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무용 거장 한성준… 탄생 140주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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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무용 거장 한성준… 탄생 140주년 기린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4.06.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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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때 농악·줄타기·춤 민속예능 즐겨
갈산 신안리 출신 일찍이 예인의 길로
전설적 인물로‘최고의 명고수’불려

승무와 태평무, 살풀이춤 등 오늘날 대중에게도 익숙한 한국 최고 전통춤의 창안자, 100여 가지에 달하는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양식화한 조선 춤의 계승자, 일제강점기 우리춤 보존과 후진 양성에 힘썼던 ‘문화 독립투사’, 고수이자 소리꾼, 춤꾼이었던 종합예술인. 근대 전통춤의 거장 한성준(1874∼1942) 선생을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통무용계에서 그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우리고장 홍성 출신인 한성준 선생은 8세 때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 예능을 익히고 서울 무대에 입성해 당대 최고의 고수로 명성을 얻었다. 한성준 선생은 갈산면 신안리에서 태어나 6, 7세때 외조부 백운채에게 춤과 장단을 처음 배웠고 이후 서학조에게 줄타기와 각종 민속예능을 학습하는 등 일찍이 예인의 길로 들어섰다. 10대에 춤과 농악, 줄타기 등을 익히고 이동백·김창환 등 명창들의 북장단을 도맡으면서 당대 최고의 명고수로도 이름을 날렸다.

선생은 어릴 적부터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예능에 출중한 재능을 보여 동네에서 어릿광대로 불리었고 홍성을 비롯한 서산, 태안 일대의 각종 민속연회판과 굿판에 참가, 예술적 기량을 보여주었다. 이후 17세 때에 수덕사에서 3년간 독학수련으로 춤과 장단을 연마하기도 했다. 28세가 되자 전국 유랑길에 올라 적국 각지의 민속예능을 접했으며 31세 때에 서울에 정착, 원각사에 출연해 고종으로부터 참봉이라는 벼슬을 받는가 하면 판소리 명창들과 궁중어전의 연회에 참가하는 등 명고수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후 송만갑협률사 일원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펼쳤으나 한일합방으로 이 단체가 해산되자 서울로 상경해 후진들에게 춤과 장단을 가르치며 수많은 기예자를 길러냈다. 또 라디오에 출연하거나 판소리 명창들의 음반취입에 고수로 참여하면서부터 고수와 전통 춤꾼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해나갔다. 1934년에는 국악인들의 모임체인 조선성악연구회 일원으로 참가하여 임원을 역임했고 이 경험을 살려 1938년 근대 전통춤 교육의 산실인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설립했다. 또 1935년부터 선생은 창작 전통춤을 무대에 올렸을 뿐 아니라 1940년 일본경찰의 감시 속에 일본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으며 인생 후반기 대부분을 춤을 재구성 하거나 집대성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선생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41년에는 소설가 이태준, 화가 고희동과 함께 제2회 조선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궁중에서 전습되던 정재와 민간에서 추던 민속춤을 바탕으로 선생이 새롭게 창작한 전통춤은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등을 비롯 왕의춤, 영의정춤, 좌의정춤, 급재춤, 도승지춤, 진사춤 등 40여 가지에 이른다. 그중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등은 우리 전통춤의 가장 탁월한 춤 형식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생이 창안했거나 재구성한 여러 유형의 전통춤이 오늘날 가장 정통성 있는 춤 계보를 형성·유지되고 그중 승무(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와 태평무(중요무형 문화재 제92호)는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 보존되고 있다. 그의 문하에서 손녀 한영숙을 비롯해 강선영, 이동안, 김천흥, 장홍심 등 뛰어난 전통춤꾼들이 배출됐다. 그는 신무용가 최승희와 조택원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12일부터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개최
서울·홍성·수덕사 등서 공연·학술행사
위대한 예술혼·창작정신 집중 재조명

올해는 명무 한성준 선생이 탄생한지 14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이다. 홍성군은 한국전통무용의 거장인 한성준 선생 탄생 140주년을 맞아 오는 6월 전통춤대제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회장을 맡은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6월 서울과 9월 홍성에서 각각 개최된다. ‘위대한 유산, 한성준의 춤’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우선 오는 12∼1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을 기점으로 3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개막식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원로무용가 김문숙 선생도 참석해 출연자들과 한성준 선생의 예술혼을 음미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이애주, 조흥동, 김매자, 국수호 등 대표적 명무들과 중견 무용가 등이 대거 출연한다. 공연 외에도 한성준 선생의 업적을 학술적으로 재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 전시행사 등이 본행사로 함께 진행되고 체험행사, 한성준 고향탐방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홍성과 내포신도시, 예산 수덕사 등에서 진행된다.

군은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2014년 공연예술행사·축제 지원사업’에 공모해 국도비 2억 5000만원을 확보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한성준 춤을 지역문화 콘텐츠로 삼고 브랜드 가치를 재발견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번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지역의 전통문화 육성은 물론 홍성 고유의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기숙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 회장은 “이 행사는 전통과 현대, 공연과 학술이 어우러진 축제로, 한성준 선생의 예술혼과 창작정신을 반추하고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담은 창작정신을 부활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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