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라!‘봄내음 따라 기차타고 홍성으로’
상태바
떠나라!‘봄내음 따라 기차타고 홍성으로’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5.06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회째 맞이한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 氣찬 홍성 행복여행’


통통트레인


“내가 필요할땐 나를 불러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쿵짝 쿵짝 쿵짝 쿵짝......용산을 출발한 레이디버드(LadyBird)호에 몸을 실은 일흔 명의 관광객들은 열차 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유행가에 흥을 참지 못한다.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동안 10량짜리 음악열차는 홍성을 향해 달려간다.

11시 30분, 뮤직트레인의 종착역이자 ‘氣찬 홍성, 행복 여행’의 출발지인 홍성역에 기차가 들어서자, 자원봉사자와 군청 문화관광과 직원들의 몸놀림이 분주해졌다. “간밤에 오늘 비올까 걱정되는 마음에 잠을 설쳤다”고 말하는 복성진군청 관광담당의 얼굴이 궂은 날씨에 걱정 반, 설레임 반으로 긴장한 기색이 돈다.

홍성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 氣찬 홍성 행복여행’은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수도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성8경 등의 관광자원과 전통시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기획된 관광 상품으로, 2회째를 맞이한 지난달 마지막 토요일은 급작스런 봄비에 취소가 연이어, 70여명의 관광객들이 홍성을 찾았다. 금방이라도 비를 흩뿌릴 것만 같은 하늘이었다.

여하정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LCD티비와 냉온수기를 갖춘 대형버스에 몸을 실은 관광객들이 처음으로 향한 곳은 홍성군청(오전 11시 50분). 간밤에 내린 비로 잔뜩 물기를 머금은 군청 앞마당의 700년 된 느티나무를 올려다보는 관광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진다. 한건택 문화관광해설사는 홍주의 지명, 조양문의 역사 등을 설명하며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안회당과 여하정을 둘러본 관광객들은 너도나도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코레일의 여행상품을 즐겨 이용한다는 정은상(서울시 동작구, 30) 씨는 “홍성은 다른 지역과 달리 여행상품 안에 유적지가 있고 스토리가 있어서, 연세 드신 분들이 와도 좋아하실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녀의 취미는 사진촬영이다. 이번 여행에도 묵직한 DSLR카메라를 가져왔다. 여행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녀는 서울에 올라가자마자 홍성여행을 포스팅 할 계획이다.

안회당


여행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다름 아닌 먹거리이다. 코오롱 아파트 후문 앞 식당가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관광객들의 입에서 볼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남당항 같은 곳에 가서 쭈꾸미 같은 해산물을 먹어야 하는데, 순두부 찌개를 먹으려고 홍성까지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영애(서울시 서대문구, 60) 씨. 복 계장은 “관광객들의 다양한 취향과 적정한 가격대를 고려해 선택한 것이고, 뮤직카페트레인 관광객 대상 10% 할인까지 적용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본격적인 홍성여행의 시작이다(1시30분). 부슬비가 내리자 관계자들이 미리 준비한 우의를 나눠준다. 복 계장은 “계획에는 없었지만, 구항면에 끝내주는 벚꽃길이 있다”며 관광객들을 구항면 거북이마을로 안내했다. 굽이굽이 꽃비가 내리는 벚꽃길을 지나 (주)지랑(대표 전병환)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한과와 계피차를 즐겼다. 계모임으로 왔다는 전윤숙(서울시 서대문구, 55) 씨는 “20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다”며, “홍성군은 큰 테마는 없지만 소소한 맛이 있는 것 같다. 서울 윤중로 벚꽃길이 유명하지만 시골의 벚꽃길은 아기자기하게 예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좌진 생가에서 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관광객들

2시 20분, 관광객들이 백야 김좌진 생가와 전시관을 둘러보는 동안 금새 비가 개이고 말쑥한 하늘이 고개를 내민다. 속동전망대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복 계장의 위트 넘치는 안내멘트와 막간퀴즈로 분위기를 한껏 돋군 가운데, 전망대에 도착한 관광객을 맞이한 건 직장인 밴드 ‘푸르뫼’의 신나는 연주였다. 양돈클러스터사업단과 농업기술센터는 각각 막걸리와 삼겹살, 벨라몽(햄) 시식행사를 마련해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밴드의 리듬감 넘치는 연주에 맞추어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무대 앞으로 뛰어 들었다. 관광객 중 서울시청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이 모(45) 씨는 “코레일 관광을 통해 여러 지역을 여행했지만, 홍성군 만큼 군청직원들이 열성적으로 준비하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곳은 보지 못했다”며, “얼마 전 다녀 온 섬진강 매화축제보다 훨씬 즐겁고 알찬 것 같다”고 말했다.

속동전망대 푸르뫼밴드 공연


잠깐 개인 듯 했던 하늘이 다시 비를 흩뿌리기 시작한다(오후 3시 50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그림이 있는 정원’으로 향하는 해안도로위에서 복 계장은 관광객들에게 창밖을 바라보라 주문한다.
“여기 오신 모든 분들...제 각기 사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서울에서의 시름, 근심 모두 저 먼 바다에 던져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어둑어둑해진 하늘 아래, 버스 옆 도로 쪽으로 파도가 거칠게 일렁였다. 버스에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광천전통시장에서 젓갈을 구매하고 있는 관광객들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의를 입고 삼삼오오 움직이는 관광객들은 ‘그림이 있는 정원’을 모두 돌아보지 못해 한껏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여행의 종착지인 광천읍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광천전통시장 안에서 너도나도 김, 젓갈 등을 양손가득 사들고 6시 출발하는 뮤직트레인에 탑승하기위해 광천역사로 향했다. 광천역에서는 댕댕이장(충남도무형문화재31호) 백길자씨의 작품전시가 한창이었고, 홍성군생활개선회(회장 윤종순)는 팥, 콩, 시금치 등의 토산물을 들고 나와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박길자(광명시, 45) 씨는 “비가 와서 너무 아쉽다”며, “여행 오기 전에 관광코스만 살짝 살펴봤는데, 여러모로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아 잘 대접받고 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다시 방문 할 마음이 생기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5월 중순정도 ‘그림이 있는 정원’의 모든 꽃들이 만개할 무렵, 그때는 꼭 날씨 좋은 날에 다시 오고 싶다”고 답했다.

벨라몽 시식 현장


코레일관광개발과 홍성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氣찬 홍성 Happy Tour’는 서울·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음악열차와 홍성관광을 연계한 관광 상품이다. 기자는 여행객들이 홍성에 도착하는 11시 30분부터,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오후 6시 30분까지 동행하며 관광객과 함께 움직였다. 관광객들은 궂은 날씨였지만 코스도 잘 짜여져 있고, 관계자들도 친절해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평이다. 코레일관광개발의 문흥교 팀장은 “어딜 다녀봐도 홍성만큼 자연경관과 역사유적, 인물이 어우러진 곳은 없었다. 관광지로써의 경쟁력이 어느 지역보다 높다”고 말한다. 관건은 역시나 홍보에 있다. 홈페이지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 북을 통한 인터넷홍보, 방송광고 이외에도 수천, 수만 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유명 여행 블로거들을 대상으로한 팸투어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들의 여행 포스트는 단기적인 지면이나 인터넷 광고보다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전주시, 인제군, 봉화군 등이 ‘여행블로거 초청 팸투어’를 통해 지역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복성진 계장은 “우리군도 오는 10일에 유명 여행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며, “2회째이기 때문에 아직은 시행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홍성군의 관광상품성은 어느 지역보다 뛰어나다는 전문가의 평이 있었고, 무엇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