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고혈압 약 늦게 먹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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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고혈압 약 늦게 먹을수록 좋다?
  • 수내과의원 이영모 원장
  • 승인 2014.01.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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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 사이에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의학 지식이 바로 고혈압 약은 가급적 늦게 먹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끊지 못하고 평생을 먹어야 하기에 일찍 먹어서 득 볼 것이 없다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완벽하게 틀린 지식이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 약을 복용 해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합병증의 예방에 있다. 당장 치료를 해야 하는 병이 아니기에 심각성을 의사와 공감하는 환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인체는 노화의 과정에 들어서는데 그 중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변화가 바로 혈압의 상승이다. 이러한 혈압의 상승은 혈관벽에 점차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결국은 심장에도 고스란히 스트레스가 전달된다.
혈압이 높아지면 인체는 지속적으로 조절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해 혈관벽의 경화가 진행되고 난 이후에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혈압이 높지만 혈압약을 복용하라는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무용담처럼 말하는 환자도 있지만 의사들은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을 보고 있기에 아찔해 진다.
가장 흔한 고혈압 합병증인 뇌졸증, 심근경색, 만성콩팥병 등은 병 자체의 위험성도 크지만 더욱 나쁜 것은 남은 삶의 질을 극도로 저하시키는 것이다.
고혈압 약물은 이미 수십 가지가 시판 중이다. 고혈압 약물로 부작용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하여 약을 바꾸고 내 몸과 가장 조화를 이루는 약을 찾는 것이지 약을 끊어 버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또한 약물 복용를 꺼려 하는 환자들은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지키기 힘든 약속을 하기도 한다. 운동을 해서 체중감량을 통한 혈압강하 효과는 특히 노년층에서는 크지 않다. 더군다나, 운동시에는 혈압이 상승하므로 더욱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면서 체중 감량을 시도해야 한다. 다행히 체중감량으로 인해서 혈압이 떨어지게 되면 우리 몸은 친절하게도 다시 혈압약물을 중단하라는 신호를 보내 준다. 이때 의사와 상담하여 고혈압 약물을 중단 또는 감량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약력>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충남대병원 내과 전공의, 신장내과 전임의,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임상교수, 홍성의료원 내과 과장 역임, 현 고려대 구로병원 신 장내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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