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 현장에서 세심함으로 빛나다
상태바
응급구조 현장에서 세심함으로 빛나다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1.07 1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이 이끄는 사회-6
여성의 섬세함으로 남성에 도전한다-구조구급센터 김정완 소방장
▲ 김정완 소방장이 구급차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삐~ 삐~ 삐~ 삐~
“출동이에요! 지금 나가야합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정완 소방장(38)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인터뷰 도중 출동이 떨어져 기자도 얼떨결에 구급차를 따라 질주를 시작했다. 사고현장에 도착하자 60대 남성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승용차는 왼쪽 라이트가 깨지고 차체는 찌그러져 있었다. 당황한 60대 여성이 상황을 설명하고 있고 초등학생 손녀는 불안해 울고 있었다. 김 소방장은 의식이 있는 환자를 “괜찮아요. 여기 조금 다치셨네요.”하며 의식을 잃지 않게 말을 걸었다. 곁에 있는 보호자에게도 침착하게 말을 건네 안심을 시킨 후 홍성의료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2002년도에 부임한 김 소방장은 현재 구조구급센터 소방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 소방장은 ‘소방가족’으로도 유명한데 남편, 여동생, 제부 역시 소방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소방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다치면 스스로 소독하고 처치하는 아이였다. 고등학교 재학 땐 아픈 친구들이 먼저 찾아와 처치를 받곤 해서 줄곧 양호부장을 해 왔다. 김 소방장이 소방관이 되겠다는 결심은 한 건 긴급구조 119라는 TV프로그램에서 구급차량에 탑승해 응급처치하는 간호사를 보고난 후였다. “소방일은 남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자도 소방일을 할 수 있구나’ 생각이 바뀌어 응급구조학과로 진학 후 줄곧 소방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응급구조현장에 있다 보면 끔찍한 사고들을 접할 수 밖에 없다. 주변에서는 자주 사고현장을 접하니 익숙하지 않느냐 하는데 참혹한 현장을 수습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고는 2006년도에 발생한 ‘서해대교 43중 추돌사고’라고 한다. 처음엔 8중 추돌사고로 듣고 출동했는데 현장에 안개가 심해 43중 추돌로 사건이 커져 있었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지 한달 만에 접한 사고로 가장 큰 사건이었다. 김 소방장은 모든 사고가 안타깝지만 아이들 사고는 특히 신경 쓰인다고 한다. “제가 집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다보니 교통사고 등으로 어린 학생을 병원에 인계할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극복방법은 직원들과의 힘든 일을 이야기하며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김 소방장은 미술심리 상담사 자격증을 따서 힘들 때면 만다라 등을 그리며 스스로 치유한다. 바쁘게 지내서 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현재 여성소방관의 비율은 10%정도로 신체조건은 남자를 따라갈 수 없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같은 일을 해도 여자라서 더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꼼꼼하고 섬세해 행정업무나 현장에서도 환자들에게 응급처치를 더 잘 할 수 있다. 여탕에 쓰러진 사람이나 임산부를 대하는 일은 여자라서 잘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여성소방관을 꿈꾸는 이들에게 김 소방장이 전했다. “남자 여자의 구분은 지금 시대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누구나 바라고 하려고만 한다면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