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긍정적으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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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긍정적으로 삽시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5.06.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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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광천 금은당 김석주 대표

“금세공 일을 시작한지는 거의 50년 가까이 됐네요. 지금 광천에 있는 금은방 중에서는 우리 가게가 제일 오래됐습니다.” 광천 금은당 김석주(65)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광천 토박이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금세공 기술을 배워 지금까지 금은당을 운영하고 있다.

 

반지를 수리하고 있는 김석주 대표.

김 대표는 5남매 중 막내로 자랐는데, 세공을 하는 큰 형을 통해 일을 배우게 됐다. 당시 김 대표는 다른 목표나 목적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 때문에 생계를 위해 기술을 배우게 됐다. “옛날에 어렵게 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기술이라도 하나 있어야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세공 일을 배우게 된 거죠.” 김 대표는 “최근에는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지만, 옛날엔 기술을 배우려면 밑바닥에서부터 한 계단씩 올라가야했다”면서 “남의집살이를 하고, 청소를 해주며 조금씩 기술을 배우고 익혀나갔다”고 말했다.

그렇게 기술을 배운 김 대표는 여러 가게를 돌며 일명 ‘금 기사’로 불리는 세공사로 일했고, 자본은 있지만 기술이 없는 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며 가게를 개척해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도 내가 개척해 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금 기사 생활을 계속하던 김 대표는 군대에 다녀와 사업을 시작했지만, 한 차례 실패하고 말았다. 그 때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지난 1979년, 고향인 광천에 금은당을 열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김 대표는 “남들은 부모 유산을 물려받아 편하게 살기도 하지만, 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면서 “5남매 중 막내다보니, 애초에 내 유산은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다보니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고 누구에게든 떳떳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금세공도 작품을 만드는 예술의 한 영역”이라며 “과거엔 반지, 귀걸이, 목걸이 등을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세공사가 자신이 직접 만든 제품을 검인기관에 가져가 검인을 받아와 판매하곤 했다. 지금도 김 대표는 세공 기술과 장비를 갖추곤 있지만, 10여 년 전부터 제도가 바뀌었고 공장에서 출하하는 제품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광천은 독배마을이 번창하던 70년대 전성기를 맞이했다. 원산도, 외연도, 안면도 등 여러 섬에서도 모두 광천으로 나와 장을 보거나 일을 봤고, 금은방도 성황이었다. 특히 금은당이 위치한 옛 시장골목은 광천에서 가장 번화했던 거리로, 김 대표는 “어린 시절 장날이 되면 책가방을 옆에 끼고 나갈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던 거리”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연육교로 인한 교통의 발달과 더불어 방조제로 인해 더 이상 배가 들어오지 않게 되면서 광천은 낙후될 수밖에 없게 됐다. 김 대표는 “경기가 어렵다보니 귀금속 관련 업종은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세공 일을 할 줄 몰라도 구멍가게처럼 물건만 떼다 파는 금은방도 많다”면서 “진짜 금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고칠 줄 모르면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먼저 세공 기술을 배우고 금은방을 열었기 때문에, 반지든 시계든 손님이 원하는 대로 고쳐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들도 대학에서 귀금속공예과를 나와 종로3가에서 세공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것이 세공일이니 그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대학을 가지 못한 게 한이 돼, 자식들만큼은 맘껏 공부시키고 싶었다”는 김 대표는 최근에는 아내와 함께 매일 산악자전거를 타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매일 새벽 5시만 되면 자전거를 끌고 오서산으로 향합니다. 또 가끔은 자동차 캐리어에 자전거를 싣고 멀리 여행을 하고 오기도 합니다. 항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 하니 남들보다 젊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주 만나는 50여 명의 친구들 가운데 머리가 세지 않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웃는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어떤 일이든 그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 본인이 하기 나름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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