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의 마음 어루만지는 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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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의 마음 어루만지는 음악 이야기”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0.0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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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교도소 교도관 김종율 교위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죠.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니 음악을 취미로만 하는 것은 조금 아쉽더라고요. 저 뿐만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곡을 하며 곡을 발표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겁니다.” 홍성교도소 교도관으로 재직 중인 김종율(51) 교위의 말이다. 김 교위는 23년째 교도관으로 근무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1집 앨범을 낸 신인가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홍성교도소 교도관 김종율 교위.

“남들은 젊었을 때 겁 없이 무모하게 도전하고, 나이를 먹으면 조심스러워진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나이를 먹다보니까 하고 싶은 것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젊었을 때 치열하게 살고 생활에 여유가 생긴 뒤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김 교위는 평소 작사, 작곡을 즐겨하며 신인작곡가로 다양한 음악을 제작해왔다. 그러나 막상 노래를 부를 가수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가수들은 조금이라도 인지도가 더 있는 작곡가의 곡을 받고 싶어 하죠. 신인작곡가인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불러보고 녹음하면서 습작을 해 왔지만 막상 곡을 줄 가수는 마땅치 않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우연찮게 편곡자로부터 ‘곡을 참 잘 썼고, 보이스 컬러도 본인의 의도와 잘 맞는 것 같은데 한 번 직접 불러보라’는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 김 교위의 1집 앨범.
이후 김 교위는 자신이 만든 곡을 직접 부르면서 지난 6월, 1집 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앨범에 수록된 △가지 마오 △당신 내 사랑 △세월아 인생아 △짝짝짝 등 네 곡은 모두 김 교위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며 장춘식 씨가 편곡을 맡았다.

“노래를 듣고 누군가는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는데, 곡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비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가끔 그런 얘기를 듣게 되면 내가 뭐 하러 곡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 예산에 거주 중인 그는 지난 2005년경부터 공원이나 예당저수지를 순회하며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김 교위를 따라서 공연을 하는 팀들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길거리뿐만 아니라 양로원, 요양원 등을 순회하며 정기공연을 수시로 다니고 있습니다. 음반을 낸 이후에는 방송에 출연하거나 여러 공연을 다니기도 하는데, 공무원이다보니 출연이나 개런티 관계에 대한 제약이나 신고절차가 많아 주로 자선 공연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 가요는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경우가 많은데 신앙인이자 공무원으로서 어떤 곡을 써야하는지가 늘 고민이었다”는 김 교위는 자신의 곡인 ‘가지 마오’라는 곡을 설명했다. “이 곡은 재소자가 교도소에 수감된 상황에서 부인이 이혼 소송을 제기한 실제 상황을 보고 모티브를 얻어 작사·작곡한 곡입니다. 재소자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아내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남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이 곡에 담은 것이죠.” 이밖에도 ‘세월아 인생아’라는 곡은 정처 없이 흘러온 시간과 지난 과거를 돌아보며 새롭게 살고 일어서자는 내용을 가사에 담았고, ‘짝짝짝’은 모두가 재밌고 신나게 살아보자는 내용을 담은 곡이다. 김 교위는 앞으로의 포부를 덧붙였다.

“교도관으로서 재소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곡을 쓰고 싶습니다. 또 그들이 과거를 떨쳐버리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곡을 만들어 위로와 순화, 다짐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곡을 만들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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