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29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41> 교복을 입은 딸아이는 옆의 빈 침대에 걸터앉아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다. 울고 있었는지 한 손엔 구겨진 손수건을 꼭 쥐고 있었다.“이름이 뭐라고 하지?”한 박사는 곁에 나란히 앉으면서 물었다.“고유미입니다.”한 박사의 물음에 가느다란 목소리로 대답했다.“수영여고예요.”“학생이 오는 것을 나는 기다리고 있었어.”유미는 고개를 숙인 채다.“동생을 낳았어……”유미는 놀란 듯이 고개를 들었으나 눈물이 가득한 눈을 보이기가 싫어서인지 고개를 이내 떨구었다.“아기 보았지?”대답이 없었다.“예쁜 아기야. 곧 누나, 누나하고 따를 거야. 학교에 가게 되면 숙제라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가르쳐 주고…… 이 아이가 커서…… 아, 그건 그렇고 학생 아빠는 무얼 하셨지?”“조선소에 교육 | 한지윤 | 2018-08-29 09:10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40> “학교는 자기들이 세우고 있다더군. 7,80명이나 되니 세워도 되겠지. 안 그래? 남자 아이들은 장차 선교사로 여자들은 선교사의 아내로 기르고 싶다고 하면서 한국어, 중국어, 영어 등 3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나.”“어, 그런 식으로 기른다?”“대만에서 중국인 선생을 두 사람이나 불러왔다더군.”“중국어 말입니까? 중국에 선교사를 파견한다는건. 1세기 전의 사고방식 같은데……”“이번 브라질 여행도 그 부부가 초청한 거예요.”“좋은 사람들인데…… 그 동안에는 아이들은 두고 가는 거죠?”“간호사 같은 사람에게 부탁하지. 평소에 귀여워하고 있지. 공원에도 데리고 가고, 어린이 영화관에도…… 모두 부부가 함께 하고 있어. 자기 친 아이들과 똑같이 키우고 있어요.”“아이 키우는 일이 취미인가 교육 | 한지윤 | 2018-08-22 09:12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9> 서재에 들어온 수간호사는 이렇게 말하며 인사를 했다.“뭐, 별 것도 아닐 텐데……”한 박사는 눈으로만 웃었다.“거기 앉으시오. 조금 전 출산한 산모는 안정됐어요?”“네, 출혈도 없고, 자고 있는지 눈을 감고 누워 있습니다.”“나이분 간호사에게 들었어요?”“네. 조금은.”“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으니까 당황하고 있을 거야.”“네.”“두 가지 측면이 생각되는데 하나는 잠자코 돌아가는 일이지.”수간호사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임신이라고는 생각도 하기 전에 그녀는 자기 집 주소를 정확히 말했으니 이 집은 걱정할 필요가 없고 단지 며칠 동안은 신생아실의 문단속을 철저히 해 줘야겠어. 야근 중에 소홀히 하다가 깜박 잠드는 수도 있으니까 자물쇠 교육 | 한지윤 | 2018-08-15 09:01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8> 아주머니의 경우 진통이 멈추는 동안만이라도 그녀 쪽에서 보면 하늘에서 ‘졸지에 떨어진 것 같은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머리에 꽉 차 있어서 조금도 편안하지는 않을 것이다.“기운을 내야 해요. 아주머니. 내일은 집에 돌아간다고 딸에게 말했다죠. 그렇다면 기운을 내야잖습니까.”“내일 퇴원해요? 벌써?”분만 기구를 들고 들어오던 간호사가 놀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는군. 나로서는 내일은 퇴원허가를 낼 수 없을 것이지만.”임신을 할 정도이니 이 아주머니는 밤늦게까지 집을 비우는 일이 없지 않았겠지. 이 아주머니도 아마 이런 것을 이용해서 오늘밤만 외박을 한다고 그 딸에게 말했을 것이다. 아이를 낳고 내일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혼자서 집에 돌아갈 속셈으로 말이다. 그건 너무 제 교육 | 한지윤 | 2018-08-08 09:0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7> “선생님을 꼭 좀 뵙고 싶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만……”또 낭랑한 음성의 공손한 말씨였다.“아직 양수는 터지지 않았겠지?”“네.”“알았어요. 지금 곧 가지.”