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방죽 생태계 파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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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재방죽 생태계 파괴 우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4.05.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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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연꽃 줄고 황소개구리 개체수 급격히 증가
주민들“군 차원 적극적 관리대책 마련 시급”

홍성지역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홍성읍 고암리 역재방죽이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황소개구리와 줄어든 가시연꽃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홍성군에 따르면 역재방죽에는 9목 27과 60여종 이상의 곤충, 8목 17과 26여종의 조류, 27목 43과 86종의 식물 등 170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96년 산림청의 가시연꽃(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분포지로 조사된 역재방죽은 우포늪을 제외하고 가시연꽃의 국내 최대 군락지 중 하나로 분류돼 자연적 생태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최근 역재방죽에 황소개구리가 번식한 알이나 부화된 올챙이 개체수가 예년보다 크게 증가해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역재방죽 수변을 뒤덮고 있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황소개구리 알은 기온이 올라가는 5월 하순 올챙이로 변신한 뒤 이듬해 성체로 자라는데 최근 역재방죽 수변에는 육안으로 쉽게 식별이 가능할 만큼 검은색의 수많은 올챙이와 알이 뒤덮여 있어 이미 상당수 성체의 황소개구리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황소개구리는 잡식성으로 물고리, 개구리, 뱀 등을 마구잡이로 잡아먹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데다 천적이 없어 한번 발견되기 시작하면 일대 생태계 먹이사슬을 파괴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최대 8년까지 생존하는 황소개구리의 특성상 현재 수변을 뒤덮고 있는 올챙이나 알이 자라 성체로 자랄 경우 머지않아 역재방죽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고암리 역재방죽 인근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뜰채를 이용해 황소개구리 알을 포획하는 등 역재방죽 지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개체수가 워낙 많아 황소개구리 알 제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개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시연꽃 군락도 황소개구리 개체수 증가와 더불어 역재방죽 생태계 파괴의 여러 현상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역재방죽에서는 지난해 들어 가시연꽃의 개체수가 크게 줄었으며 본격 개화시기인 9월 말까지도 예년과는 달리 개화한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가시연꽃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과 관련해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원앙 등의 조류가 가시연꽃의 씨방을 지속적으로 파먹으면서 발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홍성군은 분석하고 있다. 가시연꽃의 생육을 방해하는 일반 연꽃도 분포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역주민들은 역재방죽 생태계 파괴가 본격화되기 전에 군 차원의 적극적인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 정해남(44·고암리) 씨는 “역재방죽에서 황소개구리 알을 주민들이 직접 수거하는 모습을 종종 보고 있지만 몇몇 주민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생태 보고로 사랑받고 있는 역재방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군 차원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군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가시연꽃의 경우 최근 개체수가 줄어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가시연은 생육환경이 맞았을 때 다시 발아하는 것을 알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황소개구리 알 사이에서 두꺼비 알도 발견돼 황소개구리 알만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고민 중에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역재방죽 보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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