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음꽃이 소리로 피어나는 소리마을
상태바
항상 웃음꽃이 소리로 피어나는 소리마을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08.28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쇠퇴한 농촌마을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5>
농촌마을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 - 서부면 광리 소리마을

서부면 광리는 조선말 고종 32년(1895)부터 결성면 상서면에 속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이후 서부면에 편입됐으며, 중광마을과 소리마을 두 개의 자연마을이 형성돼 있다. 이중 소리마을은 소가 들어오는 형국인 우심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에는 작두머리, 작두마을이라 불리기도 했다. 소먹이를 대어주는 형이라는 소리마을은 마을주민 모두가 부지런해 옛날부터 춘궁을 모르고 먹을 것이 풍부한 부촌으로 알려졌다.

소리마을 전경.

밀양박씨 9대 손이 처음 입향해 살았다는 소리마을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각성바지 마을이 됐다. 현재 61가구 13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곳은 고령인구 비중이 39%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초고령 마을이다. 초고령마을이라 흔히 활기가 떨어지는 조용한 마을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소리마을은 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생기가 넘치는 마을이다. 급속한 고령화 현상 및 핵가족화 등 가족관계와 부양의식의 변화 등으로 지역사회에 홀로 사는 독거노인의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독거노인의 고독사(孤獨死) 사례도 점점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농산어촌의 경우 도시와 비교해 노인인구 비율은 높은 반면 노인 여가 및 복지시설은 턱 없이 부족한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어 심각함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소리마을에서 고독사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최근 3년간 행복경로당 사업마을로 선정된 소리마을은 일년 365일 매일같이 마을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눈다. 심지어 자녀와 손자, 손녀가 찾아오는 설과 추석 등의 명절에도 경로당에 모일 정도다. 마을 어르신들이 항상 경로당에서 생활하다 시피하다 보니 마을 주민들은 좋은 것이 있으면 어르신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경로당으로 가져가는 것이 전통이 되다시피 했다. 소리마을 경로당은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방이라 할만하다. 경로당에는 매주 찾아오는 프로그램으로 노래교실과 체조교실, 시조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여느 마을과 달리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어 소리마을 어르신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소리마을 어르신들의 건강체조 공연.

365일 경로당에 마을주민 함께 식사하며 정 나눠
경로당 안 나오는 어르신 있으면 서로 안부 확인
체조교실 노래교실 등 적극적 참여가 삶의 활력소
주민 자녀 등 출향인 경로당 활동 적극 후원 나서

함께 아구를 손질하고 있는 마을 어르신들의 모습.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날에도 경로당에는 늘 어르신들이 찾아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워간다. 어르신들은 매일 점심이면 어김없이 경로당을 찾아 함께 점심식사를 나누고 옹기종기 모여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매일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다보니 혼자 산다고 해도 외로움이나 고독사의 위협을 느낄 틈이 없다. 경로당에 모여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라 가끔 늦게까지 경로당에 나오지 않는 어르신이 있다면 서로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 안부를 꼭 확인하느라 난리다. 항상 서로 돕고 함께 사는 것이 생활에 배여 있는 마을이다. 박근호 이장은 “우리마을에서는 어르신들이 항상 경로당에 모이고 안 보이는 분이 있으면 서로 안부를 확인하고 있어 독거노인 고독사 문제 등은 있을 수 없다”며 “함께 즐겁게 생활하고 배우고 있어 어르신들의 얼굴에 항상 웃음이 넘친다”고 말했다.

소리마을은 주민들간의 유대감이 높아 강한 공동체가 형성돼 있다. 여기에 행복경로당 사업이 함께 추진되며 더욱 공동체가 강화됐다. 경로당에서 노래교실과 체조교실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함께해 마을 어르신들의 삶이 더욱 젊어지고 생기가 넘치고 있다. 단순히 마을에서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경로당에서 배운 춤과 체조 등을 지역의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 무대에 초청받아 공연하며 삶의 활력과 자신감을 얻고 있다. 소리마을 어르신들은 희망마을 발표대회 초청공연을 비롯해 재능나눔 콘테스트 등 지역의 다양한 무대에 초청을 받아 요가와 건강체조 등의 동작을 활용한 건강댄스 공연을 펼치고 있다. 평균나이 80을 넘는 어르신들의 건당댄스 공연 등은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하며 지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리마을 지명돈 노인회장은 “박 이장이 물심양면으로 경로당 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경로당 회원들도 경로당에서 하는 활동에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소리마을은 지난해 충남도 살기 좋은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됐으며,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장려상, 홍성군 마을발전계획 발표대회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소리마을다목적청년회관에서 열린 청년회 주관 화합잔치 모습.

 행복한 소리마을을 만들어 가는 길에는 고향을 떠난 이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경로당 칠판에는 출향인과 도시로 떠난 자녀들, 마을 젊은이들의 이름이 가득하다. 이것은 마을 어르신을 위해 낸 후원금과 쌀 등의 후원물품 내역이다. 매달 결산하고 지워도 다음 달이면 바로 가득 채울 정도로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소리마을이 지금처럼 단합할 수 있었던 것에는 적극적인 소통이 주효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소통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소리마을은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소통이 원활하다. 마을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소통을 우선시해 서로 상의하고 뜻을 모아 일을 처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박 이장은 “마을일을 추진할 때는 다 같이 상의해서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마을주민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라며 “다른 마을에서는 선진마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마을의 수익을 생각하기보다 지금처럼 마을사람 모두가 행복하고 잘 살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