병원 건물까지는 불과 수 미터의 거리였지만 한 박사는 오늘따라 밤바다의 비릿한 내음을 한껏 들이키면서 걸었다.2층에 있는 분만실 입구에 들어서니 병동담당 간호사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민경이와 화영이가 각기 분주하게 분만기구와 아기 옷을 챙기고 있었다.“아주머니, 예상대로 분만이 빨라지는군요.”한 박사는 고무로 된 앞치마를 걸치고 손을 씻으면서 분만대 위에 눈을 감고 얌전하게 누워있는 임산부에게 말했다.“선생님 부탁이 있는데요.”“말씀하시죠.”“곁에 간호사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한 박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교육 | 한지윤 | 2018-08-01 09:2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6> “임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출산 후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겠군요.”“집에 아무 준비도 없어요.”그녀는 세상이 귀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갓난아기 것은 퇴원할 때면 돼요. 우리 병원에서는 입원중인 신생아에게는 병원에서 준비해둔 아기 옷을 입히기로 되어 있으니까, 단지 아주머니의 쓸 물건만 나중에라도 좋으니 딸더러 가지고 오라고 해요. 경기도라면 그다지 먼 곳이 아니니.”한 박사는 가능한 담담하게 말했으나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구나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 박사는 성격적으로 이 세상 일을 모두 간단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않으면 상당히 복잡한 일도 의외로 간단하게 처리되는 수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지 간단하게 생각하도록 의식적으로 교육 | 한지윤 | 2018-07-25 09:1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5> 하고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한 박사는 아내의 얼굴을 살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한 방법이다 싶어 의식적으로 종종 이렇게 했다.접수부 직원도 퇴근한 후라서 원형의 대기실은 조용했고, 외래의 진찰실에 중년의 여자가 불안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어떻게 된 거죠?”나이분과 다른 간호사들도 퇴근할 참이었는지 흰색의 간호사복을 벗고 모두 사복차림이었다.“이곳에 살고 있는 친척집에 왔다가 그곳에서 2시간 정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배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에 갔더니 출혈이 보여 집에 빨리 돌아가려고 친척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불안하지 않겠어요. 마침 병원의 간판이 보이기에……미안합니다.”“옷을 벗고 여기에 누워 보세요.”나 간호사가 침대 주위 교육 | 한지윤 | 2018-07-18 09:14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4> “그런 소리만 하고 있으니 그 앤 놀기만 하는 거죠. 나, 이번에는 돌아오지 않으려고 생각했어요.”“왜? 올해는 줄곧 미국쪽 방향이 좋은가?”“그렇지도 않아요. 우리 집 말고는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요.”“여기도 있잖아, 유리는 역시 엄마가 꼭 있어야 된다고 생각할거야.”“안 그래요.”이윤미는 여행을 하면 늘 짭짤하게 연애 유희 같은 짓을 한다.사내 쪽은 남의 집 유부녀와 잠시 즐기는 것으로 끝내는데 이윤미는 반드시 진심으로 빠져든다. 그 남자가 자기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집에 돌아올 필요가 없다고 이윤미는 믿고 있는 것이다.“글쎄, ‘필요로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말은 요즘 유행투의 말인 것 같은데, 옛날에는 그런 표현은 없었어.”