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떠도는 아이들…끊기 힘든 가출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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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떠도는 아이들…끊기 힘든 가출의 악순환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5.17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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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이유로 부모와의 갈등, 학업에 대한 압박 꼽아


고교생 이상의 가출이 주를 이뤘던 청소년들의 가출은 모든 연령대에서 동시에 확대되는 추세이다. 또한 청소년 가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한 번 집을 나갔던 가출 청소년이 또 다시 가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여성가족부의 ‘연도별 가출 청소년 쉼터 이용현황’에 따르면 쉼터 이용자 수는 2008년 1만5133명에서 △2009년 1만6519명 △2010년 1만6687명 △2011년 2만3427명으로 3년간 약 54.8% 증가했다.
또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가출청소년 가정 복귀 지원을 위한 심층조사 및 정책과제 발굴’ 자료에서도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가출을 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가출원인 중 가족요인으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부모와의 의견차이로 인한 갈등’이 꼽혔다. 이어 △부모의 지나친 간섭 △부모님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 △부모의 폭행 △집안의 경제적 문제 △부모의 무관심 △부모의 알코올 중독 등의 순이었다.
또한 학교요인으로는 가장 많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가 없어서 가출을 한다고 답했고 이어 △성적 및 학업의 부담감 △교사의 체벌 △학교에서의 따돌림 △학교에서의 징계가 뒤를 이었다.

더 큰 문제는 한 번 가출을 한 학생이 다시 한 번 가출을 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가출 횟수를 살펴본 결과 응답자 전체의 31.9%가 10회 이상의 가출반복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4~9번인 경우도 전체의 27.3%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출횟수가 한 번이라고 말한 청소년은 전체의 16.9%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의 연령이 점차 저 연령화 돼 가고 있어 예방적 차원으로 가출 예방 프로그램이 학교에서 실시 돼야 한다”며 “학교에서 실시할 수 있는 가출 예방교육, 가출 예방 소집단 상담, 가출예방 캠페인 등을 실시해 청소년 가출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충남지역의 경우 신고 된 가출 건수가 822명에 이르며, 신고 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출 청소년의 대부분이 학업을 중도하차한 경우인데, 장시간 가출을 할 경우 학업에 다시 복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지역주민과 관계기관 관심 모아져야
한편 PC방이나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대부분의 가출청소년들은 쉼터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가출청소년들을 위한 쉼터는 전국에 83곳에 이르지만 일시 보호쉼터는 10곳, 3개월 내외의 단기 쉼터는 48곳, 2년 내외 중장기 쉼터 25곳으로 이것도 점점 늘어만 가는 가출청소년들의 수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홍성군의 경우 쉼터는 단 1곳에 불과하다. 이철이 회장이 대표로 있는 청로 쉼터는 홍성군내에서 유일하게 가출청소년이나 가정불화 등의 이유로 집에 돌아가기를 꺼리는 청소년들의 휴식처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지만 가출 청소년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출을 해결하는 대안은 먼저 보호관찰 청소년과 학교 부적응 학생, 중도 탈락 학생들을 위한 개별 상담, 집단 프로그램 등 예방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하며, 가출 청소년의 학업 복귀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치료 프로그램으로 가출 전문인력을 구성하여 상담, 진로지도, 가족상담, 직업재활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와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로회 이철이 회장은 “혈기 왕성한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표출 할 기회와 공간이 없다보니 잘못된 방향으로 자신들의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며 “기성세대가 가지지 못한 열정과 패기를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들만의 문화를 가지고 고유한 색깔을 내며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만의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출도 심각한 사회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가출한 아이들에 대해 본인은 물론 사회 전체가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이제 이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은 사회가 져야 한다. 턱없이 부족한 가출 청소년 보호시설을 더 늘리고 예방 프로그램 개발과 청소년들의 욕구와 판단이 반영된 청소년만의 문화공간 마련으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방치된 채 범죄의 길로 내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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