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자락에서 희망을 일궈가는 상담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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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자락에서 희망을 일궈가는 상담마을 사람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5.08.03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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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한 농촌마을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1>
농촌마을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 - 광천읍 상담마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농촌은 갈수록 쇠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농촌형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고유의 색깔을 찾아가며 희망을 일궈가는 마을과 지역민들이 있다.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홍성의 농촌마을 가운데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광천읍에 위치한 상담마을을 찾았다. 며칠간 이어진 장맛비로 오서산 자락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던 날, 상담마을 ‘오서산산촌마을센터’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는 소리가 가득했다. “예로부터 우리 상담마을은 인심이 좋고 이웃 간에 불화도 없는 마을이었죠. 지금도 마을 주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오순도순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을 이장 권영호(55) 씨의 말이다. 상담마을은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 진입로가 포장이 되지 않았을 정도로 낙후된 시골 마을이었다. 그러나 20년 전부터 지자체 차원의 산촌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변화를 이뤄가기 시작했다. 먼저 오서산 앞 주차장이 확장되고 도로가 포장되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등 유입인구가 확장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더욱 다양한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는 연결고리가 됐다. 이후 여러차례 지원사업을 통해 마을 펜션이나 칡 가공 시설, 버섯 하우스, 저온 창고 등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마련돼 지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상담마을 오서산 펜션의 모습.

아름답지만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사업 발굴
지역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사업 추진·참여
다양한 지원·시설 활용 사업으로 관광객 ‘관심’
앞으로도 하나 된 마을 공동체·사업 이뤄갈 것

5년 전인 지난 2010년에는 소도읍 육성사업 대상지로 독배(옹암포)마을, 광천읍내, 상담마을 등 광천에서만 3곳이 선정됐는데, 이를 통해 상담마을은 식당, 회의실을 비롯해 족구장 등을 갖춘 ‘오서산산촌마을센터’의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현재 상담마을은 산촌마을센터 식당을 이용한 소득 창출 사업을 시작했고, 관광객이나 등산객이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기반시설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상담마을은 여러 가지로 열악한 자연환경을 가진 지역이기도 하다. 수려한 산세의 오서산을 끼고 있지만, 이로 인해 평지가 적어 경작할 땅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등 일조량이 부족하고, 바람이 많이 불며 토질이 대부분 자갈이어서 농작물을 짓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또 농작물을 수확해도 광천시장까지 나가 팔아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쪽파나 마늘이 마을에서 생산하는 주 작물의 전부였다. 그러나 등산인구의 증가 등 유입인구의 확장은 마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다. 등산객들을 상대로 오서산 입구에는 장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농산물도 등산객들의 수요에 맞춰 고구마, 땅콩, 생강, 버섯 등으로 다양화됐다. 또 마을 펜션을 운영하면서 관광객들이 마을에 머물다 가는 등 점진적인 변화와 발전이 이뤄져 왔다.

 

직접 만든 손두부를 자르는 모습.

최근에는 산촌마을센터에서 일명 ‘착한 가게’라고 불리는 식당을 운영해 지역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착한 가게’라고 불리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인데, 현재 식당에서는 잔치국수 3500원, 콩국수 5000원, 손두부를 포장 5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식자재 구입 및 음식조리 등 식당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김태영(56) 부녀회장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식당을 운영할 수 있어 참 좋다”면서 “두부는 매일매일 만들고 김치는 열흘에 한 번씩 담글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음식 맛도 개선시켜 나가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한 번 와 보신 분들이 계속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촌마을센터 식당의 경우,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과 맞물려 지역의 노인들이 모두 함께 참여한 가운데 운영되고 있다. 또 관광객이나 지역민들에게 판매해 얻어진 수익금은 모두 마을 주민들이 공평하게 분배해 나눠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마을 주민들이 그동안 지원받은 것을 다시 환원하자는 뜻을 모아 홍성사랑장학회에 장학금 100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또 산촌마을센터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콩물을 이용한 친환경 비누 및 향초 만들기 등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배우고, 앞으로는 오서산과 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체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민들은 지난 6월부터 매주 화요일 비누와 향초 만들기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센터 내 회의실 영상시설을 활용한 영화 관람도 진행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노년 연령층이 관람할만한 영화 리스트를 뽑고 순차적으로 상영한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콩물 비누 만들기와 향초 만들기에 참여하는 모습.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담마을은 지난해 ‘오서산상담마을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고, 현재 36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영농조합법인은 단순히 이익을 목적으로 조합을 만든 것이 아니라, 마을 모든 가구에서 1명씩 대표로 참여해 명실상부한 마을 경제활동 기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현재 사업자등록까지 마친 영농조합법인은 상담마을의 모든 경제활동 및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상담마을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모두 ‘한 마음, 한 뜻’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마을 총무 경규대(58) 씨는 “아무리 좋은 사업이 있고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마을 주민들의 마음이 모이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라면서 “우리 마을이 농촌마을의 위기를 극복한 우수사례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서로 협동하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담마을은 농촌지역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지 않고, 있어도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관광센터 주변이나 마을 주변 관리 등은 노인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상담마을 주민들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다함께 힘을 모아 희망을 일구고 있다.

 


 

권영호 상담마을 이장 인터뷰

“단합되는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 이뤄나갈 것”

 

권영호 이장<사진>은 “광천 토박이이긴 하지만 상담마을에 들어온 것은 22년 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수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읍내와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지가가 저렴한 곳을 찾다보니 상담마을에 오게 됐다”면서 “마을 주민들 인심이 좋고 지역 여건도 좋아 정을 붙이며 살게 됐다”고 말했다.“흠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요. 약점을 잡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금방 잡을 수 있는데, 좋은 면만 보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시는 분위기여서 마을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죠.” 권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며 사업 유치 등에 힘썼는데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고 따라와 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산촌마을센터가 개관을 하기 전에도 많은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사업을 해 오고 있었지만 외부에 잘 알려질 계기가 없었죠. 하지만 센터가 개관을 하면서 우리 마을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권 이장은 앞으로의 포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금 저희 마을에 갖춰진 것들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에 최선을 다하며 마을의 단합과 화합을 이뤄가고자 합니다. 사실 수익은 둘째 치고 마을 공동체가 조화를 이뤄나가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큰 사업이 주어지더라도 흐지부지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어 권 이장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상담마을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낙수효과처럼 아랫마을인 중담, 하담 마을뿐만 아니라 광천, 나아가 홍성 전 지역까지 확장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단합된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를 이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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