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경사지 석불좌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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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경사지 석불좌상 앞에서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4.03.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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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36>

 

너와 나 멀리에 있고
마음은 가까이 있으니
멀거나 가까움은
서로 하나로 이어집니다

있는 것도 없고
없는 것도 없어서
멀리에서 혹은 가까이에서
바람이 불고 때로는
비 내림도 하나입니다

언제나 시간에는
짧거나 긴 것이 없는 것
가도 없고 끝도 없이
따로 있는 줄로 안다면

과거는 오래전에 사라지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
무엇 하나 변하지 않은 지금
멀고 가까움 없는, 너와 나 사이
비 오고 바람이 붑니다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내법리 용주사에 있는 광경사지석불좌상(廣景寺址石佛座像)은 1984년 5월 17일에 지정된 문화재자료 161호로 등록되어 있다. 원래는 홍성읍 대교리 광경사에 있었던 것으로 1975년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전해 오고 있으나, 일설에 의하면 용방치기사지에 있었던 불상이 광경사지삼층탑(내현리 탑골사지 탑)의 일본인과 다른 일본인에 의해 당시 조양문 앞 조양각의 정원에 옮겨졌다가 현재의 위치로 다시 이전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화강암으로 만든 이 불상은 머리의 조각이 분명하지 않고,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도 작은 편이다. 둥근 얼굴에서는 사실미가 흐르며, 직선으로 뻗어나간 두 눈은 진주로 눈동자를 끼웠던 흔적이 보인다. 목에는 3개의 주름인 삼도(三道)가 있으며, 옷주름은 평행의 단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63호)의 수법과 비슷하다. 불상이 앉아있는 대좌(臺座)에는 연꽃잎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다. 사실미가 흐르는 얼굴 표정, 간략한 연꽃무늬 대좌 등의 수법을 고려해 볼 때 고려시대에 만든 작품으로 추정된다. 광경사지석불좌상(廣景寺址石佛座像)이 자리한 홍성읍 내법리의 용주사는 언제 보아도 무척 정갈하다. 봄에는 개나리꽃과 벚꽃이 만발하여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한 여름이면 연꽃이 피어올라 두 눈을 머물게 한다. 이곳에 정착한 광경사지석불좌상(廣景寺址石佛座像)은 근래에 조성한 연화대좌에 봉안되어 있다. 소발에 육계가 봉긋하며, 눈은 가늘고 길고, 콧날은 오똑하다. 귀는 길며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흘러내린다. 법의는 통견으로 U자형 옷주름이 층을 이루었다. 불상에 비해 다소 두텁고 커 보이는 오른손은 항마촉지(降魔觸地:부처가 악마를 항복시키는 인상)이며 왼손은 결가부좌한 무릎위에 손바닥을 위로 하고 있다.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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