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공감의 ‘다문화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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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의 ‘다문화도서관’
  • 윤종혁(홍성이주민센터 사무국장)
  • 승인 2012.02.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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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이 성공적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필요하다. 정체성 확립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유연한 자세, 그리고 주민 모두의 열린 마음,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과 포용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 신자유주의의 여파로 멈출 수 없는 글로벌화의 물결 속에서 소통과 공감으로 따뜻한 다문화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홍성군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0여명의 국제결혼 이주여성과 66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난 2세들도 400여명이다. 단순히 수치적·객관적 통계 자료에만 매달려 ‘아직은 다문화사회가 아니다’라며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다문화를 둘러싼 여러 난제들이 우리 주변에 산적해 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국가라는 사실과 한국어라는 단일언어 사용을 최고의 자랑으로 삼아왔다. ‘우리끼리 똘똘 뭉치자’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혈연, 학연, 지연이 사회와 사람 사이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그렇지만 다문화사회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변화의 바람이 곳곳에서 불어오고 있다.

다문화에 대한 구호만 외친다고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주민들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이들을 평등하게 존중해줄 수 있어야 한다.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포용, 그리고 교육적 마인드로 주민의식을 바꿔나가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홍성이주민센터에서는 5월 20일 세계인의 날 전후로 (가칭)다문화도서관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말과 문화를 가진 이주민이 마음 편히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자리를 다문화도서관에서 찾고자 한다. 얼굴색과 생김새가 조금 다르고 언어가 다르지만 홍성주민과 이주민들이 얼굴 마주한 채 다름과 같음을 뛰어넘고자 한다.

다문화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많이 예상되기에 어쩌면 빛을 못 보고 희망사항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홍성에 다문화도서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믿음 하나로 소중한 첫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다문화와 관련한 일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알게 되었다. 언어의 장벽, 문화의 차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 등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새삼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변화를 인정하면서 같이 공생할 수 있는 공간, 바로 우리가 꿈꾸는 ‘다문화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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