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에서 울려 퍼지는 희망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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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에서 울려 퍼지는 희망의 선율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4.07.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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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갈산중학교 현악합주부


갈산중학교 점심시간 왁자지껄 웃고 떠들고 대화하는 소리로 학교에는 생기가 가득하다. 점심을 먹고 한창 소란한 와중에 학교 한켠에서는 부드럽게 클래식 연주 소리가 교정에 울려 퍼진다. 소리의 주인공은 갈산중현악합주부 단원들이다. 평소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활기찬 학생들이지만 매주 월, 수, 목 점심연습 시간만 되면 음악실로 달려가 진지한 눈빛으로 악기를 조율하고 서로 연주를 맞춰보며 화음을 이뤄간다. 현악합주부는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현악 5중주(Quintet)로 구성돼 있는데 클래식뿐만 아니라 귀에 익숙한 ‘마법의 성’, ‘바위섬’과 같은 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대회 출전을 위해 멘델스존의 심포니아2번과 같은 어려운 클래식곡도 연습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즐겁고 재미있게 연주하는 것이기에 학생들에게 친숙한 곡들도 많이 선정해 연습한다. 연주가 즐거워야 음악에 활기가 돌고 서로의 소리도 잘 어울린다. 가끔은 힘들다고 툴툴대거나 아이들끼리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이 보고 자라서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단원들 사이에 유대감도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이 끈끈한 것이 갈산중현악합주부의 장점이다.


제2바이올린을 담당하는 유지수(2년) 학생은 “가끔은 바쁘고 힘들기도 하지만 단원들의 호흡이 딱 맞아 멋진 화음을 연주할 때는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교생 69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나 현악합주부로 활동하는데 1학년부터 3학년까지 32명의 남·녀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갈산중현악합주부의 창단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육지원청의 1면 1합주단 보급 사업에 힘입어 현악합주부를 창단한 것. 첫 악기 구입 이후 교육지원청에서는 별다른 지원이 없었지만 면단위 학생들에게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됐다. 현악합주부를 담당하고 있는 최호식 선생님은 “연습이나 공연 등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바쁜 모습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잘 따라 주는 모습을 보면 항상 대견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현악기는 처음 접했기 때문에 시작할 때는 어려워했던 아이들도 “잘할 수 있어”, “잘하고 있어!”라는 최호식 선생님의 칭찬과 격려로 차츰 발전해 나갔다. 이러한 합주 활동은 학교생활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개인 연주가 아닌 합동 연주를 통해 더 화합하고 짧은 시간 집중해 연습한 덕분에 수업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 창단한지 햇수로 3년, 만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지난해 홍성군 중·고등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했으며, 올해에도 오는 11일 홍여중에서 열리는 ‘2014 제53회 중·고등학생 음악경연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 같은 대회 외에도 의료원, 요양시설 등에 위문공연 등을 펼쳐왔으며, 최근에는 인근 서부중학교와 MOU를 체결해 정기적으로 갈산중 현악부 학생들이 서부중 학생들에게 바이올린 교육을 하는 등 재능나눔에도 앞장서고 있다. 합주부의 원년 멤버이자 악장으로 활동하는 박유진(3년) 학생은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현악부라 부족한 점도 많지만 지속됐으면 좋겠다”며“앞으로 후배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 주고 싶다”고 밝혔다. 최호식 선생님은 “소규모 학교에서 현악부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데도 지원해주시는 학교와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리며 계속 현악부가 이어져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으면 한다”고 소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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