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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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팝니다”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6.04.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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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누리에 백화만발했던 4월의 끝자락에서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인 5월의 향내가 밀려오는 듯하다. 가정은 행복의 충전소요 가족은 행복의 조미료라는 말을 연상하며 오래전에 들었던 이야기 두 편을 나름대로 가감하여 서술해 보고자한다.
첫째 이야기는 어느 일간지에 보도되었던 ‘아버지를 팝니다’(현금 100만원, 3개월 분납도 가능)이라는 기사를 보는 순간 세상에 이런 일이 있는가 하고 분노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막상 조실부모하여 평소 아버지를 모시고 싶은 염원을 가진 시골의 어느 부부가 이 기사를 보고 그 분을 아버지로 모시려고 찾아갔다.
물론 그 부부도 아버지를 팔려고 하는 자식을 원망하며 물어물어 주소지를 찾아서 서울에 도착해보니 아주 큰 저택에 한 어르신이 계셨다.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는 중에 그 광고를 제보한 사람은 자녀들이 아니고 그 어르신이 세상인심을 살펴보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 아버지도 팔려가려면 한 일주일 정도 준비기간이 필요하니 다음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그 부부는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의아심이 생기게 되었다.
일주일 후에 현금 100만원을 준비해서 그곳에 도착하니 팔려간다는 어르신은 지난번에 만난 바로 그분이고 큰 저택과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었었다.  그래서 놀랜 부부는 저희는 시골에서 가난하게 사는데 같이 가시겠느냐?고 하니 물론 내 소유의 모든 재산을 팔아서 시골에 새집을 짓고 땅도 사고 행복하게 살자고 했다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평가는 독자 여러분이 하시기 바란다.
두 번째 이야기는 시골에서 두 노부부가 살다가 부인이 별세하여 홀아버지로 혼자 사시기에 아들 내외가 불가피하게 서울로 모셨다. 이에 못마땅한 며느리는 마지못해 시아버지를 봉양하게 되는데 하루는 시아버지가 우연히 며느리 책상위에 있는 메모지가 있어 읽게 되었다. 우리 ‘가족의 순서’라고 썼는데 1.아들 2.며느리 3.애완견 4.남편 5.파출부 6.시아버지라고 적혀 있는 쪽지를 보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며칠 동안 고민을 하던 시아버지가 하루는 아들 책상위에 “4번아, 6번은 먼저 간다”라는 글씨를 남겨놓고 가출을 하셨다. 퇴근 후에 돌아온 아들이 그 쪽지를 보고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 평소 가끔 다니시던 아파트 경비실에 가서 아저씨에게 물어보았다. 경비실 수위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 사람아, 그것이 자네네 집에서 대우 받는 순서라네”라는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 말을 들은 아들은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간신히 아버지를 찾아서 그간의 잘못을 뉘우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사회의 일면이기도 하다. 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노령화 사회에서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특히 아들이었다가 아버지가 된 가장의 위치가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어쩌면 아버지는 가정의 행복을 가꾸는 정원사요 가정의 안내자로서 자녀들에게 꿈을 제시해 주고 외풍에서 가족을 보호하고 지탱해 주는 방파제요 버팀목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부모의 사랑에는 모성애와 부성애가 있는데 모성애는 겉으로 드러나는 사랑이고 나무의 꽃과 같다면 부성애는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나무의 뿌리와 같은 것이다.
가정이라는 신성한 영역을 부부가 서로 함께 이루어 가야 하는 운명의 공동체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5월이 되기를 바란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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