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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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 최선경 <홍성군의원·칼럼위원>
  • 승인 2015.04.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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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은 주민과 같은 지역에 거주하면서 여론을 수집하고, 주민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의 하나는 일 년에 두 번씩 행해지는 주요사업장 현장방문이다. 현장방문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표적인 제도인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받는다. 따라서 내 고장 살림살이가 자치단체로부터 제대로 꾸려지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현장방문은 그만큼 비중이 크고 의원의 중요 책무라 하겠다.

홍성군의회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군 주요사업장 31개소를 방문해 군민의 불편사항과 각종 사업의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문제점을 지적·시정하도록 요구하는 의정활동을 펼쳤다. 현장방문 주요사업장을 선택할 때 대략 세 가지 기준으로 선정한다.

첫째는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시설이나 기관을 방문해 보조금이 투명하게 쓰이고 있는지의 여부와 복지 업무의 어려움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사회복귀시설 ‘라온의 집’, 노인요양원 ‘장수원’, 장애인공동생활가정 ‘하늘공동체’, 가출청소년 일시·장기 보호시설 ‘청로쉼터’ 등을 둘러 봤다. 사회복지시설을 둘러본 결과 사회복지 분야에 쓰이는 예산의 상당부분이 인건비와 운영비에 치중돼 있었다. 사회복지 예산이 복지수혜자에게 돌아가기보다는 종사자의 인건비와 같은 경상비로 더 많이 나가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사회복지 업무는 그 특성상 타 분야에 비해 인력소요가 많고 이에 따라 전체 예산 중 인건비의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경상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마땅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교통체증, 도로 확장 등 주민들의 직접적인 삶과 연관된 불편 생활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현장방문이다. 사실 가장 민원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면서 선출직 의원으로서 생색을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인정한다. 신동아아파트 약수터 가는 길, 홍주고등학교 정문 앞 교통안전시설, 홍성여중·여고 앞 교통체증 해소방안, 홍북면소재지 보행로 조성사업 등을 살펴보면서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세 번째는 막대한 보조금이 지급됐음에도 부실공사나 사업결과가 미비해 예산을 낭비할 요소가 많은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는 경우다. 홍양지구 테마공원 조성사업, 대왕버섯 관광농원 사업, 바다송어 종묘·양식 생산시설 등을 방문해 여러 가지 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가령 홍양지구 테마공원은 당초 고시된 기본 계획에 따르면 사업비 70억 원을 투입해 진입도로 개설, 산책로와 캠핑체험장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아울러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과는 별도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수변개발사업으로 한우프라자 및 수상쉼터를 조성하고, 생태탐방체험공간과 인공습지 등을 조성하는 수질개선사업도 진행한다고 보고해, 장차 홍양저수지 인근이 휴식과 체험, 레저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휴양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현장의 상황은 무척 달랐다. 이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관광객을 끌 수 있는 요인도 없이 소중한 혈세만 낭비한 결과를 낳을 것이란 게 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대로 된 집행부의 견제·감시를 위해서는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제일 확실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한편 일부에서는 의원들이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오지만 특별한 내용을 군정에 반영하도록 건의하고 개선하도록 요구한 사항은 그리 없어 보여 알맹이 없는 현장방문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이는 군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서 행정집행의 감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의원들이 더 섬세하고 성실하게 현장에서 답을 찾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뜨거운 질책이라 받아들이며, 의원들 스스로 알찬 내용의 현장방문이 되었는지 다시금 되짚어봐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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