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졸속 예산심의 논란
상태바
군의회, 졸속 예산심의 논란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12.24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급조된 군립미술관 건립 ·의회 피복비 등 전액 반영
법령·조례 근거 사업 무리한 삭감… 사업지연 우려

내년도 홍성군 예산이 4606억 원 규모로 확정된 가운데 불필요한 예산은 살고 정작 필요한 예산은 삭감되는 등 홍성군의회의 예산 기준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법령과 자치조례에 근거해 편성된 예산마저 무리하게 삭감해 불필요하게 사업만 지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군의회는 제232회 정례회 기간동안 집행부가 급조한 군립미술관 건립 관련 예산 2억500만 원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또 내년도 예산에 군의원과 사무과직원 등을 위한 현장방문 피복비 750만 원을 반영해 군민들의 지탄과 비판을 받았지만 전액 반영했다. 특히 군립미술관 건립 사업은 지난달 중순경 한 출향작가의 제안으로 추진하기 시작해 한 달도 못 돼 예산편성까지 이어져 지역 문화예술계로부터 우려를 불러왔다.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은 “이응노 생가기념관에 집중해 확실한 문화예술 기반을 다져야지 역량을 나눌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법령과 자치조례에 근거해 편성한 사업비는 예산절감 등을 빌미로 일관된 기준 없이 삭감해 예산심의 기준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 김석환 군수의 공약 중 하나인 마을택시 운행에 따른 주민지원금은 8000만 원 중 2000만 원이 삭감됐다. 또 사회적기업육성 및 마을기업 지원 확대 공약에 따른 사회적경제 역량강화 사업비 1000만 원도 전액 삭감됐다. 마을만들기 사업과 관련해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중간지원조직인 지역협력센터 운영 사업비는 1억4000만 원 중 7000만 원이 삭감됐다. 이는 마지막 조절 추경에서 승인한 지역협력센터 운영 사업비 7000만 원을 더하면 실질적인 사업비 변동은 없지만 앞선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친 추경에서 불필요하게 해당 사업비를 삭감해 사업만 지연시킨 꼴이 됐다.

왕대골체험마을 소정식 대표는 “다소 늦었지만 지역협력센터 예산이 통과돼 앞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주민들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사회적 경제 및 마을만들기 사업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민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역량강화사업이 중요하다”며 관련 예산의 편성을 요청했다.
농축산업관련 예산도 상당수 삭감됐다. 고령영세농 토양개량제 살포비지원 2000만 원, 가축방역일지 제작 1000만 원, 4-H본부 역량강화 및 워크숍 500만 원, 영농 4-H본부 역량강화 및 워크숍 500만 원, 농촌여성교육 현장교육 차량 임차 300만 원 등이 삭감됐다. 이중 고령영세농 토양개량제 살포비지원은 이선균 의원이 발의한 ‘홍성군 고령 영세농업인 지원 조례’에 따른 것이다.

또한 군의회는 홍성이주민센터 운영비 1800만 원 중 200만 원을 삭감하고 이주노동자 상담 사업비 2000만 원 전액을 삭감했다. ‘홍성군 거주외국인 지원에 관한 조례’에는 외국인의 고충·생활·법률·취업 등 상담 지원 등이 규정돼 있다. 군의회는 지난해 10월경 ‘이주노동자인권보장과 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외국인노동자상담센터의 필요성을 논의한 바 있으나 1년 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홍성이주민센터 유요열 대표는 “다문화 가정과 노동 문제는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이주민센터에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비롯해 사고예방 차원에서도 이주노동자 상담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령으로 정해진 사업에 대해서도 예산 삭감이 이어졌다. 군은 지방대중교통·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교통안전 기본계획 연구용역 사업비로 각 3500만 원 씩 총 1억500만 원을 편성했으나 군의회는 각 10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을 삭감한 7500만 원을 승인했다. 각 연구용역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교통안전법’ 등에 따른 것으로 군은 5년 단위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5년 전 같은 내용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투입된 예산은 1억7000만 원이다. 해당 사업부서에서는 최대한 예산을 절감해 추진해보겠다고 밝혔지만 5년 전 예산의 절반 이하로 사업비가 깎여 추경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에 대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헌수 부의장은 “중복된 예산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차원으로 공정하게 심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비판은 허용돼야겠지만 일부 예산 삭감을 쟁점화해 발목을 잡는 식으로 막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군의회는 지난 18일 제232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2016년도 군 예산 4606억 원을 의결했다. 의회가 삭감한 내년도 예산은 군정CI 개발 연구용역 5000만 원 등 일반회계 37건 10억2290만 원, 홍성광천하수처리장 유지보수 1억 원 등 특별회계 2건 2억 원 등 총 39건 12억2290만 원이다. 삭감한 예산은 예비비 등으로 편성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