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미 살아있는 홍성전통시장엔 특별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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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 살아있는 홍성전통시장엔 특별한 게 있다
  • 이병헌<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3.08.13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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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가지 숨은 보물
홍성대장간.

대장간 모루 등 50년 세월 간직
마지막길 동행 꽃상여 자태 화려
대성철물점 돈괘 세월 무게 담겨 


우리들은 가까운 곳에 중요한 것을 두고 보물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보물이라는 단어가 특별함을 의미한다면 그 󰡐특별함'은 개인의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실 홍성재래시장에서의 보물은 많은 사람들이 하찮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일 수도 있지만 하나 하나 보물로 지정된 면면을 살펴보면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물론 '가치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생각하는 것도 달라질 수 있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면에서 홍성전통시장의 보물은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

70년 전통의 홍성재래시장의 첫 번 째 보물은 대교리 석불입상이다. 대교리 석불입상은 홍성읍 대교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석조 미륵보살 입상인데 충청남도의 문화재자료 제87호로 지정되어 있다. 직사각형의 화강암 석재에 얼굴만 둥글게 다듬어서 눈과 코 그리고 입을 낮게 새겼는데 그 모습이 익살스럽다.

뽕뽕다리.
홍성천 주변 벽화.



두 번째 보물은 홍성대장간(041-632-3272) 안에 있는 모루와 나무통이다. 현재 홍성대장간을 운영하시는 모무회 님이 국민학교 2학년 때 배가 고파 학업을 중단하고 고모부인 김순업씨가 운영하시던 대장간에서 심부름을 하기 시작한 후 아버님도 함께 대장간 일을 배웠다. 기술이 좋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 아버지와 함께 대장간을 개업하여 50여 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찾아간 날에도 열심히 망치로 붉게 달아오른 쇠를 내리치면서 작업을 하고 계셨다. 사진 촬영 허락을 받고 사진을 담는 동안 진지하게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홍성대장간이 오랫동안 존재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대장간 안에는 모루와 나무통이 있는데 모루 위에 붉게 달은 쇠를 내리쳐서 원하는 모습으로 가공을 한다. 그리고 나무로 만들어진 물통에는 늘 물이 담겨져 있는데 물을 비우면 통이 뒤틀어져 계속 물을 담아놓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 보물은 금종상회 부의함이다. 부의는 상가(喪家)에 부조로 보내는 돈이나 물품을 의미하는데 부의함은 부조금을 넣는 함으로 요즘은 집에서 장례를 치루는 경우가 적으니 장례식장 빈소 입구에 놓아두는 함이다. 가게 안에 숨어있는 녀석을 찾아내 사장님의 허락을 받고 사진을 담았다. 이 부의함은 선친이 직접 만든 것으로 요즘은 이곳에 손님들로 받은 대금을 보관한다고 한다.

재봉틀.
꽃상여.



네 번째 보물은 보신알이다. 보신알은 곤달걀을 의미하는데 병아리로 부화되기 직전에 먹는 것으로 맛이 고소하다. 이집에서는 아주머니께서 나무로 불을 때고 계셨는데 비닐을 걷어주면서 사진을 찍도록 해 주셨다. 할아버지 한 분이 보신알을 안주로 소주를 드시고 계셨다.

다섯 째 보물은 홍주천막 재봉틀이다. 이 재봉틀은 일본의 도요타 제품인데 서울 청계천에서 40여년 전에 중고제품을 샀다고 하니 아마 오십 년은 넘었으리라 생각된다. 고장 나면 근처에서 고칠 수 없어 직접 손을 보거나 서울까지 가서 고쳐야 한다고 한다. 수 십 년 동안 천막을 만들면서 시장에서 살아온 재봉틀은 분명 보물임에 틀림이 없다.

여섯째는 홍성천의 뽕뽕다리이다. 예전에 공사장에서 발판으로 사용되었던 강철판으로 일정한 크기의 구멍이 뽕뽕 뚤려있다고 해서 뽕뽕다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천천히 이 다리를 걸으니 출렁거리는 것이 부교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곱 번째는 홍성천 벽화이다. 홍성천 주차장에 약 200m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홍성이 과거와 서해안의 해상문물과 충청 내륙의 육상문물을 어우르는 내용의 벽화가 가득하다. 이 벽화는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있다. 그림은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우리들의 오래전의 고향의 모습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돈궤.
되.



여덟 번째 보물은 꽃상여이다. 홍성꽃상여집은 문은 열려있었는데 사장님이 계시지 않아서 아쉬웠다. 대신 앞에서 장사를 하고 계신 분의 협조를 얻어 꽃상여를 만나고 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상여는 초상 때 시신을 장지로 운반하는 제구로 매장이 성행했던 과거에는 많이 사용하였는데 지금도 시골에서는 아직도 사용하는 곳이 있다. 민초들이 마지막 이별의 순간에 꽃상여를 타는 것은 생애 최고의 호사라고 생각했다.

아홉 번째 보물은 관성상회의 됫(됫박)으로 가게 앞에 설치해 놓았다. 되나 말은 농산물 특히 쌀이나 보리 등 곡식을 계량하던 도구로 사용하는 말과 되를 보여 달라고 하자 사장님께서 직접 가져다 주셔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관성상회는 각종 농산물을 팔고 있었는데 사장님은 참 마음이 넓은 시골아저씨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열 번째 보물은 대승철물점의 돈괘이다. 가게에는 돈괘가 있었는데 물건을 팔고 그 돈을 보관하는 금고의 역할을 했다. 손때가 묻은 돈괘는 세월을 가득 담아있었고 돈괘 위에는 동전이 있어 그 용도를 알 수 있게 하였다. 대승철물점에는 지금도 입구에 놓여있었는데 그 모습이 이채롭다.

지금까지 홍성전통시장 10대 보물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보물 하나하나 전통을 가지고 있고 또 그 만큼 무게를 가지고 있다. 보물을 찾아서 각각의 사연을 살펴보고 직접 느끼고 사장님들과 이야기를 통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좋다.


■ TIP 
홍성천변에 있는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그곳부터 천천히 돌아보는 것이 좋다. 먼저 홍성천의 벽화를 돌아 본 후에 바로 옆에 있는 뽕뽕다리를 만나보고 놀이터 안에 있는 대교리 석불입상을 돌아보면 좋다. 그 다음에는 시장 안에 몰려있으니 천천히 돌아보면서 찾아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1일과 6일이 장날이니 시장 한 바퀴 돌면서 천천히 보물을 찾아보고 시장 안에 있는 국밥집에서 국밥을 먹고 시장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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