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51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채송화〉 〈채송화〉 김명순(78) 할머니가 그린 〈채송화〉입니다. 채색은 사인펜으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으셨던지 ‘그냥 그렸슈!’ 하시더니 ‘채송화 같은 데요!’ 하고 내가 먼저 알아본 후에는 채송화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은 처음에는 아주 자신없어하십니다.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몇 번 하고나면 자발적으로 하시고 더 못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십니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명순 할머니 그림 속에 채송화가 탐스럽게 피어 있습니다. 빛깔도 꼭 채송화 빛깔입니다. 예전에 김명순 할머니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6-01 08:30 〈코스모스〉 〈코스모스〉 하얀 도화지 가득히 꽃이 그려진 것을 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린 꽃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늘에는 나비도 서너 마리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꽃이 빽빽이 그려져 있는데다가 잔손질의 흔적과 비슷비슷한 색채가 어우러져 꽃이 웅성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바람에 휩쓸리며 서걱서걱 소리를 내는 것도 같았습니다. 이송연(69) 할머니는 처음부터 꽃을 그리겠다. 하셨습니다. 첫째 날, 둘째 날도 꽃을 그리셨고 넷째 날도 꽃을 그리셨습니다. 셋째 날은 어렸을 때 경험했던 바닷가라며 게와 조개, 소라와 고동,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5-25 08:30 〈외로웠던 날의 꽃〉 〈외로웠던 날의 꽃〉 할머니들은 꽃을 참 좋아하십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지만 뚜렷한 이유를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생생하고 곱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수한 아름다움, 살아있는 아름다움 말고는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누구나가 다 같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꽃을 그린 염정숙(65) 할머니는 옛날에 본 꽃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하십니다. 서울에서 홍성으로 이사 와서 아주 외로웠던 때에 길가에 피어 있는 한 무더기 꽃을 보았다고 합니다. 어찌나 곱고 예쁘던지 정신을 놓고 한동안 바라보며 서 있었다고 합니다. 아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5-18 08:30 〈만고풍상〉 〈만고풍상〉 눈이 많이 내리는 2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어르신 두 분이 그림 그리는 방에 들어오셨습니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려 할아버지인지 할머니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오셔서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들은 그 두 분을 아셨겠지만 나는 처음이었습니다. 두 분 중 한 분의 손에는 스케치북이 들려 있었습니다. 스케치북을 손에 든 분이 그림을 그리는 상 앞에 앉고 한 분은 창가 의자에 앉으셨습니다. 상 앞에 앉으신 분께 성함을 여쭈었습니다. 창가에 앉은 분이 후후 웃으시며 “가” 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 다시 여쭙자 “가만석!”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5-11 08:30 〈햄버거〉 〈햄버거〉 할머니가 그림 그리는 곳에 손자가 따라왔습니다. 손자도 할머니와 함께 그림을 그렸습니다. 할머니보다 더 많은 그림을 쓱쓱 그렸습니다. 오리도 그리고 로봇도 그리고 핸드폰도 그렸습니다. 넝쿨에 달린 바나나와 꽃밭에 나비도 그렸습니다. 손자의 손놀림은 시원시원했고 생각은 끝도 없이 퍼져나갔습니다. 할머니는 콧잔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열중해서 그려도 손자를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보다 못한 손자가 할머니에게 나비 한 마리를 그려주었고 할머니들이 다 모인 시간에 그 사실을 입 밖으로 내보내고 말았습니다. 할머니가 아쉬운 듯 말씀하셨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홍주일보 | 2021-05-04 08:30 〈내가 생각하는 나〉 〈내가 생각하는 나〉 40대 중반의 젊은 엄마가 그린 〈내가 생각하는 나〉입니다. 꽃 한 송이를 그렸는데 실재감이 있는 꽃이 아니라 단순하게 상징화한 꽃입니다.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일본의 무라카미 타카시라는 작가가 언뜻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무라카미 타카시는 서양에서 시작한 순수미술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으로 일본의 세계화에 크게 이바지한 작가입니다. 40대 중반의 이 젊은 엄마는 ‘가족을 그려보자’ 는 제안에 꽃과 나무, 별, 러브레터로 가족을 상징화했습니다. 자신은 꽃, 남편은 나무, 아들은 별, 딸은 러브레터입니다. 