생님, 글쓰기를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오늘 오후 미선이의 전화는, "아니에요, 선생님, 지금처럼 그렇게 걸어가 주세요!" 하고, 처진 내 어깨를 탁! 내려치는 죽비와도 같다
교단일기 | 현자(광천여중 교사) | 2010-02-01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