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상하리 석조미륵불입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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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상하리 석조미륵불입상 앞에서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4.04.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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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40>

 

 

 


두 손 모아 받들면
내 마음 맑아지고
넉넉해질 수 있을까
내 업장을 빚어
인과를 초월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마음이어야
서로의 마음을 깨끗이 할 수 있다
한도 끝도 없이
괴로움이 없는 청련淸漣*한
이 자리, 참으로 있는 것은
너와 내가 떠난
오직 저 깊은 돌 속의 가슴뿐
가장 하기 쉽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광명은 내 몸이나
내 마음의 근본
너에게는 내가, 나에게는 네가
사랑하는 동안의 광명이라면
나는 지금 온 누리에 넘치는
하나의 생명이 된다
네 앞에서 너를
목마르게 그리워하는
내 생명의 고행이 된다.

충남 홍성군에는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고 있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용봉산(龍鳳山)이 자리 잡고 있다. 용봉산 등산로를 따라 약 60m쯤 오르면 미륵불용도사가 보이고, 바로 그곳에 천연 바위 그대로 살려 부조한 거대한 미륵불을 만나게 된다.  ‘홍성 상하리 미륵불’(洪城上下里彌勒佛)이다. 충남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에 위치한 용도사의 고려시대 석불(石佛)인 ‘홍성 상하리 미륵불’은 1979년 7월 3일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87호로 지정돼 있다. 거대한 자연석을 조각해 만들어 더욱 장대하다. 고려시대 토속적인 지방양식이 잘 드러나 있는 미륵불은 소발(素髮)의 머리에 가늘고 긴 눈, 넓적하고 낮은 코, 작은 입 등이 비교적 평면적으로 부조(浮彫)되어 뚜렷한 양감은 보이고 있지 않지만, 입가에 표현된 희미한 미소는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얼굴에 부드러움을 더한다. 몸체는 얼굴에 비해 짧은 편이다.  가슴 아래 나란히 놓인 두 손을 제외하면 조각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단순하다. 이 미륵불과 같은 방식으로 자연석을 그대로 이용한 수법은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115호로 지정된 안동이천동석불상,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93호로 지정된 파주시 파주용미리석불입상 등 동시대의 불상이다.  토속적인 느낌은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232호로 지정된 충남 논산의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이나, 1963년 1월 21일 보물 217호로 지정된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1963년 1월 21일 보물 제96호로 지정된 충주시 괴산미륵리석불입상 등 충청도 지방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거상(巨像) 양식과도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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