한 박사가 얼버무리며 교육 | 한지윤 | 2018-07-11 09:15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3> FSH라 불리우는 난포자극호르몬, LH라고 하는 황체화호르몬, LTH라고 하는 황체형성 호르몬이다. FSH가 난소의 난포를 발육시켜 임신 즉 수태한 난자의 착상에 대비한다. LH는 발육된 난포를 배란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 난소에 황체라는 조직을 만들고 이것을 유지시키는 것이 LTH이다. 배란 후 약 14일 전후 해서 황체가 위축하며, 난포 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의 두 작용이 쇠퇴하므로써 월경이 시작되는 것이다. 인체의 시상하부가, 약이나 염증성질환등의 원인 외에도 환경이나 정신의 작용을 받으면 그 호르몬의 분비기능을 잃어버리는 수가 있다.한 박사는 이 여대생에게 의학적인 기능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만일 그녀의 혈액이나 소변의 검사결과 고나도트로핀의 분비량이 적고 그 중에서도 특 교육 | 한지윤 | 2018-07-04 09:14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2> 이형성을 볼수 없는 데도 미란을 암으로 의심이 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말이라 할지, 아니면 일종의 사기행위라고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하 선생은 자궁암을 잘 고친다고 하는 소문이 이 지역의 환자들에게 제법 자자하게 돌고 있다. 이웃의 김 영감 같은 사람도 ‘하 선생이란 분은 암을 발견하는 명인이라 하던데. 우리 할망구의 친정 올케도 수술 받았는데 아직 암이 되기 전에 발견해서 깨끗이 나았다 하던데’하는 둥, 감탄하는 정도다. 극언을 한다면 아직 암이라 진단하기 어려운 상태를 암이라 해서 수술을 해 준다면, 무엇보다 수술비를 벌 수가 있고 수술은 환자의 생각보다 쉽게 끝나고 게다가 그 의사에게서 수술하기만 하면 암은 결코 재발하지 않는다. 라고 하는 식이 되어 버린다.이렇게 되면, 이 지방 제일의 교육 | 한지윤 | 2018-06-27 09:00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1> 하태명이라는 의사는 한 박사보다 상당한 연배의 산부인과 의사다. 이 근방에서 꽤 인기가 있는 의사. 사교성 좋고 친절한 대신 사람에 따라서는 거만하게 대하기도 한다. 철저한 권위주의자로서 장관이나, 도지사, 국회의원의 소개가 있는 환자라면 극진하기 이를데 없이 대해 준다. 일부러 현관까지 전송을 나가 차에 타는 것까지 공손하게 도와준다고 하는 소문이었다. 하산부인과 병원에 가면 대기실에서 복도까지 하 원장의 사진이 쭉 걸려 있다고 한다.장관과 소파에 앉아 서로 담소하고 있는 사진, 여배우와 요트를 타고 손을 흔들고 있는 사진, 바둑의 명인과 호텔에서 대국하고 있는 모습, 이름이 있다는 무용수와 어울려서 우쭐거리고 있는 장면들을 찍은 이런저런 잡다한 사진들이 걸려있는 것이다.“선생님, 하 선생의 교육 | 한지윤 | 2018-06-20 09:10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30> 옆 사람이 지금 한창 바쁘거나 급한 일이 있는데도 무관심해 한다거나 자기가 지금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데도 그걸 눈치 채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겐 모멸감을 가질 정도였다. 조금 전부터 한 박사는 자기의 생각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민영이가 자기의 신체에 대해 열등감을 갖고 있지도 않거니와 병에 대해서도 절망적이 아니라는 것, 그 둔감성이 한 박사의 마음을 음직이기 시작한 것 이었다.“내 모교인 대학병원에 소개해 드릴 테니 그 곳에 가셔서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렇게 하면 부인도 상당히 좋아지실 걸로 여겨집니다.”“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조금 더 지체하셨다가 호텔의 할머님과 따님이 오시거든 별실에서 천천히 불고기라도 잡수시도록 해주십시오. 이건 감사한 마음의 표시이긴 합니다 교육 | 한지윤 | 2018-06-12 09:13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9> “치료라는 말의 한계가 문제입니다. 이렇게 노출된 방광을 복부의 피부로 덮는 것은 가능합니다. 전벽을 만들어 주면 출혈 같은 것은 없앨 수가 있습니다. 