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에 당당한 주인공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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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에 당당한 주인공이 됩시다”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5.09.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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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석 우리문화전문연희단체 ‘꾼’ 대표

“지난 2008년 홍성에 처음으로 왔으니 벌써 8년차가 됐네요.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서 홍성으로 오게 됐습니다.” 우리문화전문연희단체 ‘꾼’ 조영석 대표의 말이다. 고향이 대구인 조 대표는 “홍성에 와서 아기가 태어났는데,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봉암마을 주민들과 함께 인형극을 만들어 공연하고, 금마중학교 학생들에게도 탈춤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부터 마을이나 학교의 문화 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목적을 갖고 시작하기보다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을 때가 많죠. 봉암마을 어르신들의 순박함을 느끼면서, 마을 이야기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그것이 점차 발전해 지금의 인형극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봉암마을 주민들과 3년째 함께 하고 있는데, 이제는 마을 스스로가 자립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매주 토요일마다 금마중학교 학생들에게 탈춤을 가르치고 있는데 “전에는 학교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탈춤을 가르치면서 학교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금마중학교와 같은 소규모 학교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주 간절합니다. 또, 마을 주민들이 문화를 통해 일상의 활력소를 얻게 되는 것도 제 작은 소망입니다.”

조 대표와 봉암마을 주민들, 금마중 학생들은 최근 역사인물축제에서의 공연도 앞두고 있어 최선을 다해 연습에 임하고 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공연은 최영 장군의 이야기를 담은 탈 마당극으로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공연입니다. 또 봉암마을 어르신들도 ‘팥죽할멈과 호랑이’라는 인형극을 공연할 예정입니다. 이 공연은 지난해 12월 홍성문화원에서도 공연된 적이 있습니다.”

▲ 우리문화전문연희단체 ‘꾼’ 조영석 대표가 금마중학교 학생들에게 우리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


조 대표는 “초창기 봉암마을 어르신들은 인형극이 익숙지 않아 힘들고 어려워했지만, 최근에는 공연을 본 자녀와 손자, 손녀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을 느낀다”면서 “이제는 어르신들의 공연이 수익으로도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 첫 단추를 이번 역사인물축제에서 꿰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교육을 하다보면 어르신들은 다소 늦고, 아이들은 빠르다는 차이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같은 결과는 문화를 통해 조금씩 변해간다는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자신 없어하고 스스로를 표현할 방법을 모르던 주민들과 아이들이 문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변하고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는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는 봉암마을과 금마중학교가 문화 공동체를 이뤘으면 합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문화를 통해 마을과 학교가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다채로운 공연이나 행사, 체험 등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한마당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이밖에도 조 대표는 문화를 바탕으로 한 협동조합을 만들고 그 안에서 탈춤, 풍물, 생태, 미술 등 역량이 되는 것들을 하고 싶고, 민요 합창단이나 퓨전민요 등 지역 주민과 함께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공연하는 그 순간 만큼은 누구보다 아름다운 자신을 만나고 함께 즐기며 행복할 수 있죠. 여러분들도 문화를 통해 자신의 삶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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