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준 춤 전용극장 설립하자
상태바
한성준 춤 전용극장 설립하자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11.12 10:2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연낙재, 수덕사서 학술세미나 개최
춤의 대가들 전통 예술의 올바른 전승·발전 위해 설립에 공감

▲ 지난 8일 수덕사에서 열린 내포 전통춤 학술회에서 유영대 충남도 문화재위원<사진 왼쪽>을 좌장으로 김헌선 경기대 인문대학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국수호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등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춤의 대가들이 지난 8일 예산군 수덕사에 모였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춤꾼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한성준(1874~1941)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현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와 연낙재는 이날 예산군 수덕사 황화루에서 한성준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무용가, 학자, 불교교단 관계자,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포 전통춤문화유산의 현대적 계승 진단과 정책적 대안 모색’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모인 각계 참가자들은 전통 춤의 올바른 전승과 발전을 위해 ‘국립 한성준 춤 전용극장’ 설립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정재왈 경희대 교수의 ‘국립 한성준 춤 전용극장 설립은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발제는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통춤의 대가로서의 한성준 선생이 아닌 기획자이자 경영자로서의 모습에도 주목한 정 교수는 “한성준이 체계화한 무용은 실내극장 무대를 통해 재현됨으로써 극장 무용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전통에 바탕을 둔 무용의 맥을 확립했을 뿐더러 지금까지 미치는 영향력이 심대하며, 작품의 기획·생산자이자, 극장을 통한 유통에도 능한 예술경영인으로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한성준의 피와 골격을 만들어주었으며 신고의 시절을 보듬어 준 내포에 ‘국립 한성준 춤 전용극장’이 설립되야 하며, 전통 예술의 올바른 전승과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설립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날 세미나에선 이외에도 김헌선 경기대 인문대학장이 ‘내포제 전통문화의 원형과 현대화 방안’을 주제로 논문을 발제했고, 불교신문 사장인 주경 스님이 ‘수덕사와 근대 한국예술, 그리고 한성준’,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한성준 현재화 작업의 현황과 전망’ 등을 발제했다. 이어 열린 토론 및 자유발언에서는 ‘국립 한성준 춤 전용극장 설립’이 집중 논의됐다. 한성준 선생이 탄생한 홍성 등 내포 지역에 설립하자는 주장과 한국을 대표하는 춤꾼이었던 만큼 서울 등 수도권에 짓자는 얘기가 맞섰지만, 설립 자체의 필요성에는 뚜렷한 공감대를 이뤘다.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은 “홍성에 설립하는 것이 가장 좋고 도청이 있는 내포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홍성에서 활성화 된 이후 수도권 내에 분관처럼 극장을 만들어 교류 연계 공연 등을 장기적으로 고민해야지 처음부터 수도권 설립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성준 기념사업 보조금 정산
경찰수사 논란일어

이날 ‘국립 한성준 전통 춤 극장’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무용계 일각에선 노골적으로 홍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기념사업회가 한성준 선생 탄생 1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민간보조사업으로 추진한 제1회 대한민국 ‘위대한 유산, 한성준의 춤’ 사업 정산과 관련해 홍성군이 보조금사업자를 경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일부 무용계 인사들이 군을 일방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해당사업 보조금 집행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기념사업회는 지난해 국비 1억 원, 도비 1억5000만 원, 군비 1억5000만 원, 자부담 5776만 원 등 총 사업비 4억5776만 원을 투입해 제1회 대한민국 ‘위대한 유산, 한성준의 춤’ 사업을 추진했다. 기념사업회는 한성준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6월과 8월 서울과 홍성에서 전통춤 공연을 펼쳤으며, 한성준 고향탐방, 국제학술심포지엄, 다큐멘터리 상영회 등을 진행했다.

이날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성준 현재화 작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발제를 통해 홍성군을 비난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성 교수는 “2014년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은 주최측(기념사업회)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 도비를 끌어와 홍성군의 인물 한성준을 조명한 행사였다”며 “생산적 결과의 도출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성준을 집중 조명한 주최측은 정산문제로 인해 적지 않은 고초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의 고향 홍성만 한성준을 조명하고 기릴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해 한성준 선생의 고향인 홍성과 선생과의 관계를 분리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은 “한성준이 홍성만의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홍성에서 시작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홍주문화권에서의 한성준이며, 주변지역과 교류 속에서 내포문화, 내포제라는 큰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홍성군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해도 (기념사업의)기반은 선생의 고향인 홍성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제가 끝난 이후 열린 토론 및 자유발언에서는 성 교수의 발제와 관련해 홍성군에 대한 비난이 줄을 이었다.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은 “지역과의 관계를 보면 내포춤이 지역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 전통 춤 극장이 홍성 예산 지역에서 가능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며 “지역에서 배척하니까 우리는 서울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수호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지난해 한성준 할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사업과 관련한 보조사업비 4억여 원 중 2억7000여만 원을 반납하라고 하고 고발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무용계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홍성군을 규탄하고 군수를 고발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성기숙 기념사업회 대표는 “홍성군에서 승인한 대로 보조금을 사용했고 홍성군수 및 관계자도 함께 행사에 참여해 놓고 이제 와서 보조금 집행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산보고서 제출 이후 군에서 문제를 제기해 바로 보조금 회계전문가 등의 자문을 구했는데 문제없다는 답을 얻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군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보조금을 용도에 맞게 써야한고 사전에 안내 했으며, 수차례 보조금 정산 서류 보완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가피 했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보조금 지출 내역에 대해 근거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기념사업회에서 제출한 관련 서류가 미비해 목적에 맞게 사용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조차 없다”며 “군에서 밝힐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사실관계를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말했다.
한편, 명무명고도 불리는 한성준 선생은 젊은 시절 송만갑, 이동백 등 당대 국창들 서로 찾았던 명고수로 이름을 날렸다. 또한 100여 가지의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전통에 바탕을 둔 새로운 춤을 창작하고 실내극장 무대화해 재현하는 등 근현대 전통춤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선구자로 불린다.
그의 춤 맥은 손녀인 한영숙과 조선 제일의 춤꾼 최승희로 이어졌으며, 다시 김매자, 이애주, 국수호 등 현대의 우리춤 대가들에게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승필 2015-11-12 15:18:16
담당공무원들이 참석한 한성준 행사에 출연한 출연진 중 일부 출연진에 대한 보수는 인정하고 다른 출연진에 대한 보수는 인정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지 알고 싶어요.
만약에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홍성군이 그렇게 구분하여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