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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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자화상〉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4.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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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4〉

위 작품은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그린 자신의 얼굴, 즉 자화상입니다. 보통은 자화상을 그릴 때 거울이나 사진을 보면서 그리지만 이 작품을 그릴 때는 거울이나 사진을 보지 않고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인식하는지를 그렸습니다. 이 어린이에게 자신을 인식한 것을 그린다는 게 어려웠던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반도 더 그려 놓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그림을 보며 기분이 좋았고 이 그림을 그린 어린이를 볼 때와 같이 귀엽고 천진한 얼굴이 재미있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그림의 매력은 자유로움입니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려나갔습니다. 선도 색도 형태도 어린이 마음 가는 대로 그렸는데 어색하지 않습니다. 인물을 가운데 놓고 양쪽으로 선과 색이 대칭을 이루어 마치 접힌 커튼 앞에 어린이가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턱 밑에 그린 칸에는 얼굴과 같은 색을 칠했고 그 모양이 좁고 길어서 넥타이를 맨 것 같이 보입니다. 양쪽에 면이 삼각형이어서 더더욱 넥타이를 매는 와이셔츠를 입은 것 같습니다.  

이처럼 위 그림은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합니다. 넥타이, 와이셔츠, 커튼과 같은 엉뚱한 것을 떠올리면서 웃음 짓게 합니다. 오목조목한 눈 코 입도 장난기 많고 천진난만한 바로 그 어린이 같습니다. 파울 클레라는 현대 화가도 이 어린이와 같이 자유롭고 단순하게 자신의 얼굴을 그린 작품을 남겼습니다. 파울 클레도 이 어린이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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