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실천하기 위해 적금 드는 젊은 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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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실천하기 위해 적금 드는 젊은 총각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1.01.01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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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급여의 10% 적립, 3년간 어려운 학생 후원
홍성교도소 조영완 교도관


하얀 눈이 끊임없이 내려 소복히 쌓인 늦은 오후, 홍성중학교 교장실에서는 쑥쓰러운 듯 흰 봉투를 내미는 수줍은 손길이 있었다.

홍성교도소에 재직하는 조영완(32) 교도관이 학교를 찾은 이유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1년간 정성스레 모은 240여만원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조 교도관은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두 명의 학생을 위해 급식비를 대신 내주고 학교 도서관에 비치할 도서구입비 등 240만원을 전달했다.

아무런 연고도, 누구의 소개도 없이 혼자 남몰래 나눔을 실천하는 조 교도관의 모습에 임도순 교장은 감동적이면서도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임 교장은 "물질 만능주의로 점점 삭막해져 가는 요즘, 조영완 씨의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이 내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소중한 정성이 담긴 기부금을 240만원이 아닌 2억 4000만원의 가치로 학생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감사를 전하고 또 전했다.

조 교도관은 충남 연기군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시절 대전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시골학교에서의 넉넉한 인심이 조 교도관에게는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도시 학교로 전학 온 조 교도관은 급식비를 지불하지 않으면 우유 하나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도시 학교가 너무 싫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해서 어린마음에 이 다음에 크면 학교에서 절대로 굶는 아이가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지금의 나눔을 실천하게 된 이유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조 교도관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교도관 시험에 합격해 2007년 홍성교도소에 첫 발령을 받은 조 교도관은 3년 6개월을 근무하며 첫 월급을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적금을 든 후 매월 급여에서 20만원 씩 적립, 첫 해인 2008년에는 홍동초등학교 아이들의 급식비에 써달라고 240만원을 전달하고 2009년에는 무상급식이 지원됨에 따라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240만원을 전달했다. 지금 까지 남모르게 총 720여만원을 관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전달한 것이다.

교도소 수용자들의 교정을 위한 큰 뜻을 품고 교도관이 된 조 교도관은 "수용자 대부분이 어릴 적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분들"이라며 "학생들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훌륭한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제 혼기가 꽉 차 새해에는 착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싶다 말하는 조 교도관을 위해 중매 설 사람 누구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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