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거리’ 옛말… 한산한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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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 옛말… 한산한 대학로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11.10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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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을 살리자-3 <혜전대·청운대 대학로>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풍경의 혜전대와 청운대 대학로 인근.

문 닫는 점포 많아… 업종 변경도 부지기수
프랜차이즈 속속 입점… 학생 수는 점차 줄어


젊음과 낭만이 넘치는 거리, 언제나 학생들로 가득 붐비는 곳… 사람들이 흔히 상상하는 대학가의 풍경이다. 그러나 지난 8일과 9일, 기자가 찾은 혜전대와 청운대 인근 대학로는 급격히 떨어진 기온만큼이나 조용하고도 쌀쌀할 뿐이었다.

“올해 들어서 장사가 특히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나마 월세가 나가지 않으니까 그런대로 운영은 하고 있죠. 장사가 잘 안 되더라도 학생들에게 맛있는 것 먹이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데, 사람 심리가 또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20년째 한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오솔길.
오솔길 강유식·김현숙 대표 부부.

혜전대 정문 인근에 자리를 잡은 ‘오솔길’ 강유식·김현숙 대표 부부의 말이다. 1998년부터 자리를 잡고 식당을 운영해 온 강 씨 부부는 20년 가까이 대학생들과 함께 해 오고 있다. 오솔길은 고기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고, 각종 찌개와 안주류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 주물럭이 3인분에 9500원, 삼겹살이 3인분에 1만3000원, 양념불고기는 3인분 9500원, 다양한 종류의 음식 중 3종을 선택하면 1만4000원에 맛볼 수 있다.

“저희 식당은 10년 전과 가격이 똑같습니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같은 가격을 유지해오고 있죠. 인근의 다른 고기집은 밑반찬이 나오지 않는데 저희 집은 콩나물과 오징어 반찬을 항상 제공합니다. 또 밥이나 반찬 모두 항상 신선하게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풍경의 대학로.

오솔길 외에도 대학로에는 모두 다섯 곳이 넘는 고기집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상가들 대부분이 1년도 되지 않아 금세 다른 업종으로 바뀌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강 씨 부부가 오솔길 식당을 개업하던 때만 해도 가게가 많지 않았지만 우후죽순으로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을 보면 자식 같은 생각이 들어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요. 가장 행복한 것은 아이들이 ‘맛있게 잘 먹었다’, ‘배부르다’고 말할 때죠. 같은 값이면 맛있게 해 주는 것이 의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 부부는 식당을 운영하며 만난 대학생들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결혼을 한다는 소식에는 예식장까지 직접 찾아가기도 하는 등 학생들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프랜차이즈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대학로.

현재 대학로의 음식점이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학기별로 3~4개월밖에 장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방학이 되면 대부분 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장사가 거의 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

저녁시간에도 한산한 대학로.

대학로에 자리를 잡고 있는 토스트 전문점 대표 역시 “최근에는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며 “학생 수도 날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어 대학로 인근이 한산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혜전대에 재학 중인 오지원(20) 씨는 “학생들에게는 6~7000원도 큰돈이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친구들과 식당에 가고 있다”며 “또 수업이나 일정 상 점심시간이 촉박해 식당까지 나오지 못하고 간단하게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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