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29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6> 수연이 아직 그렇게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을 때였다.문득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려왔다.수연은 그럼 그렇지, 지네들이 찾아와야지, 하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얼굴을 쳐들었다.얼핏 나무 사이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수연은 보자야, 하고 부르려다 또 단념했다. 그녀가 갑자기 당황하기 시작한 것은 그 직후였다. 어떻게 된 일인가. 세 사람은 맞는데 보자의 모습이 거기에 없었다.모든 게 분명해진 것은 다시 잠깐 뒤였다. 거기에 나타난 것은 얼굴도 모르는 미지의 세 명 사내들이다. 나이는 고등학생 정도였는데 불량하고 거칠어 보여 등골 오싹해지는 사내들이었다.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순간처럼 보자가 필요할 때도 없었다. 그녀가 있었을 경우 벌써 앞을 가로막으며 위대하게 교육 | 한지윤 | 2016-01-14 16:48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5> 길 양쪽에 나무가 우거져서 주위가 잘 보이지 않았다. 허지만 경사가 완만해서 편했기 때문에 훨씬 빨리 전진할수 있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가 무척 부담스러웠다. 수영선수가 알몸으로 수영하면 훨씬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수영대회가 개인별 비공개로 개최된다면 발가벗을 남녀선수들이 속출할 것이다. 얼마나 그렇게 올라갔을까.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왔으면 이미 정상에 도착해야 되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끝없이 굽이치는 길이 보일 뿐이다. 수연은 갑자기 긴장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려 살폈다. 순간 다시 놀랐다. 지금껏 그녀는 산이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분명히 훨씬 아래로 내려온 것 같은 기분이 들자 덜컥 겁이 났다. "이걸 어쩌지?" 수연은 신경질적으로 투덜대며 교육 | 한지윤 | 2016-01-05 20:32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4> "잘해 봐."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도중에 누구한테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신중이가 정말 두 손으로 수연이의 탱탱한 엉덩이를 떡주무르 듯 하면서 업고 뛰게 될지, 호동이 보자의 함지박만한 엉덩이때문에 업고 뛰다 기절할지 아무도 몰랐다. 왠지 신바람이 나있는 신중은 50미터 쯤 내려왔을 때 넌지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만 내려가자, 호동아." "그건 비겁한 짓야." "쟤들이 어떻게 알겠니?" "절대 안돼." "졌다아. 그래, 네 똥 굵다." 드디어 백 미터 호동에 멈춘 두 녀석과 백 미터 전방의 두로(앞에서 녀석이라고 했으니 마땅이 년이라고 해야 되지만 상스럽고 저속해서 생략하는 고충을 이해해 주기 바람)의 경주가 시작되었다. 뜻밖에도 보자는 썩 잘 뛰었다. 어느 정 교육 | 한지윤 | 2015-12-18 09:56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3> 이색지대의 르뽀, 밤의 환락가 그 현장에서의 르뽀, 요즘 청소년들의 무절제한 성적욕구 발산의 현장이니 등등 현장감이 물씬 풍기는 방영시간에 시청률이 높아지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그게 뭔데?"보자가 먼저 관심깊게 물었다. 신중과 수연은 그들과 달리 얌전히 있을 뿐이다."우리가 오늘처럼 대자연 속에 들어 오기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신중은 짜식 거창하게 논설까지 있네, 하는 눈빛으로 정색한 호동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래서?""이 기회에 신선한 공기 속을 힘껏 달려보는 거야.""