색채도 알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4-27 08:30 〈자화상〉 〈자화상〉 이 작품은 50대 중반의 여성이 그린 자화상입니다. 이 작품 또한 거울이나 사진을 보며 관찰하지 않고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 파악하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통해 내면을 그리고자 한 것입니다. 자신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는 활동이었습니다. 관찰을 하지 않고 그렸기 때문에 명암, 입체감 같은 것이 생략됐습니다. 머리 모양 눈 코 입도 단순하게 그렸습니다. 그런데도 중년 여성의 푸근한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짙고 굵은 눈썹, 아래로 향한 눈매, 살짝 다문 입술이 세월의 깊이를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4-20 08:36 〈우리 가족〉 〈우리 가족〉 위 그림은 60대 초반의 여성이 그린 〈가족〉입니다. 종이에 유성 색연필로 채색을 하였습니다. 유성 색연필은 아시다시피 시원시원하게 칠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위에다 겹쳐 칠해도 완전히 섞이지 않기 때문에 맑은 색감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칠한 색과 나중에 칠한 색이 완전히 섞여서 또 다른 색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먼저 칠한 색은 색 대로 나중에 칠한 색은 나중에 칠한 색 대로 유지되면서 빛을 내기 때문에 색감이 풍부하고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살려서 그릴 때 아름다운 그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4-13 08:30 〈어린이 자화상〉 〈어린이 자화상〉 위 작품은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그린 자신의 얼굴, 즉 자화상입니다. 보통은 자화상을 그릴 때 거울이나 사진을 보면서 그리지만 이 작품을 그릴 때는 거울이나 사진을 보지 않고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인식하는지를 그렸습니다. 이 어린이에게 자신을 인식한 것을 그린다는 게 어려웠던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반도 더 그려 놓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그림을 보며 기분이 좋았고 이 그림을 그린 어린이를 볼 때와 같이 귀엽고 천진한 얼굴이 재미있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그림의 매력은 자유로움입니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4-06 08:30 〈둥우리 속 새알들은 어찌 되었을까〉 〈둥우리 속 새알들은 어찌 되었을까〉 위 그림은 이정록 시인의 〈산불〉이라는 동시를 읽고 그 느낌을 표현한 회화작품입니다. 회화는 그림을 말합니다. 시의 여러 구절 중에 특히 ‘둥우리 속 새알들은 어찌 되었을까?’에 그림을 그린 이의 마음이 닿은 것 같습니다. 산불이 났을 때 둥우리 속의 새알들은 어미 새가 꺼내 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타 죽고 말게 됩니다. 시인의 천진한 동심이 느껴지는 구절입니다. 이 그림은 어미 새가 불이 난 산속으로 둥지의 알을 꺼내러 돌아오고 있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새가 날아가고 있는 방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자식을 구하기 위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3-29 08:30 〈담장아래 노랑꽃〉 〈담장아래 노랑꽃〉 이 그림은 한옥의 담장과 담장 아래 노랑꽃, 그리고 석축을 그린 그림입니다. 담장 위에는 파란 하늘이 있고 담장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당장에 박힌 돌들이 마치 무늬처럼 담장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의 장점은 맑은 색채입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그림을 그렸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늘, 담장, 노랑꽃, 석축 무엇 하나 맑고 선명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너무도 맑고 조용해서 노랑꽃을 찾아 날아가는 나비의 날개 짓 소리가 들릴 것도 같습니다. 이 그림을 그린 분은 한옥에서 오래 동안 살고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3-23 08:33 〈가족〉 〈가족〉 위 그림은 70대 중반의 박용준 할아버지가 그린 〈가족〉입니다. 재료는 종이와 유성 색연필입니다. 다른 분들은 얼굴을 크게 하여 표정을 그리고 있었는데 박용준 할아버지는 인물의 전신을 그리고 계셨습니다. 점을 연결한 것 같은 어눌한 선이 오히려 힘 있고 박력 있게 그려진 선보다 매력 있게 보여 그리시는 것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박용준 할아버지는 또 인물에 색을 칠하지 않고 바탕에 색을 칠해 인물이 드러나도록 하였습니다. 대개는 인물부터, 중심부터 색을 칠하기 시작하는데 박용준 할아버지는 바깥부터 칠하여 가운데의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 전만성 <미술작가> | 2021-03-16 08:30 처음처음이전이전123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