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벗어나 무대로… 교사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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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벗어나 무대로… 교사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 김현선 기자
  • 승인 2014.06.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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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홍성지역 교사합창단


2011년 구성… 48명 단원 활동 낮에는 교편 잡고 밤에는 연습
제자·학부모 초청 정기공연도 음악으로 소통하고 배려 배워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목요일 저녁, 홍성여중 음악실에서 익숙한 노래가 하모니를 이루며 흘러나온다. 노래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교사합창단(단장 심숙희 홍성여중 교장) 선생님들이다.
낮에는 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선생님들의 손에는 밤이 되면 악보가 쥐어진다. 합창이라고 외국어 가득한 클래식만 부를 것 같은 편견은 이곳에서 깨진다.
‘빈대떡 신사’부터 중학교 때 한번쯤은 들어봤을 ‘남촌’, ‘바람은 남풍’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곡들을 부른다. 우리나라 가곡뿐만 아니라 쉐난도(shenandoah)나 에레스투(Eres Tu)같은 외국곡도 연습한다. 연습곡을 선정하는 기준은 “재밌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노래”다. 모두가 즐거워야 합창하는 맛이 산다.
그래서일까, 교사합창단은 모두가 즐기며 참여하는 분위기 속에 연습이 진행된다. 연습이 있는 목요일 저녁 5시 30분이 되면 누군가는 연습 중 마실 온수를 준비해 오기도하고 끼니를 챙기지 못한 동료를 위해 김밥이나 과일을 준비해오는 교사도 있다. 함께 모여 노래 부르는 게 즐거우니 모두가 자발적으로 나서 서로를 챙긴다.
분위기 좋은 교사합창단에도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타 지역으로 전출 가는 교사가 있다보니 매년 멤버 구성이 바뀔 수밖에 없는 것. 그래서 학기가 시작하는 3월초에 교사합창단도 새롭게 합창단을 구성한다. 올해는 48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합창단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특징은 평교사 외에 교장·교감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금당초, 홍성여중, 광천고, 갈산중·고 교장선생님 등 네 명의 교장선생님과 두 명의 교감선생님이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교장·교감 선생님이 많이 참여하니, 2030 선생님들과의 연령대 조화가 잘 맞아떨어졌다.  매년 인원구성이 바뀌어도 즐기는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역시 서로를 챙기는 분위기에 있다. 홍성여중의 한 선생님은 매주 단원들에게 문자를 돌린다. 이번 주의 ‘하이파이브 선생님’ 두 분이 누군지 알리기 위해서다. 연습 당일 다른 합창단원 선생님들이 선정된 두 분의 선생님에게 돌아가며 하이파이브를 해준다. 모두 홍성지역 선생님들이라 하더라도 서로 잘 모르는 선생님들도 있어 친해지기 위함이다.

교사합창단의 역사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당시 충청남도에서 각 시·군 교육지원청별로 교사합창단을 조직하고 연말에 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위해 꾸려진 것이 지금의 홍성 교사합창단이다. 순위를 매기는 대회는 첫 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후엔 매년 11월 천안에 있는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발표회 형식으로 각 시·군 교사합창단이 하모니의 장을 연다. 교사합창단은 홍성군에서 연말 정기공연을 연다. 2012년부터 이어져온 정기음악회는 매년 홍주문화회관에서 교사와 제자가 함께하는 음악회로 치러졌다. 지난해는 청소년수련관에서 활동하는 학생들과 관내 현악5중주팀을 게스트로 섭외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선생님과 제자가 함께 꾸미는 무대를 만든 것이다. 선생님과 제자, 그리고 공연을 보러오는 학부모까지. 그야말로 교육 3주체가 함께 모여 음악으로 소통하는 장을 열어가고 있다.

합창단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는 전연미(홍여고) 음악선생님은 합창의 매력을 ‘배려’에서 찾는다. “합창은 개인기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혼자 튀려고 하기보다 서로 배려해서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낼 때 쾌감을 느껴요” 합창단에서 지휘를 맡고 있는 최호식(갈산중) 선생님은 지휘자여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단원들이 내는 소리가 꼭 저에게로 모아지는 것 같아서, 그럴 때 지휘자여서 참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바쁜 가운데 매주 모여 연습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보니 올 연말 정기공연에서의 멋진 하모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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