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 속에 새로운 미래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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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역사 속에 새로운 미래 꿈꾸다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9.10.27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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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 ④장곡면 대현리
▲ 장곡면 대현리는 70여 농가 150여 명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은 친환경농업을 통해 마을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장곡면 대현리는 역사 속의 중심마을이다.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멸망하고 백제부흥운동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곡산성(주류성)이 바로 마을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주류성은 옛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유적이지만 아직까지 그 위치를 확실하게 규정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마을 주민들은 장곡산성을 주류성이라 확실하게 믿고 있으며 매년 음력 9월 7일에 백제부흥운동 순의열사를 추모하기 위한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대현리(大峴里)는 사로국 백제시대에는 시시량현, 통일신라시대에는 신량현, 고려시대에는 여양현, 조선시대에는 홍주현, 조선 말기 홍주군 유곡면의 지역이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월현리, 평촌, 대부리 일부를 병합해 대부(大釜)와 월현(月峴)의 이름을 따서 대현리라 하여 홍성군 장곡면에 편입되었다. 

대현리에는 고인돌 3기, 한치바위 1개, 학성산성, 석성산성, 석실묘 18기, 도요지 2기, 야철지 2기, 배다리, 금광지, 백제시대의 토기, 명문기와 등 역사 유산물이 곳곳에 묻혀있는 마을이다. 

 

 

 

 

 

 

 


산으로 뒤덮힌 분지형 농촌마을

대현리는 장곡면사무소에서 청양방면으로 96번 지방도를 따라 자동차로 5분 정도 달리면 접할 수 있다. 동쪽으로는 학성산성, 남쪽으로는 석성산성, 서쪽으로는 숯고개, 북쪽으로는 월현마을까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마을이다. 

현재 대현리는 대부동마을(이장 정인영)과 월현마을(이장 염규영)로 나뉘어 있다. 대부동마을은 45농가에서 11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월현마을에는 21농가에서 42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들 대부분은 농사일에 전념하고 있다. 

 

 

 

 

 

 

 

 

 

 


대현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음력 정월 보름이 되면 쥐불놀이와 달집을 태우며 소원을 빌었고, 풍물을 치며 주민들의 흥을 돋궜다. 논농사를 많이 짓다보니 농사와 관련된 풍습이 많이 간직됐었고 1960년대까지 두레를 통해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나갔다. 

대부동마을에는 조선시대 대부창(大釜倉)이 있었다고 한다. 대부창은 근방의 열방, 성지, 유곡 3면(面)의 쌀을 거둬들여 보관하였던 큰 창고이다. 그렇지만 한 두 명 씩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은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마을에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지지 못했고, 마을은 점차 쇠퇴의 길로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친환경농업으로 희망 일구다

대현리는 1990년에 접어들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마을 주민들이 친환경농업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눈을 뜬 것이다. 현재 대현리에는 20여 농가에서 친환경 쌀을 재배하고 있으며, 각종 채소류와 감자, 밤 등을 생산하고 있다. 

홍성유기농영농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정상진(39․정다운농장) 씨는 󰡒초창기에는 친환경농업을 하겠다는 농가가 적었지만 지금은 농민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친환경농업을 통해 농촌과 도시의 상생을 찾아나가면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에는 대부동마을에 위치한 정다운농장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른생협과 주민생협 조합원 100여명이 대현리를 찾아 가을걷이 행사를 가진 것이다. 생협 조합원들은 뜻 깊은 행사를 마련한 마을 주민들과 홍성유기농 관계자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해 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대현리를 찾는 도시 소비자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봄에는 벼농사 체험, 가을에는 가을걷이 행사, 겨울에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치르고 있다. 또한 수시로 마을을 찾아 봄나물을 캐고, 밤을 줍는 등 연간 2000여명 정도가 마을을 찾고 있다는 것이 홍성유기농영농조합 정상진 대표의 설명이다. 마을을 찾는 도시 소비자들을 위해 마을에는 40여명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다. 

도시소비자들 역시 잠시 머물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안양 바른생협과 대부동마을은 2006년 5월 10일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식을 맺었다. 두 단체는 자매결연 교류 계획서(MOU)를 체결하고 마을 입구에 자매결연기념 식수행사를 가졌다. 또한 향후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교류하고 적극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기로 약속했다. 바른생협에서는 대부동마을회관 2층에 마련된 공부방에 책을 기증하기도 했다. 

 

 

 

 

 

 

 

 

 

 


끈끈한 인정과 넉넉함이 가득

대현리는 대부동마을과 월현마을 주민들의 화합이 잘 이뤄진다. 마을에서 상을 당하면 주민들이 너나없이 일손을 거들고, 아픔을 나눈다. 대현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출향인들에게 고향은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는 어머니의 품과 같다. 

대현리의 대소사에는 출향인들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대현리 마을 입구에는 대현리 마을 소개하는 유래비가 있는데 출향인 정구영 씨는 󰡒천년을 면면히 이어오면서 조상의 음덕을 받들어 효성을 다하며 자손을 보듬고 훌륭히 키우는 마을, 사랑과 인정을 나누며 천만년 번창해 나갈 대현리󰡓라며 마을의 번성을 기원했다. 

강영식(77) 출향인 또한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강 씨는 마을회관 건립 당시 부지를 기증하고 회관 건립비용의 상당액을 내 놓았다. 또한 1999년 마을회관 증축 시에도 힘을 보탰고, 매년 마을 경로당 기름값과 마을발전기금을 전달하는 등 고향 사랑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정성이 뒷받침되어 월현마을의 경우 범죄없는 마을로 두 번이나 선정되기도 했다. 

월현마을에 위치한 장곡남부교회 김원태 목사 또한 아이들을 위해 애정을 아낌없이 쏟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목사님이 바쁜 시간을 쪼개 아이들을 위해 마을 공부방에서 공부를 가르치고 있어 얼마나 고마운 줄 모른다"며 감사를 표했다. 

대부동마을 정인영(65)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고향을 떠나있는 출향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 속에 대현리 주민들 사이에는 끈끈한 인정과 넉넉함이 가득하다"며 앞으로도 더욱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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