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춤 성지화에 기대감 상승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한국 근대무용의 선구자이자 명고명무(名鼓名舞)로 불린 한성준 선생(1874~1941)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이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임진택)은 지난 9월 홍성군에 기념관 건립 계획안을 제출하고,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박지훈 한성준 춤·소리연구소장은 “홍성의 역사인물 6인 중 한 분이신 한성준 선생만 유일하게 홍성에 묘소가 있음에도, 정작 선생을 찾아뵐 공간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며 “기념관 건립은 이애주문화재단의 오랜 과제였다”고 밝혔다.
기념관 건립 논의는 사실상 故이애주 선생 시절부터 이어진 20여 년의 숙원 사업이다. 1999년 이애주 선생은 스승 한성준의 묘소가 무연고처럼 방치된 모습을 보고, 현 위치로 묘를 이전했다. 이후 2009년, 기념관 건립에 관한 설계도와 조감도까지 나온 상태였으나, 예산과 행정 여건 등의 한계로 추진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이애주 춤 전수관’이 홍성에 개소하면서, 다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홍성군이 지난달 22일 한성준 선생 묘소 입구에 안내 입간판을 설치하면서 첫 물리적 정비가 이뤄졌다. 기념관 추진의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박지훈 소장은 “2년여 동안 군과 논의를 이어오다 비로소 입간판이 세워졌다”며 “지난해에는 묘소로 올라가는 길도 새로 냈다”고 말했다.
기념관은 크게 전시관·체험장·공연장·주차 공간 등으로 구성해 묘소 참배까지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애주문화재단은 한성준 선생 묘소(홍성군 갈산면 상촌리 산23-1) 인근 2만 평 규모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해당 부지를 군에 기부채납하고, 군이 운영하는 공공기념관 형태로 완공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기념관 예정지는 김좌진 장군 생가지를 마주하고 있으며, 마치 학이 날개를 편 형상으로 한성준 선생의 묘소는 학의 심장에 위치해 있어 상징성 또한 높다.
이애주문화재단은 군이 행정 시스템에 맞춰 예산 신청과 용역 추진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주길 기대하며, 그 과정에 함께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박 소장은 “이애주 선생님은 생전에 홍성을 세계적인 전통춤의 명소로 만들고 싶어 하셨다”며 “이제 그 뜻을 기념관 설립으로 실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립 후 운영 활성화를 위해선 장기적으로 기념관을 일궈갈 주체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애주한국전통춤회는 다음달 10일 홍성문화원에서 공연 ‘춤의 맥’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진행 중인 ‘한성준 춤학교 예비교실’의 학생 13명이 1부에서 발표회를 열고, 2부에서는 승무·살풀이·태평무 등 전통춤 무대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 역시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지는 춤의 계보를 지역에서 계승하고자 하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자세한 사항은 한성준 춤·소리연구소(041-631-5385)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