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가득한 계절,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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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로 가득한 계절, 겨울
  • 모영선<생태학교나무 이사장·주민기자>
  • 승인 2014.02.13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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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송이가 그리운 마음처럼 거리를 덮고 있습니다.
창가에서 고개만 삐죽 내밀고 있던 아이는 뭔가를 작정한 듯 부모님께 다가갑니다. 평소 갑갑해서 싫다던 옷을 이미 세 겹이나 껴입고 장갑을 낀 채 말입니다. 아이는 부모님께 조릅니다.
“밖에 나가서 놀게 해주세요. 눈사람 만들 거예요”라고.
하지만 부모님들은 다치거나 감기에 걸릴까 아이들의 외출을 꺼립니다. 겨울에는 사고의 위험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부모님은 늘 바빠서 시간 쪼개기가 어렵습니다. 신기한 일이죠.
언제부터 눈이 미워졌을까요? 난방비를 걱정하고 막히는 교통에 짜증을 내면서부터일까요. 가장 무서운 게 주사 맞기인 아이가 생긴 후, 아니면 단순히 눈이 얼음 결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일까요.
아이들은 자연에 놀라고 느끼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어른들도 예전에는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주름을 몇 겹으로 늘려 모두 잊은 건 아닌지요. 그 설렘을 너무 아득한 곳에 치워둔 건 아닌지….
겨울은 아이들에게 놀이로 가득한 계절입니다. 부모님들은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에 인심 쓰듯 눈썰매장·놀이공원으로 향합니다. 그 날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작정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자연과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겨울이 추운 건 당연하잖습니까? 딸들이 어렸을 적 눈이 쌓인 공원을 자주 찾았습니다.
내가 어릴 적 놀았던 비닐포대를 가지고 딸들과 눈썰매를 타고 한참 눈 위를 뒹굴며 놀았지요. 딸들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곳으로 달려가 그곳에서 눈을 뭉쳐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고 바닥에 이름도 씁니다.
딸들은 벌써부터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만든 눈사람을 보고 웃음 지을 것을 생각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널찍한 나뭇잎으로 비행기 놀이를 했습니다. 누가 멀리 날리는지, 어디쯤에서 떨어지는지. 어쩌면 거침없는 비행기에서 아이의 내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주변에 떨어진 솔방울이 있다면 눈밭을 가로지르며 솔방울 축구도 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 대한 추억, 지금도 딸들과 추억을 기억하며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사계절을 느끼고 배우며 자연과 동화되면 몸은 자연스럽게 건강해집니다.
몸은 계절에 따라 신진대사를 변화시켜 신체를 단단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난방이 되는 방안에서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만 보는 아이들은 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각종 잔병치레를 합니다. 그리고 가족끼리 이야기하는 법도 점차 잊고 있습니다.
올 겨울에는 아이들과 함께 눈밭으로 뛰어나가는 건 어떨까요. 흐르는 콧물을 닦아주면서 조그맣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은 어려운 게 아닙니다. 아이들 봄 방학에 가족과 아이들이 놀 수 있게 눈이 내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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