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東伯 名唱(이동백 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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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東伯 名唱(이동백 명창)
  • 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학과 교수>
  • 승인 2021.10.3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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偉軀美髥豪傑姿
早出頭角意不衰
歌調古樸雅詞好
春臺一唱榮名馳

우람한 몸집 아름다운 수염
호걸의 자태 분명하네.
일찍부터 두각 드러냈고
의지가 시들지 않았네.

고박(古樸)한 가락 우아한 사설
소춘대에서 공연한 뒤로
영광스런 명예 널리 알려졌네.

各鳥打令萬人知
布穀杜宇聲特奇
一代風雲入冥漠
於瓛戲尋痕者其誰

만인에게 알려진 새타령
뻐꾹새 소쩍새 소리 
신기하고도 특별하였네.

일대의 풍운(風雲)이 
아득한 데 들었으니
아아, 없어진 흔적 
찾을 사람 그 누구뇨!

[해설]
근대 오명창의 한 사람인 국창 이동백(李東伯: 1866∼1949)을 기린 시다. 이 명창은 충청남도 서천(舒川) 출신이다. 김정근·김세종·이날치 등 여러 스승을 찾아 배웠다. 1902년 고종황제의 등극 40주년 축하연에서 소리를 한 뒤 정3품 통정대부 품계를 받았다. 

  일찍부터 창극 운동에 참여했으며 일제 시기에는 조선성악연구회에서 지도급 인사로 활약하였다. 타고난 미성에다 빼어난 풍채로 유명하였다. 벽소 이영민이 남긴 관극시가 있다. 근대식 극장 소춘대(笑春臺)에서 있었던 고종황제 등극 축하연에서의 연창을 시제로 삼았다.

이동백 명창이 남긴 음반 가운데 ‘새타령’(各鳥打令)이 있다. 금세 빠져들어 연거푸 듣도록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들은 뒤에는 ‘기가 막히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저 뻐꾸기가 울어, 저 뻐꾸기가 울어, 울어, 운다. 이 산으로 가도 ‘뻐꾹’, 저 산으로 가도 ‘뻐꾹’, ‘뻑뻑꾹 뻐꾹’, ‘뻑뻑꾹 뻐꾹’ ……” 진짜 뻐꾸기가 한 수 배워야 할 정도다. 사설 역시 예스럽고 우아하다. 이런 꾸밈없는 박실(樸實)한 소리, 고조(古調)의 소리가 좋다. 

요새는 이런 창조(唱調)를 ‘중고제(中古制)’라고 한다. 언제 누가 만든 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서편제와 동편제를 기준 삼아 가르마를 탄 뒤, 그에 속하지 않은 것을 ‘중제(中制)’라 함은 이해하기 어렵다. ‘중’이란 양쪽을 아우르는 것이다. 이쪽저쪽도 아닌 제삼의 것을 ‘중제’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분류일까. ‘고제(古制)’라 함은 그래도 낫다. 

이동백 명창은 후계자가 없다. 그 소리 전통은 사실상 끊겼다. 유성기 음반을 통해 방창(倣唱)하는 이들은 있지만 진경(眞境)에 들기가 쉬운가. 아아, 귀하디귀한 <새타령>(1928년) 음반이다. 현재 <새타령>·<백발가> 등 단가류와 춘향가 중 <이별가> 정도가 음반으로 전한다.

자료제공=결성향교 선비문화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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