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 50여일 살길 막막한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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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곤파스 50여일 살길 막막한 농민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10.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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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곤파스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은 홍성군이 지난 달 1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에 따른 복구비 지급이 안돼 농민들의 한숨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홍북면 신정리 하유정 마을은 150동의 딸기 하우스가 즐비하게 늘어설 정도로 전체 52농가 중 25농가가 30여년을 딸기재배를 주업으로 삼으며 연간 4억3000만원의 소득을 창출하고있다.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재배농가 대부분 60대~70대 노인들인 하유정 마을 농민들은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딸기 하우스를 복구하기에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김진희(53) 이장은 "예년 같으면 9월에 딸기 묘를 심고 다음해 3월에 수확을 기다리고 있겠지만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조차 이뤄지지 않아 손도 못대고 망연자실 한 상태"라며 "하우스 1동 복구비가 1000만원이 넘는데 60~70대 노인들이 복구를 위해 융자를 받아 빚지면 무슨 희망으로 살겠느냐,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을 주민 엄기순(72) 씨는 "재난지역 선포이후 복구비가 내려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 "재난지역 선포되면 뭐하나, 농민들 농사를 지으라는 건지 그만두라는 건지 살아날 방도가 없다"고 눈물 짓는다.

또 다른 주민 김욱환(65) 씨는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임시로 복구해 딸기 묘를 심었지만 겨울에 눈 많이 오면 내려 앉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며 "말로만 복구해준다 하지 말고 실질적인 복구대책을 세워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 건설교통방재과 관계자는 "농작물 재해 피해 복구비 지급 대상이 2000여명이넘다 보니 주 생계수단을 판단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확인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며 "빠르면 다음 주(25일)부터 복구비가 지급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연재해로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된 농민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는 현실에서 행정절차 과정으로 인해 복구비 지급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곤파스로 인한 홍성군의 피해액은 75억6182만원으로 이중 농작물 피해는 1286건 750ha이고 농림시설의 피해는 122건 126ha 53억5028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자연재해 대책법에 따르면 농작물 피해에 대한 농민들이 받을 수 있는 피해 복구비는 35%이며 융자 55%, 자부담 10%로 농가의 부담이 좀처럼 가라 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방재과 관계자는 "재난지역이 선포된다고 해도 지방비 일부를 국비로 대체하는 것으로 지방비 부담액을 감해주는 것 뿐"이라며 "피해액이 작으면 예비비를 사용해 선 지급 할 수 있지만 피해액이 크다보니 지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농가에서는 농업경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보험료를 지원하는 시설보험과 농작물보험에 가입해 자연재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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