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미디어활동으로 지역을 담다
상태바
청년들의 미디어활동으로 지역을 담다
  • 정수연<미디어활동가·주민기자>
  • 승인 2016.09.30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 바로 앞이 역이었어. 그리고 저 언덕도 없었지. 역만 사라졌지 다른 건 다 내가 시집왔을 때 그대로야. 그 때는 서로 여기 들어오려고 했지. 다방에, 술집에 고기집도 두 군데나 되고…아! 명절이면 여기 앞에까지 다 물건을 쌓아두고 팔곤 했는걸.” 

지금은 여객취급이 중단된 금마면 화양역 앞에서 아직도 장사를 하시는 화양슈퍼의 아주머니의 이야기이다. 세월의 흐름이 정지된 듯 슈퍼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 이다. 미닫이문 하나에서도 그 시절 이야기를 엿볼 수가 있다. 지난 토요일 청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친구 2명과 필자가 함께 화양역을 찾았다. 화양역은 1922년에 운영을 시작해 중간에 영업이 폐지되었다가 1955년 다시 재개해 2007년까지 사람들이 타고 내린 장항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삽교역과 홍성역 사이에 있다. 

이 역이 운영될 때에는 홍북면이나 근처 금마면 사람들이 모두 다 이 곳에서 열차를 탔다고 한다. 특히 통일호, 완행열차가 운영될 때에는 홍성 시내로 통학하는 학생들과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했다. 또 장날이 아니더라도 광주리에 물건을 이고 파는 상인들의 이용이 많았다고 한다. 하루 반나절동안 화양슈퍼와 약을 팔 수 있는 지정소인 약방을 인터뷰한 대학생들은 활동 후 이런 경험이 매우 신선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최근 들어 더 자주 지역의 이야기를 글과 사진 등의 미디어콘텐츠로 생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 대학생친구들과 함께 말이다. 이 활동은 충남도 청년공동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소정의 활동비를 지원 받고 있다. 매월 2회 모임을 가지고 있고, 1회는 기획회의와 자료 수집을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 1회는 이렇게 현장에 가서 (특히 어르신들) 사람들을 만나 그 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달의 주제는 구멍가게,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구멍가게들을 찾아가서 마을의 모습, 살아가는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담아내었다. 처음에는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 하시는’ 어르신들은 막상 옛날이야기가 시작되면 눈이 반짝반짝 거리신다. 

불과는 1~20년 많게는 4~50년 전의 이야기인데 바로 어제의 일 마냥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필자가 하고 있는 미디어활동에 보람을 느끼곤 한다. 최근 귀촌귀농인구가 늘고 있고 그 안에 필자와 같이 30대의 비중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또 홍성에는 청운대와 혜전대의 대학생들이 있다. 지역에 관심이 많아 내려 온 귀촌자와 지역 대학생들의 콜라보 활동이 이렇게도 미디어를 통해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앞으로 더 즐겁게, 보람 있게 해 볼 참이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