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정 넘치는 ‘밥 푸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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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정 넘치는 ‘밥 푸는 가족’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10.27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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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을 살리자-1 <홍성전통시장 대동집>
▲ 대동집 박경규 대표(왼쪽)가 아내 장옥순 대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시장 활성화 없이는 가게 성공도 없다”
10여 년 째 전통시장서 자리 지켜온 ‘터줏대감’


어느 읍면이든 동네 어귀마다 자리를 잡고 있었던 식당, 찻집, 미용실, 세탁소까지 많은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인구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소규모 마을공동체에까지 손길을 뻗치는 수많은 프랜차이즈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관내 한 지역에서는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동네 구멍가게들이 속수무책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지키는 소규모 상점들이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비해 작고 초라하지만, 정성과 정직함으로 올곧은 길을 걸으며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찾은 소규모 상가는 홍성전통시장에 위치한 ‘대동집’이다. 대동집 박경규(73)·장옥순(71) 대표 부부는 15년이 넘도록 식당을 지키고 있다. “식당을 운영한 햇수로만 따지면 30년이 넘었죠. 처음엔 시장 바깥에서 ‘장모님 식당’을 운영하다가, 15년 전 쯤 시장 안으로 들어와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맛깔스러운 반찬 양념을 하며 장옥순 대표가 말했다. 옆에서 일손을 돕는 남편 박경규 대표는 오랜 직장생활에서 은퇴한 이후 아내를 도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저는 시장을 헐고 뜯고 새로 짓기까지 그야말로 시장의 역사와 함께 했습니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추진위원이기도 했고, 상인회장도 역임을 했죠. 공사를 할 땐 민간인 감독관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의 말이다. 현재 박 대표는 식당 운영과 더불어 시장 전반의 소방 및 전기 관리까지 도맡고 있다. 실제로 시장 곳곳에서는 아직도 박 대표를 ‘회장님’으로 부르며 여러 가지 일을 상의하거나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식당일은 참 어려워요. 보통 맘먹고는 할 수 없지. 젊었을 땐 된장찌개, 육개장, 비빔밥, 칼국수 등 한식에 도사였는데, 지금은 육개장하고 선지국밥, 칼국수 정도만 해요. 여름엔 콩국수하고 냉면도 하고.”

장 대표는 시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깐깐하기로 소문이 났다. 된장이며 간장, 각종 야채까지 모두 박 대표 부부가 직접 재배하고 담근 재료로만 음식을 만들고 있다. “양념이며 야채며 파는 건 믿을 수가 없어요. 우리 집 식구들 먹을 것 만들 듯이 남에게 대접해야 하지, 절대로 대충 만들지 않아요. 아주 신조가 그렇고, 거짓말 할 줄도 모르는게 우리 식구들 특징이죠.”

박 대표 부부의 신조를 이어 받아 두 자녀 모두 현재 홍성읍에서 감자탕 집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온 식구가 식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고 한 손님은 ‘밥 푸는 가족’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박 대표는 골목상권이 살아나기 위해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소규모 상점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애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점들 역시 지역과 함께 상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으로 부족하나마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그것이 결국 시장 속에 위치한 우리 대동집이 함께 살아갈 길이니까요.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활성화를 위해 협조하고 노력하며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께 대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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