달리기를 하자는 거야?""응."가만히 듣고 있던 수연이 재빨리 끼어들었다."말 같지 않는 소리 하지도 마. 학교에서 운동장 뛰는 것만도 지겨운데 여기까지 와서 무슨 어이없는 소리야, 그게?" 교육 | 한지윤 | 2015-12-11 14:22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2> 어느 틈에 수연이도 그럴 듯한 비유를 들었다. 그런 투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보자의 영향을 톡톡히 받은 게 분명했다. 또한 그녀의 기분이 완전히 평소의 상태로 돌아왔음을 알게 해 주는 말이기도 했다."그런소리 마, 너.""뭐라고?""난 아직 라벨도 떼지 않고 탱탱한 신제품야.""그건 맞아.""그런데 어떻게 중고품처럼 고물상에다 내놓겠니.""여자가 앨 낳은 다음에는 중고품이 되니? 허긴 네 말이 옳아. 우리야 아직 쫀쫀한 신품들이지. 라벨붙인 풀이 아직 마르지도 않고 거기 끈적하게 남아 있으니깐."거기까지 말하던 보자는 불현 듯이 생각난 표정이 되면서 성급하게 물었다."듣고 보니 이상하다, 얘. 그 애들은 벌써 고물이 됐다는 거 아니겠니, 네 말대로라면?""어머나!"수연 교육 | 한지윤 | 2015-12-10 14:07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1> "먹었어?" "쫄면 곱배기에 고기만두 세 접시를 먹고 난 다음 디저트로 팥빙수 두 그릇 먹어 줬지." 수연은 어이가 없었다. 그거야 자신의 기본실력이 아니겠냐는 말에는 아연할 뿐 어떻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부부싸움이 칼로 물베기라고나 할까, 그런 기분이었다. "그건 그렇고." 잠시 생각해 보던 수연이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보자는 얘가 왜 또 이러지 싶은 눈으로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너 솔직이 대답해. 그애 어떻게 생각하니?" "뭘?" "혹시 진짜로 좋아하는 건 아닐 테지?" "호동이 말야?" "그래." "으응, 그건 글쎄……" "사실대로 자백해." 보자는 이 기회에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밝혀두는 게 아무래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좋아. 너 질투하지 마?" "뭐라고?" "솔직이 그 애가 좋아. 교육 | 한지윤 | 2015-11-27 16:27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0> "여잔 약하거든." "뭐라고?" "아무리 내가 무거워도 역시 여자잖니." "이미 그렇게 잡혔어?" "잡혀?" "그럼 아냐?" "그런소리 마. 난 아무한테도 잡히지 않았어." 수연이의 기분은 훨씬 진정되어 있었다. 주인에게 떡볶이와 등등의 음식을 푸짐하게 시켜놓고 먹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자야." "응?" "니네들 단둘이 만나 어디가서 뭘 했니?" "뭘 해?" "그래." "음탕한 얘기 아냐, 그거?" "놀고 있네." "바로 그거야. 놀았어, 어제 걔랑 둘이." "아무래도 수상해. 냄새가 풍겨." 무슨 냄새? "좋아. 보자 너 지금부터 자초지종을 이실직고 해. 안그러면 나 정말 용서할 수 없어. 어때, 할 수 있지?" "그건 어렵지 않아." "그럼 어서 시작해." "좋아." 보자는 입에 있던 음식을 씹어 교육 | 한지윤 | 2015-11-27 16:25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9> "듣고 보니 이상하다, 얘. 그 애들은 벌써 고물이 됐다는 거 아니겠니, 네 말대로라면?" "어머나!" 수연이도 거기까지 보자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탱탱한 신제품임을 강조하다 보니 신중이와 호동이를 고물로 몰아 붙였던 것이다. 화창한 일요일. 어느덧 늦은 가을이다. 약간은 을씨년스럽고 스산한 바람이 나무잎을 흔들고 지나가며 바시락 소리를 냈다. 농자천하지대본인 들판의 곡식을 익히기 위한 따가운 햇볕이 한여름 보다 낮이면 더 따끈따끈 했다. 밀림과 시멘트 뿐인 도시에서는 모든 일인 늦가을의 정취가 거기에 있다. 쌀나무밖에 모르는 도시 사람들은 밤낮 없이 한 탕 염두에 두고 눈에 핏발을 세웠고, 어느날 갑자기 땅 값 올라 돈방석에 앉은 놀부들은 그 돈 쓰기에 혈안이 된 세상이다. 국가의 경제권을 쥐 교육 | 한지윤 | 2015-11-27 16:23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8> "으응, 그건 글쎄……" "사실대로 자백해." 