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상대적으로 ‘불리’, 사교육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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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상대적으로 ‘불리’, 사교육 ‘들썩’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6.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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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입부터 ‘영어 말하기·쓰기’ 추진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6년도 대입부터 영어시험에 말하기와 쓰기 영역을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학교 수업만으로 영어 말하기와 쓰기를 준비하기는 역부족이어서 사교육 부담만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차례 시범평가를 더 실시할 예정이지만, 내년에 시행되는 2013년 대입의 수시모집부터 일부 대학 및 학과를 대상으로 시범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2016학년도 수능부터 수능 외국어영역이 없어지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성적으로 대체되더라도 2014년까지 3년간 과도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국형 토플’로 불리는 국가영어능력시험은 듣기와 읽기만 평가하는 현행 수능 외국어 영역과 달리, 듣기·말하기· 쓰기·읽기 4가지 영역을 모두 포함해 A·B·C·F 4등급의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진다.


홍성여중 학부모 전희선(홍성읍 43)씨는 “정부가 내세우는 교과교실제나 영어회화 전문강사 등도 학교와 지역에 따라 여건이 천차만별이다. 말하기와 쓰기는 조기유학이나 해외연수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유리하다”며 농촌지역 학부모들의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홍성읍의 영어전문학원 원장은 “멀리 보면 바람직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국제사회에서 쓸 수 있는 실용영어가 중시되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아직까지 농촌 지역 학생들에겐 상당히 불리한 제도가 될 것이다. 결국은 영어에 있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또 다른 입시학원 관계자는 “일선 학교가 그런 시험을 준비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본다. 어릴 때 영어를 많이 접한 학생들에게 매우 유리한 시험인 만큼 관련 사교육 시장이 대거 커질 것 같다”고 내다 봤다.


홍성의 ㅎ고의 한 영어교사는 “영어 교육과정 개편, 수능 개편, 국가영어능력시험 등 줄줄이 이어지는 영어제도 변화 때문에 죽어나는 것은 교사들 뿐”이라며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출제자 및 채점자로 영어 교사들이 참여한다는데 이 또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시험을 실시하기 위한 시험장 구축 문제다. 컴퓨터를 이용해 실시되는 실제 시험장은 전국 1700개 학교 컴퓨터실에서 구축되며, 학교나 집에서 가까운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다. 듣기는 헤드셋을 통해 내용을 청취한 뒤 컴퓨터 화면 답안을 선택한다. 말하기 역시 헤드셋을 사용해 직접 음성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교 교육만으로 이런 시험 방식에 학생들이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평소 컴퓨터를 능숙하게 작동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채점은 공모를 통해 뽑은 영어교사들이 담당한다. 응시자 한 명당 말하기, 쓰기 채점자는 각 4명 씩, 8명이다. 시험 실시에 따른 예산도 상당히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교과부는 교육과정이 그에 맞게 변경되고, 학교 영어 시간에 다 소화할 수 있도록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학원에 가서 준비하지 않아도 학교 수업만 충실히 하면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학원가에서는 벌써부터 국가영어능력평가를 본격적으로 적용받는 중학생과 초등학생들의 수요에 대비해 강좌개설을 준비하는 등 사교육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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