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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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봄
  • 이원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6.03.03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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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요.
어머니: 왜 또 그래? 잔말 말고 어서 가!
아들: 선생들도 날 싫어하고 수위까지 눈치준단 말야!
어머니: 그래도 네가 안가면 어떡하니? 교장 선생이.

설마 이런 일이야 있겠는가마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이보다 훨씬 암담한 경우도 없지 않다.
며칠 전, 홍성, 보령, 청양에서 연극을 하는 제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들은 얘기다.
예고출신의 제자 한 명이 인문계 고등학교 수업을 하게 되었다.
예체능계나 실업계 학생들과는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 하며 들뜬 마음으로 수업에 들어갔던 모양이다. 특별활동으로 연극을 배우게 되었으니 학생들도 기대가 크리라고 여기며 신바람을 냈을 터인데... 학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것도 아니고, 학교측의 배려가 부족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아무튼 뜻밖의 사태를 당하고 보니 감당이 안되었던지 얘기하던 목소리 톤이 갑자기 바뀌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아이들이 꿈이 없어요!” 하며 낙심천만의 표정을 지었다. 그 자리에 있던 나머지 연극 강사 선생들 역시 “내말이 그말이야!” 라고 나직이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그 다음 얘기가 훨씬 충격적이다. 어느 어머니가 성적 문제로 딸을 꽤나 볶아댔던가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원하던 성적을 받아온 딸이... 그 딸이.... “엄마! 이제 됐어?” 그렇게 써놓고는 곧바로...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 풍경인가?
하지만 이런 암울한 세태 속에서도 우리들을 웃게 만드는 분들이 계시니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그 분들은 한양에 사시고, 점잖으시고,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으시다. 아니, 보통사람들로서야 찾아뵙기도 쉽지 않은 분들이신데, 겉은 멀쩡하고 속은 뭐랄까? 아무튼 도대체가 납득이 안 가는 분네들이다.
극도로 자기중심적이요, 막무가내인 그 분들을 깨우칠 묘방은 없단 말인가? 피노키오를 찾아라! 제페토 할아버지를 모셔와야만 돼! 이것은 필자보다 10년은 더 사신 분이요, 애민애족의 제왕이신 어느 도사의 말씀이다.
생각할수록 재미지고도 의미심장한 처방이 아니겠는가? 특히나 나라 처지는 세계 양강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그들이 머리싸움하며 치는 탁구 시합의 탁구공 꼴인데다가 나머지 두 나라는 또 다른 셈법으로 우리나라를 기웃거리고, 믿으며 살아야 할 우리의 반쪽은 핵무기로 우리를 겁박하는 이 절박한 현실 속에서 자기들 패거리만 생각하고, 챙길건 다 챙기다 못해 더 챙겨가며 진흙밭에서 개싸움을 하고 허송세월이나 하는 그 분들이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할 때마다 코를 늘어나게 해서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창피를 느끼게 해줘야 할 것이란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서 국민 대다수를 즐겁게 해주는 또 다른 분들이 계시다. 헌데, 그 분들을 탓하는 게 아니라 그 분들을 지나치게 부려먹는 세태가 문제다. 이 채널을 켜면, 먹방이요, 저 쪽은 쿡방이다. 이제 한류는 바야흐로 식문화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대중을 선도해야할 매체에서 먹는 얘기가 태반이라면 좀 지나친 게 아닐까?
때는 바야흐로 봄! 죽었던 초목도 되살아나고 난치병 환자들도 희망이 샘솟는 계절!
“쓴 나물 데운 물이 고기도곤(고기보다) 맛이 이셰(맛있고나)” 라고 송강 정철 선생은 노래했다. 이 희망의 봄볕에 온갖 시름을 유쾌하게 널어 말리고 통쾌하게 탁탁 털어서 뽀송뽀송해진 이부자리를 펴보면 어떨지! 행복 두근 희망 닷냥 꿈에 실어 우리 국민과 국가가 당면한 이 모든 위기와 병통을 쾌도난마처럼 해결 지을 용꿈이 꿔질지도 모를 일이다.
오는 4월 총선에서는 국민이 무서운 줄 모르는 선량하지 못한 선량들에게 시원한 국민결정표 미역국을 실컷 먹여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온 국민이 즐겁고 포근한 봄 꿈에 젖으시길 대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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