보자는 이 기회에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밝혀두는 게 아무래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좋아. 너 질투하지 마?" "뭐라고?" "솔직히 그 애가 좋아." "정말?" "대뜸 넌 내꺼야, 하면서 덤벼드는 동물성에 비하면 그 애는 말할 수 없이 준수해." "폭 빠졌구나." "폭이 아니고 푹이야. 솔직히 난 푹 빠졌어." "언제까지 사귈래?" "이 세상 끝날 때까지." "뭐라고?" 깜짝 놀란 수연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보자는 어느 때 보다도 진지한 표정이었다. "정말야. 그런데 참, 넌 어떠니?" 보자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려놓았다. "나아?" "그래. 그 멘스 중인지, 아니 실례. 그 임신중이라는 애 말야. 내가 보기엔 너하고 딱 어울리더라." "치!" "왜? 교육 | 한지윤 | 2015-11-27 16:21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7> "음탕한 얘기 아냐, 그거?" "놀고 있네." "바로 그거야. 놀았어, 어제 걔랑 둘이." "아무래도 수상해. 냄새가 풍겨." 무슨 냄새? "좋아. 보자 너 지금부터 자초지종을 이실직고 해. 안그러면 나 정말 용서할 수 없어. 어때, 할 수 있지?" "그건 어렵지 않아." "그럼 어서 시작해." "좋아." 보자는 입에 있던 음식을 씹어 삼킨 다음 보리차를 들이켰다. 허지만 앞에 있는 음식을 그냥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먹으면서 얘기해도 되지?" "그건 승낙해 주겠어." "고맙다. 넌 역시 둘도 없는 내 친구야." 보자는 다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말할께." "프롤로그는 필요없어." "알았어. 얜 무슨 말을 못하게 야단야!" 보자는 전유성처럼 얼굴은 찡그린 다음 말했 교육 | 한지윤 | 2015-11-27 16:19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6> “아니란 말야?”“넌 어째서, 고추달고 있으면 어디 꺼내놔 봐. 조개끼리 다퉈 봐야 뭘 하겠니?” “어머어머 이젠!……” 그 때까지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만 풀어라. 그 입담." 수연이 쪽에서 항복하는 백기를 들고 말았다. 보자의 그같은 입심 앞에서 더이상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이 땅에 없을 것이다. "진작 그러실 일이지." "그건 그렇고, 너 나하고 그럴 수 있니?" "무슨……." "앙큼떨지 마." "이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무슨 앙큼이니. 내가." "너 왜 약속 깼지?" "호도알이니, 깨게? 허긴 사내들 어디엔 호도알과 똑같은 게 두 개 있다고 하더라." "말머리 돌리지 마. 자꾸 그러면 정말 화낼 테야!" 그게 단순한 위협이 아님을 보자는 금방 알아차렸다. 농담은 그만하는 교육 | 한지윤 | 2015-11-27 16:15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3> 달력을 보니 어김없이 그날이었는데 평소 같으면 외출 정도는 할 수 있었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유난히 양이 많았기 때문에 찝찝해서 도저히 외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신중과의 약속을 전화로 취소했고 보자에게 전화걸어, “그렇고 그러니까 이번 일요일은 집에서 각자 푹 쉬자. 너도 꼼짝말고 집에 있어야 돼 알았지?”하고 생떼쓰듯 강요했다.의외로 보자는 선뜻 승낙했다. 친구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도 푹 쉬며 책이나 보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약속을 보자 편에서 깔아뭉개듯 깨버린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수연의 자존심으로는 보자의 심한 배신으로 느껴졌다. 제까짓 계집애 내가 뭐 아쉬워서 데리고 다니는 줄 아는 모양이지, 하며 진짜로 화를 내고 있는 수연이었다. 수연이 보자를 가장 친한 친구로 사귀어 교육 | 한지윤 | 2015-10-22 14:28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2> 눈 앞에 불쑥 나타난 벌거벗은 사내의 정면에 하마터면 기절할 뻔 했던 그녀였다. 