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순홍언니 순홍언니 '순홍언니' 가 있었다. 이름이 '순홍' 이 였는데, 경자가 살던 동네의 언니다. 경자는 내가 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던 때 그 학급에 있던 여자 아이다. 벌써 30년 가까이 된 이야기이니까 옛날 옛날이야기다. 순홍언니가 문득 문득 생각이 나는 것은, 가고 없는 옛날이 그립다기 보다 그 때 가졌던 순수와 순정이 그립기 때문이다. 경자가 며칠간 집을 나갔다 온 후로 거의 매일 내 책상위에 꽃을 가져다 놓았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보다가 '순홍언니' 가 보낸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학교에 정을 붙이려는 '경자' 나름의 노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 교사) | 2009-07-23 16:02 꽃밭에서 꽃밭에서 오래 전 이야기, 그러니까 옛날이야기가 되겠다. 학교에서 음악수업을 풍금을 놓고 하던 시절의 이야기. 그것도 풍금을 이리저리 옮겨다 놓고 수업을 해야 했던 이야기니까 지금 학생들이 듣기에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 쯤 되겠다. 담임선생님이 여자분일 경우에는 그래도 좀 나았다. 남자 담임선생님일 경우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수업을 좀처럼 하지 않으셨다. 아마도 풍금을 켜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러셨을 거다. 일 년에 한두 번 음악수업을 하는 때는 잔치날 같았다. 상냥한 여자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힘센 남자 아이들이 풍금을 날라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 2009-07-10 14:29 여름 노을 여름 노을 지난여름 아주 더운 날 독서실에 간 딸아이를 마중하러 나갔다. 오후의 태양이 아직 이글거리더니 어느 순간 뚝 떨어지며 빛깔고운 노을을 만들어 냈다. "아빠! 저 하늘 좀 봐! 우리 저 쪽으로 돌아서 하늘 보고 가!"방금 전에 학교 숙제가 밀려서 얼른 집에 가야한다던 아이가 노을을 보고 마음을 바꾼 것이다. 나도 그게 좋겠다 싶어 하늘이 좀 더 잘 보일만한 길로 돌아서 오는 데 집 가까이 오자 "한 바퀴 돌고 가면 안 돼?" 했다. 딸아이의 그 기분을 이해할 것 같아 그러기로 했다. 복잡한 길을 빠져 나오니 푸른 들이 펼쳐져 있었다. 문화일반 | 전만성 | 2009-07-03 13:08 처음처음이전이전12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