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가 통폐합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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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가 통폐합 대상?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7.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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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학부모 60% 이상 찬성 시 통폐합 추진
학부모, 지역학교 반드시 유지, 통폐합 절대 반대

 


홍성교육청(교육장 이동의)은 지난 15~16일, 20일 3일간 관내 과소규모 학교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통폐합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통폐합 설명회는 학생수 5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 3개교(광남초, 신당초, 금마중)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통폐합 추진배경과 기준, 통폐합 학교 지원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학부모들의 의견수렴과 함께 무기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교육청의 통폐합 학교 지원계획에 따르면 본교 통폐합 시 20억원, 분교장 격하 시 1억원을 지원하고 학생에게는 1인당 400만원 상당의 교육물품과 통학편의를 제공한다. 또한 통폐합 학교 시설에 대해서는 농업교육장, 평생교육시설 등 지역사회 학습센터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용환 관리과장은 "교육부 기준 학생 수 60명 이하 학교에 대한 통폐합 추진이 이뤄지고 있지만 도 교육청에서는 농촌지역의 특성상 50명에 기준을 두고 추진 중에 있다"며 "소규모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복식수업으로 인해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사회성 교육과 교육과정 운영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학부모들은 지역 학교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통폐합에 적극 반대 목소리를 냈다.

안덕수 광남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학교 통폐합은 있을 수 없다"며 "작은 학교를 없앨 것이 아니라 각종 지원을 통해 학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지자체에서 소규모 학교에 대한 의식전환과 함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복식수업에 의한 문제를 제기하며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광남초를 포함한 통폐합 대상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복식수업을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며 "소규모 학교의 아이들도 학습권은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용환 관리과장은 "교육인적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교과부에서 학생수에 비례해 교원배정이 이뤄지다보니 충남의 경우 10명 미만의 학년의 경우 부득이하게 복식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남초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에서는 무엇보다도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며 "다양한 체험학습과 돌봄 역할까지 대신해주는 광남초에 아이를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관내 중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되는 금마중학교에 대한 통폐합 설명회에서는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와 다양한 의견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들은 통폐합이 되면 학생 통학에 큰 불편이 따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교육문제로 주민들이 농어촌을 떠나는 현실에서 유일한 마을의 문화ㆍ교육기반인 학교를 없애면 인구감소를 부채질할 것이라며 '공동화'우려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금마중 이한분 자모회장은 "지난 해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표창을 받은 금마중을 불과 한 학기도 안돼서 단순히 학생수가 적다는 논리로 통폐합 시키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통폐합 추진 시 학생들이 통학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통학차량을 지원하겠다는 교육청의 설명에 금마중의 한 학부모는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안이 지역현실을 무시하고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통폐합 시키려고 한다"며 "통폐합이 이뤄지게 되면 아이들이 걸어서 20분 거리의 통학거리를 직선거리가 아닌 각 마을을 거쳐 운행하다보면 1시간이 소요돼 아이들이 피곤해하고 지친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서울에서 자녀를 농촌학교로 보내려고 이사를 왔다는 학부모 김은애 씨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복잡한 큰 학교에서 내 아이가 존재감 없이 교육 받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특기 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해달라"며 반대의사를 표했다. 이어 "금당초등학교에서 읍지역 아이들을 학교로 유입시켜 통학버스가 매일 아침 읍 지역을 운행하고 있다"며 "통폐합에 지원되는 비용을 10분의 1이라도 소규모학교를 살리는데 사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차용환 관리과장은 "교육청에서도 읍내 과대학교에서 면단위 소규모 학교로 학생들이 분산되길 원한다"며 "면지역 학교를 특성화시켜 학생들이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의 노력과 학부모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청은 이날 설명회를 마친 후 참석한 학부모를 포함한 전체 학부모에 대한 무기명 찬반 투표를 실시해 60% 이상 찬성 시 2011년 3월 1일자로 통폐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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