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주민들 거센 반발 부딪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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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주민들 거센 반발 부딪혀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7.1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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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역 - 홍북 내덕리 구간 상하행 노선 단일화
변경된 철도 노선에 인근 마을 주민들 만감 교차

△ 서해선 복선전철 홍성구간 노선도


△ 설명회에 참석한 노선 인근지역 주민들


“장항선 철도 직선화 사업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새집 지어 옮긴 것이 불과 5년 전인데, 이제는 복선전철 때문에 또다시 옮겨야 하는 이 상황이 대체 말이나 되냐. 당시 홍성군과 철도시설공단측에 향후 공사계획까지 물어 아무 이상 없을 것이라는 약속까지 받으며 터를 잡은 것인데, 이런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지난 9일 군청 대강당에서 열린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착수에 따른 주민설명회에서 분통을 터트린 내법리 한 주민의 이야기이다.

홍성군에 경기도 화성(송산)까지 연결하는 서해선 복선전철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오전 10시 홍성군청 대강당에서 건설사업 착수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및 저감대책 등에 관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에서는 사업개요와 공사 착수에 따른 환경에 미칠 주요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환경피해 저감대책 등을 함께 설명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는 복선전철 노선이 통과하는 홍북면 내덕리와 홍성읍 내법리 주민들 150여명이 참석해 복선전철 사업에 관한 큰 관심을 드러냈으나, 설명회가 진행될수록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해당 사업구간 주민들의 불편한 심정이 여실히 드러났다. 당초, 환경영향평가 결과 환경피해 저감대책 등을 보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으나, 장항선과 복선전철이 나란히 통과하게 되면서 마을이 오가는 철로로 조각날 위기에 놓인 철로 인근 주민들의 항의성 민원이 봇물을 이뤘다.

변경됐다고 쌍수 들어야 하나?
당초 서해선 고속전철은 홍성역에서 홍북면 내덕리까지 상'하행선이 분리되어 실시설계 됐었으나, 이로 인해 장항선 철로까지 총 2개 철로가 지나가며 마을이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한 내기마을 주민들의 강한 항의로 상'하행 노선이 단일화 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로써 내기마을은 15여가구가 편입될 위기에서 1가구 정도로 피해정도가 대폭 줄었으나, 단일노선 역시 내기마을 일부를 관통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여론은 흉흉하다.

내기마을 주민들은 지난 9일 주민총회를 열고 노선변경에 따른 주민들의 의견을 모았고, 임병열 이장은 “홍성군에서 시설공단측에 설계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내기마을 사람들은 서해선 전철 자체가 내기마을을 통과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며, 일부에선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장항선 직선화나 서해안 전철로 내기마을만 이중고를 겪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대변했다.
아울러 임 이장은 “장항선 직선화 사업도 말만 직선화지 실제로는 곡선화된 선형으로 시공됐고 내기마을을 관통하면서 마을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 이번 사업도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주민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막무가내 행정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장항선 직선화한다고 옮겼더니 이번엔 서해선이…
이병욱 대교3구 이장은 “작년 설명회에서 제시했던 노선과 다소 변경된 부분이 있는데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없이 철도시설공단의 일방적인 노선변경으로 새로 지은 집이 허물어지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처했다”며, “철도시설공단이 주민을 기만하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이병욱 이장은 “집을 지을 당시 홍성군과 공단측에서 허가를 얻어 지은 것인데, 지금에 와서 또다시 집이 헐리는 상황이 되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내법리 80번지에 거주한다고 밝힌 김문수 씨는 “장항선 선로 인근에서 150여 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는데, 소음 때문에 암소가 줄지어 유산하는 등 수치로는 파악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며, “당초 장항선 직선화 사업설명회 당시에도 피해가 없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방음벽 하나 없이 철로 주변으로 철조망만 둘러놨다. 이제는 철도시설공단의 말을 믿을 없다”고 항의했다.

한편, 내법리 주민 김헌수 씨는 “새로운 철로가 나면서 주변 땅값이 하락하고 지가에 막대한 영향이 있는데 이 같은 피해가 보상에 적절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시속 250km 이상의 고속전철이 지나가는 만큼 인근 지역에 미치는 전자파의 피해정도를 명확히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복선전철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맡은 (주)동명기술공단 관계자는 “아직 평가초기단계이므로 전자파에 대한 수치는 조사하지 못했다”는 답변만을 들려줬다.

한편, 철도시설공단측은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개진된 의견과 다음달 3일까지 홍성군청, 홍성읍사무소, 홍북'금마면사무소를 통해 문서로 받는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향후 실시설계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공단측은 현재까지 토지편입여부는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공개할 수 없으며, 연말 국토해양부의 승인이 떨어지고 내년 초에 공사가 착공된 이후에 감정평가단의 평가'분석을 거쳐 토지보상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철도시설공단 속도전, “아무리 국책사업이라지만…”
한편, 서해선 복선전철사업은 홍성역을 시점으로 예산과 아산을 거쳐 화성시 문호동의 신안산선 USKR(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가칭), 2016년 개장하는 테마파크)역까지 전체 길이 90.142km에 이르는 복선전철사업으로 홍성군을 통과하는 구간은 약 8.6km에 이른다.

서해선복선전철사업은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완공 시 남쪽은 장항선과 연결되어 익산에서 전라'호남선과 연결되고, 북쪽은 향후 경의선에 직결됨으로써 서해안축의 새로운 간선철도망으로 자리 잡게 되어, 홍성의 교통 환경이 한층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설명회는 사업 시행에 따른 공사시 토사유출로 인한 방류수계 탁도 증가, 각종 투입장비에 의한 소음, 배기가스, 먼지발생 등 인근 주거환경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과 저감책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으나, 노선변경 등에 대한 격렬한 항의민원 속에 씁쓸히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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