앗차, 이야기가 잘 나갔는데 그만 삼천포로 빠졌다. 어쨌든 수연이는 보자의 절제없는 개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슨 계집애가 그렇게 헤프지 싶어 괘씸도 했다. 보자에 대해 다른 문제에서든 전혀 불만이 없는 수연이다. 요즘들어 호동이와 어울리는 보자의 적극적인 태도가 다만 비위를 건드리는 것이다. 거기에 비해 수연에 대한 신중의 태도는 전혀 달랐다. 언제나 약속된 듯이 신중 편에서 수연에게 비위를 맞추는 아부 형식의 미팅이라고나 할까, 그런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신중이는 수연이를 절대적인 존재로 인식했다. 앞으로 백년동안을 산다고 해도 그녀 같은 미인을 사귈 수 없다고 철썩 같이 믿었다. 가끔씩 문득 수연과 아 교육 | 한지윤 | 2015-10-20 11:00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1> 괜스레 신경이 쓰였다. 남은 변사또가 수청들라는 위협 때문에 골치머리를 앓고 있는 판국에 보자만 방자하고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우정어린 위기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대로 계속되다간 정말 보자가 호동이와 화끈한 장면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다. 걔 그러다 정신 없어져 호동이한테 치마 벗어주는 거 아냐, 하는 방정맞고 음탕한 예측까지 할 정도였다. 구체적으로 그 화끈한 일이, 즉 치마를 벗어 주는 일이 어떤 모양새인가는 아직 아니다. 그냥 그들이 계속 가깝게 어울리다 보면 한 덩어리가 되어 버릴 것 같았던 것이다. 본드처럼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서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고등학교 1학년 때에 그 화끈한 경험을 가진 애들이 상당수나 된다고 했다.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순결도 교육 | 한지윤 | 2015-10-12 14:49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0> 좀 특이한 것은 성도착증 환자가 사내일 경우 여자의 팬티나 브래지어 같은 물건을 주로 훔치는데 같은 여자이면서 다른 여자의 속옷을 주로 훔쳐다 쌓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어쨌든.이날 체육시간에 맞추어 수연은 진짜로 생리가 시작되었다. 대개의 여학생들처럼 수연이 역시 생리 시작 하루 전 쯤부터 끝난 하루 후 쯤까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공연히 우울하여 신경이 곤두섰다. 누군가 곁에 와서 냄새를 맡아보려는 것 같았고, 자신이 생리대차고 있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을 것 같아 자존심 상하고 기분까지 나빠지는 것이다.초기에는 불결하다는 생각으로 가득찼었다. 자신이 완전한 여성이 되었다는 흐뭇함이나 어떤 만족보다는 불결하게만 느껴졌다. 아기가 기저귀차듯 거기다 뭘 붙이고 있어야 한다는 게 몹시 싫었다. 특히 화장실 돌입 교육 | 한지윤 | 2015-10-06 16:11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59> 자존심 밥말아먹은 듯이 마음까지 주는 듯한 보자의 태도에 일종의 비굴함 같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어쩐지 존심상했다. 자신은 신중에 대해 친한 건 사실이어도 빌붙듯이 마음까지 빼앗겼다고는 생각지 않는 수연이다. 그냥 다정한 친구로 대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호동을 대하는 보자의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호동이 그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눈치였지만, 그보다 그녀 편에서 아예 구걸하듯 호동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 듯 해서 비위에 거슬리는 수연이다. 보자와 둘도 없는 친구인 수연이다. 그런 보자가 호동이한테 자존심까지 말아두고 대하는 자체가 친구인 자신에게도 불과할 수 없다는 수연이었던 것이다. 목요일. 