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춤 계보 한자리서 조명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한국 전통춤의 뿌리로 알려진 한성준 선생의 삶과 예술을 집대성한 국내 최초의 ‘한성준 선생 전시관’이 지난 1일 ‘예전문화창고박물관(홍동면 팔괘리 600)’에서 문을 열었다.
2022년 개관한 예전문화창고박물관은 오리 테마 전시부터 기독교 유물, 민속품, 근대사 자료까지 폭넓은 콘텐츠를 선보여 왔으며, 한성준 선생의 자료들을 새롭게 전시하며 더욱 확장된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했다.
60평 규모의 전시관에선 박상용 관장(64)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모아온 수집품 20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으며, 그중 한성준 선생 수집품은 4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박 관장은 기존에 전시돼 있던 골동품을 일부 정리하고, 한성준 관련 자료들을 선별해 전시관을 새로 채웠다.
박 관장은 “전상진 문화그루 율 대표를 통해 한성준 선생의 역사를 처음 알게 됐다”며 “선생의 고향인 홍성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알릴 공간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고 개관 계기를 밝혔다.
전시품으로는 한성준 선생의 △삶과 연보 관련 사진 △미디어 자료 △서적 자료 △LP·CD·테이프·SP 등 음반 컬렉션 △영인본 교지(9품)·호적 등 풍부한 자료가 배치돼 있다. 특히 1930년대 미국 빅터레코드사와 한성준 선생이 함께 제작한 SP 음반 ‘춘향전 완질본 19장 세트’는 보기 드문 귀중한 자료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또한 △중고제 음반·서적 △최선달 기념전시 △전통 악기 30여 종 △제자 한영숙·이애주 관련 기록 등도 전시돼 전통가무악 전체의 흐름을 함께 조명한다. 이밖에도 결성농요와 장사익 소리꾼의 음반과 자료, 박 관장이 직접 제작한 서각·전통공예 작품 등도 전시돼 있다.
박상용 관장은 “100년 전 우리 공연예술이 남긴 육성과 호흡을 오늘날 그대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사진, 영상, 음반, 악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성준 선생의 예술세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준 선생 전시관은 홍성이 지닌 전통예술의 뿌리를 재조명하고 한국춤의 핵심 계보를 지역에서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새로운 문화 거점의 탄생을 의미한다. 홍성 출신이자 전통춤의 기둥인 한성준 선생을 ‘홍성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박 관장은 “말로만 ‘한성준 선생이 최고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와서 배우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전시관에서 다양한 전통예술을 함께 펼쳐갈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전했다.
전시관은 평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요일엔 오후 1시 30분부터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며, 관람은 무료로 진행된다. 관람이나 단체 방문에 대한 문의는 010-3880-1196으로 연락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