그 정도일 것입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듯합니다.”“스스로 화장실에 가서 소변 따위 정도는 볼 수가 있겠습니까?”“그건 좀 무리일 듯합니다. 세밀하게 진찰해 봐야 알겠지만 뇨도가 없다면 요도괄약근도 없을 것이므로 스스로 조절한다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또 이럴 경우 방광자체가 작은 형태이므로 소변을 모아 두는 양도 적습니다.”한 박사는 이렇게 말하고는,“지금까지 열도 나고 했겠죠. 신우염을 반복한 일은 없습니까?”한 박사는 이 여자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할까 하다가 입을 다물고 말았다.“네. 자주 있었 교육 | 한지윤 | 2018-06-06 09:09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8> “아니죠, 하고 있습니다. 보기에는 저렇게 보이나 영리한 점이 많습니다. 꽃꽂이도 하고, 센스도 많아 꽃꽂이 그릇 같은 것도 미술전집을 뒤져서 구하고 있습니다. 경리 같은 것은 저보다 더 밝습니다. 저야 어묵 만드는 것 밖에 모르지만, 집사람은 회계사 못지않게 장부도 잘하고 있습니다. 세무서에서도 칭찬을 하지요.”“부러운데요. 제 병원은 전부 다른 사람에게 맡겨 두고 있습니다. 대개는 부인이 의료보험의 계산 같은 것은 하고 있지만 나도 하지 않고 집사람도 하지 않고 있지요.”옆방에서는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할머니 준비가 됐어요?”어째서 이 남편은 아내에게 직접 말을 하지 않고 할머니만 부르고 있는지 한 박사는 알 수가 없었다.“저 할머니란 분은?”한 박사가 물었다.“집사람이 교육 | 한지윤 | 2018-05-30 09:14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7> 딸을 데리고 아래쪽인 프런트로 걸어갔다. 김진우가 유리를 데리고 아이스 스케이트에 가게 되어 있으나 먼저 형님을 소개해야 된다고 했다. 김진우의 형님은 미남형의 동생과는 달리 머리가 약간 벗겨진, 얼굴이 좀 검은 남자였다. 얼굴빛이 검다는 것과 표정이 어둡다는 것은 관계가 없는 수가 많으나 이 남자의 경우는 둘 다 그 요소를 겸하고 있는 듯했다.“저의 집은 이 호텔 앞에 있어서 차를 댈 정도는 아니라고 여겨지는데, 상관없겠습니까?”“이 앞인데, 그냥 걸어가죠.”“다행히 비도 그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오늘 돌아가실 예정이십니까?”“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는 일해야 되니까요. 대진으로 온 의사에게도 밤 아홉 시까지는 돌아온다고 말하고 왔지요.”“너무 늦지 않게 가셔야 될 것 같습 교육 | 한지윤 | 2018-05-23 09:09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6> “할머니는 잠자리에서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아요.”유리는 한 박사의 방으로 다시 와서 과일 바구니를 들여다보면서,“아빠, 엄마가 먹고 있는 제주의 귤과 이것은 어느 것이 더 맛있어?”한 박사는 오랫동안 개업의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잠깐잠깐 자는 데는 익숙해 있었다. 적당히 취하고 잠도 오고해서 어머니와 딸과의 대화를 흘려 듣고 있었다. 그 때다. 머리맡의 전화벨이 울렸다.“선생님, 프런트의 김진우입니다. 조금 전에 실례가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어, 아니 오히려 이쪽에서 신세를 많이 졌는데 과일은 뭐하러 보냈어요? 괜히 폐만 끼친 것은 아닌가 싶어서,”“또 전화 같은 걸 걸어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쾌히 승낙하셨다는 것을 형에게 전했더니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교육 | 한지윤 | 2018-05-16 09:03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5> “형수는 줄곧 기저귀를 차고 있다고 합니다.““어떤 병이라도 앓고 있던가요? 아니면 수술이라도?”“아닙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랍니다. 나면서부터 줄곧 그렇다고 합니다.”“야뇨증은 아니겠죠?”“아닙니다. 낮이나 밤이나 차고 있다고 합니다.”한 박사는 놀라지 않았다. 그렇다고 신기하게 생각지도 않았다.