이날 수업에는 학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체육 시간이 들어있었다. (모든 교육 | 한지윤 | 2015-08-28 09:39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58>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는 아니라 해도, 뚱뚱해도 다리가 날씬해서 짧은 스커트가 어울리는 여자였다. 껌을 씹을 때 소리 안내고 김치찌개 맛있게 끓이며, 호동을 만난 후 한 번도 다른 남자와 미팅을 하지 않은 여자인 것이다. 자격조건을 쌍방이 그렇게 갖추었기 때문이리라. 즉 호동과 보자의 사이는 신중과 수연의 사이보다 더욱 찰떡 같은 것이었다. “보자야, 우린 정말 어울리는 한 쌍야.” “나도 그 생각 했어.” “정말?” “너 처럼 날 곱게 봐주다니 믿어지지 않아.” “됐다!” “뭐가?” “너하고 나?” “되다니? 신랑 각시라도 됐다는 뜻 같구나?” “아무렴 어때. 왜, 넌 그렇게 되는게 싫니?”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 뽀뽀할래?” “망측하게, 누가 보면……” “보라지 뭐.” “안돼, 아직 교육 | 한지윤 | 2015-08-20 14:43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57> 그런데도 남자친구가 아직 없다. 그 동안 러브레터라는 미명의 편지나 쪽지를 받은 것은 엄청났다. 옛날의 바퀴 셋달린 용달차로 가득 한 차나 될 정도다. 요즘도 그녀의 어머니가 받아서 휴지통에 쑤셔박는 게 하루에 열통은 될 정도다. 가시돋힌 장미를 향해 목숨걸고 태클할 용감한 녀석들이 세상에 하나도 없기 때문일까? 하여간 수연을 척 보면 와아! 하고 경탄하며 접근을 시도하지만 이내 그 차가움에 이힉! 하고 놀라 줄행랑을 놓곤 하는 실정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꽃은 꽃이어서 나비가 그리울 때가 있는 법. 자꾸 날아들 때는 귀찮고 짜증스럽다가도 막상 한 마리도 날아와 주지 않으면 고독해 지는 것이 꽃의 사랑이다. 사춘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든 세대의 수연은 그래서 가끔씩 고독을 씹을 때가 있었다. 헛된 교육 | 한지윤 | 2015-08-14 10:21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56> 그의 생각에는 옥황, 용왕, 염라 등 3제황의 이날 선언에 입각해서 야당세력은 물론 운동권을 포함한 재야, 필요한 모든 세력을 규합해서라도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옥황상제가 재채기만 해도 용왕 및 염라대왕이 초긴장 하던 것에 비하면 얼마나 고무적이고 진보적인 민주화, 자율화 추세인지 모를 일이다. 호동과 보자는 이미 그러한 안건을 긴급동의로 채택, 원만한 타결을 본 것이 분명했다. 길가의 얕으막한 블록담 위에 거대한 엉덩이를 나란히 붙인 채 앉아 있는 모습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피서지에서 생긴 일(미국영화)에서 그랬다. 트로히 도나휴인가 도너츠인가와 산드라 디인가 뭔가 하는 이름의 애리애리한 아가씨 배우가 던진 말이 있는데. 아무리 애리애리한 금세기의 미인이라해도 그렇 교육 | 한지윤 | 2015-08-10 10:26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55> “솔직히 고백할 게 있어.” “뭔데?” “넌 정말이지 선녀 같애.” “서언녀?” 살짝 웃는 수연의 눈매와 입술에 신중은 오줌을 쌀 정도였다. “그래. 정말야. 진심이라구.” “종이비행기 아냐?” “천만에. 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날벼락을 맞을 거야. 분명히!” “기분은 나쁘지 않네.” “정말이지 너 같은 여자앨 내가 이렇게 사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 “정말?” 신중은 힘있게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그때 수연이 넌지시 신중을 바라보며 은근슬쩍 말했다. “황송한 줄 알아야 해, 넌.” “!……” “앞으로 나한테 조금이라도 잘못 보이면 국물도 없어.” “너한테 국물이 있니?” “바보 같으니. 사람한테 국물이 어디 있니?” 이 순간 신중은 여자의 부위 가운데 타원형으로 약간 길고 주위에 털이 교육 | 한지윤 | 2015-08-07 13:21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11121314151617다음다음끝끝