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아픈 마음 어루만지는 ‘철이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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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아픈 마음 어루만지는 ‘철이삼촌’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5.07.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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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청로일시청소년쉼터 이철이 센터장

“옛날부터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나 모범생들에겐 눈길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길거리에서도 장애인이나 어려운 분들을 볼 때 손이 먼저 갔죠. 그러고보면 제게 이 일은 천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청로회 일시청소년쉼터(이하 쉼터) 이철이 센터장의 말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03년 군의 위탁을 받아 지금까지 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사실 지금처럼 위탁을 받기 전에도 무허가 건물에서 쉼터는 계속 운영을 해 왔습니다. 홍성에 일을 하러 오게 되면서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군청 복지과에 물어봐 한 독거노인 할머니를 소개받게 됐죠.”

고향이 대구인 이 센터장은 용접 일을 했었다. 아는 형님의 소개로 일을 하러 홍성에 오게 된 이 센터장은 집을 구하기도 전에 무작정 군 복지과에 찾아가 홀로 어렵게 사는 노인 한 분을 소개받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동거를 시작했다. “자리에 누워만 계시는 할머니이셔서 8년이 넘도록 대소변을 다 받아냈죠. 돌아가실 때 제게 10년만 장례를 치러 달라고 하셔서, 그 유언을 따라 납골당에 모신 뒤 고등학생 봉사 학생들과 장례를 모셨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이 센터장은 그 집에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인 쉼터를 마련했고,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학대, 방임, 부적응 청소년 등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남녀 고등학생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을 하는 이 센터장을 보는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잘 모르는 사람이 홍성에 와서 청소년들을 데리고 다니고 이것저것 하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이 협조해주고 도와주고 계십니다.”

 

청로회일시청소년쉼터 이철이 센터장.

이 센터장은 고등학교 시절, 대전 유성에 있는 ‘성세재활원’이라는 곳에 봉사활동을 가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뇌성마비 장애인 한 사람을 간호사 두 명이 붙잡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몸도 건강한데 앞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죠. 언제나 그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이 센터장이 운영하는 쉼터에는 11명의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청소년들이 쉼터에서 생활을 하지만, 이 센터장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아이들은 점차 회복돼가고 있다. “저희 쉼터는 9세부터 24세까지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청소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센터를 떠납니다. 하지만 센터를 떠난 후에도 결혼을 하고, 직장생활을 잘 하면서 다시 찾아와 인사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때마다 정말 큰 보람을 느끼죠.” 여성가족부와 군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쉼터는, 군 단위에서는 홍성이 전국에서 최초로 시작됐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홍성이 그만큼 청소년 문제에 있어 앞서 간다는 반증”이라며 “지금도 충남에는 천안과 아산, 홍성에만 쉼터가 있고 공주는 현재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쉼터에서는 여러 기관 및 단체와 협력해 쉼터 아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며 “등산, 음악회, 캠프, 미디어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해 일부 업체에서는 빵이나 계란 등은 물론 정기 후원을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소년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청소년 지도자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센터장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지역민들에게 사랑 받고, 청소년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복지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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