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주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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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주병장’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6.10.2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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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글을 쓰는 날이 10월 16일로 오래 전에 육군에 입대했던 10월16일과 같은 날이다. 한 때 유행하던 군가 중에 “신병 훈련 6개월에 작대기 두 개…”라는 육군 김일병이 생각나서 육군 주병장으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든다. 흔히 남자들이 모이면 주로 화두로 등장하는 것이 축구와 군대 이야기라고 하는데 오늘은 군대에 대한 한 부분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대한 남아로서 국민의 4대 의무 중에 하나인 국방의 임무를 이행하기 위해 빡빡 머리로 입대하던 그날!

어두운 밤길에 긴장되고 두려움에 찬 마음으로 논산 훈련소 내무반에 들어서는 순간, 첫눈에 들어오는 검은 총걸이가 삼엄한 마음을 불러왔다. 어쩌면 이 총은 나와 인연이 없는지 훈련 중에 사격시험에 왼쪽 눈이 감어지지 않아 불합격하고 기합 받던 일! 다행히 의무병과를 받아 대구 군의학교로 가면서부터는 총 대신에 구급낭을 메고 다녔다.

처음 부대배치를 받고 깊은 산골인 화천의 12사단으로 들어가던 날이 마침 구정 전날이어서 민가에서 풍겨나는 음식 냄새와 향수에 젖은 어느 전우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뒤에 강원도 화천에서 홍천으로 그리고 “인제가면 언제 오나” 라는 말이 있는 인제까지의 2년 넘는 병영 생활은 지나고 보니 내 삶의 한 과정에서 인생 전문대학으로 시간이 있을 때는 공부도 하고 편지를 많이 썼다. 의무중대와 의무대에서 근무하며 사병들의 치료와 약을 조제하는 일로 흔히 말하는 돌팔이 의사로 많은 경험을 했다. 인생살이가 결국 연계성을 갖고 있기에 군대에서 배웠던 것들이 사회에 와서 요긴하게 활용하게 될 줄이야…!

우선 의무대에 근무한 것이 교직에 있을 때 교련과목 중에서 간호학을 수업하게 되고 그런 연유에서 인지 큰딸이 나이팅게일의 정신을 이어받은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내무반에서 틈틈이 독서하고 메모하는 것에 어느 전우는 “주병장은 공부하러 군대왔어!” 라고 했던 것이 윤리과목에 좋은 교재가 되었고 주고받은 편지에 글 쓰는 묘미를 느껴 지금은 홍주문학회원으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쓰기 시작했던 개인일기가 습관이 돼 군대 생활 중에도 노트와 수첩에 메모를 했고 하루도 빠짐없이 50여년을 계속하고 있다. 정말로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 하듯이 개인일기쓰기가 결혼해 4남매를 키우면서 육아일기를 30년 넘게 쓰게 되는 원동력이 돼 많은 매스컴에 보도가 되고 책으로 출판을 하게까지 되었다.

군대라는 사회가 20대의 젊은 나이에 하나의 공백 기간이 아니라 긴 인생살이에 전환점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결국 군대는 전쟁과 관련이 되기에 나폴레옹의 침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톨스토이의 장편소설인 ‘전쟁과 평화’를 도스토엡스키의 ‘죄와 벌’에서 대학생 주인공이 가난해 학업을 중단하고 고리대금을 하는 노파를 살해하는 내용을 연상케 한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밝고 바른 길을 찾아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가 아닐 런지!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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