“보지 않고는 뭐라고 말할 수가 없지만 ‘루’라는 병이 있어요. ‘루’라고 좀 어려운 글자를 쓰지요.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서 이름이 다른데 질과 그 접촉 장기 사이에 구멍이 생기는 수가 있어요. 만일 뇨도나 뇨관이나, 방광이 연결되면 뇨루라고 해서 소변이 새어 나오게 돼요. 직장과 직장 사이에 이상한 회로가 생기면 분루가 되지요. 좀 곤란한 병이지만 수술을 하면 대개는 좋아지는 경우가 많죠 교육 | 한지윤 | 2018-05-09 09:1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4> “한 선생님이십니까? 프론트의 김진우 입니다.”“어? 어‥‥‥”한 박사는 안심했다는 기분으로 대답했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반사적으로 대진으로 와 있는 그 천세풍 박사가 어떤 실수라도 했나 싶어 마음이 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제 개인의 일인데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선생님이 오시면 의논드리고 싶었던 것인데 오늘 야근이라서 나와 보니 선생님께서 와 계시기에 전화를 드리는 것입니다. 죄송합니다.”내일 아침이면 낮 근무와 교대가 되니 아침 일찍 전화하기가 곤란해서 이 시간에 전화한 것인지도 모른다. 진우는 한 박사와는 구면이다. 호텔맨답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에 단정한 용모인 삼십대 초반의 사람으로서 프론트에 있는 여러 사람 중에서도 선임자였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진우는 한 박사에게 교육 | 한지윤 | 2018-05-02 09:24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3> 이어낸 듯한 창고인지 알 수 없는 곳에 소용없는 물건들을 아무렇게나 쌓아 놓고 있었다. 한 박사는 이런 점에서 무관심한 편이다. 현관의 미닫이로 된 문을 밀어보았으나 고장난 문인지 열리지가 않았다. 한 박사는 힘껏 밀어서 겨우 열었다.“인천에서 온 이순실입니다. 안녕하세요?”어머니의 목소리에 안쪽에서,“네, 나가요.”힘없는 대답이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한 박사는 목소리의 매력이란 그 음정이나 질에 있는 것이 아니고 긴장감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었다. 조금 있다 안쪽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무거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머리의 손질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전 여사가 남자가 입는 듯한 허름한 옷을 걸치고 나타났다.“미안해요. 감기가 들어서 누워 있었는데.”전 여사는 손으 교육 | 한지윤 | 2018-04-25 09:2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22> “자넨, 언제나 한가할 때쯤 되면 오네, 그려.” 며칠 휴가 다녀올 동안 대신 진료하기로 한 천세풍 박사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 박사는 농담을 했다. 한 박사는 온양으로 휴양차 갈 때에는 언제나 인천시내에 들려서 그의 어머니와 함께 간다.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세상에 둘도 없이 효성이 지극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마마보이가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머니인 이순실 여사는 일흔넷이나 되었는데 인천의 옛집에 그대로 혼자 살고 있었다.1주일에 한 번 정도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와서 빨래나 집안 청소 같은 것을 도와주고 있었으나 그 외 다른 것은 혼자하며 살고 있었다. 항상 머리도 단정히 빗고, 옷도 점잖게 입는 깔끔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 지주집의 딸이었다고 하는데 대가 집 마님 교육 | 한지윤 | 2018-04-18 09:20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78910다음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